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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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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라는 궁극의 다리
2012년 01월 17일 19시 55분  조회:4415  추천:25  작성자: 김혁


수상소감
 
문학이라는 궁극의 다리

 
김 혁

 


지난 겨울, 사무실 베란다에서 끊어진 연길교를 내려다 보다 문뜩 강한 언질을 받았습니다. 끊겨진 다리를 지켜보면서 그 다리를 건너야할 사람들에 대한 소설을 만들 령감의 빛을 받았습니다.
 
몇해전부터 저는 “중국조선족문제테마소설”이라는 부제를 달고 중국조선족 공동체의 아픔과 그 피안을 더듬어 보고저하는 계렬소설들을 장편을 비롯하여 수십편을 창작, 발표하고 있습니다. 금번의 수상소설 “피안교”  역시 나의 그러한 사고와 창작 성향을 보여주는 계렬소설중의 한편이라 할수 있겠지요.
 
어쩌면 내 문학인생에서 처음이라는 낱말은 바로 “연변일보”와의 인연으로부터 시작되였습니다. 1993년 짧은 수필 한편으로 연변일보 “해란강”문학상을 수상했고 그것이 내 인생의 첫 문학상이였습니다. 그날도 오늘처럼 추운 겨울이였군요. 그로부터 근20년이 흐른 오늘에 다시 어제날8년여 근무했던 “연변일보”로부터 받아안게 된 상, 문학에 대한 나름의 책무와 인과의 끈이 있었나 봅니다.
 
살면서 우리는 무양히 뻗어있던 다리우에 뚫려진 삶의 어이없는 허방을 발견할때가 있지요. 운명의 줄칼질에 제 앞에 놓인 다리도 문뜩 끊겨져 있습니다. 한두번도 아닌 잔인한 단절들이 너무나 동시다발적으로 밀려 들어왔습니다. 멀미나게 흔들리는 공중다리를 지나는 느낌, 그러나 그 흔들림이야말로 그간의 내 문학적 소신을 지탱하게 해온 힘이였다는 사실을 나는 뒤늦게 알고있습니다. 생경한 고통들은 끊임없이 나를 흔들고 괴롭혔지만 그 멀미나는 경험때문에, 나는 외려 문학이란 이 동아줄을 놓치지 않고 부드부득 잡아쥐였던것 같습니다. 글을 쓴다는것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허기진 짐승처럼 문학을 삼키며 힘을 얻고 삶을 지탱해 왔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도무지 삶의 방편이 되여주지 않는 문학의 길, 하지만 어떻게 이 작심의 질주를 멈출수가 있을가요! 문학이란 삶이 지나는 끝이 보이지않는 다리이자, 그 와중에 자기안에 침전된 주체할수 없는 욕망과 오류를 추슬리는 행보이자, 그러다 나중엔 그 모든걸 뛰여넘는 도저한 깨달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깨달음의 대안에로 이르는 길에 어차피 기나긴 다리, 위험한 다리, 끊어진 다리를 지나야하는건 문학인으로서는 의례 통과해야할 숙명의 과업같은것이 아닐가요!
 
그렇게 끊어진 다리를 수건하며 또 새로운 다리를 놓으며 문학이라는 궁극의 다리를 건너는 나의 “오체투지(五体投地)”의 행보는 계속 될것입니다. 젊음과 어제를 팔아 걸어 온 이 길을 진통속에서 마저 걸어갈것입니다. 멈추지 않을것이며 에돌아가지 않을것이며 더욱이 샛길로 빠지지 않을것입니다.
 
극히 짧은 편폭을 요구하는 신문소설의 특성상, 짧은 분량에 많은 말을 담으려 욕심을 보인 작품이지만 가려 뽑아준 평심위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떠벌이지 않고 조용히 작품을 써 온것에 대한 인정이라 생각해두니 고마움이 크네요.
 
겨울, 더 깊어지고 더 낮아지는 계절입니다. 오늘 저녁엔 조금 춥더라도 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여준 연길대교를 한번 노량으로 건너볼 생각입니다. 일심의 등롱 하나 켜들고 “피안교”를 건너는 문학신도의 심정으로…
 
감사합니다. 


 

김혁 문학블로그: http://blog.naver.com/khk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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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5 ]

5   작성자 : 문인존중180
날자:2012-01-22 14:00:06
솔직히 김혁작간짐만큼 불행하고 덧없는 인생 사는 작가 없다고생각합니다.
그렇게 많은 작품'쓰고 그렇게 많은 수상하면서도 문학에 까플치기하는애 관직만 바라는 애들이 살판치는 세상에 그냥 작은 신문에 근무하시면서도 번마다 조흔 작품만 내노읏는 작가님, 존중합니다. 실제 존중이 사라져버린 이 시대에 ...
4   작성자 : 화이불동
날자:2012-01-21 08:51:19
조선족 사회에서는 보기드문 천재적인 문학인 김혁선생님
그보다 더 존경스러운것은 자신이 밟고있는 땅의 맛과 근본을 언제나 잊지 않고 그 맥을 이어가고있는 조선민족의 참된 문학인
마디 마디의 소감에서 진실과 심오함이 넘치는 글들
너무 너무 축하합니다.
3   작성자 : 아바이
날자:2012-01-19 18:07:19
문학농사는 뚝힘과 땀으로 짓는게 아니오.천혜의 재능과 문학에 대한 굳건한 신념이 필수요.하기에 김혁씨는 풀도 자라기 저어하는 이 한심한 풍토에서도 알알이 염근 곡식을 수확할수 있는게 아니겠소.
수상을 축하드리며 아울러 미래의 대작을 기대하는바이요.
2   작성자 : 독자100
날자:2012-01-19 09:53:34
수상 축하드립니다.
1   작성자 : 金赫
날자:2012-01-18 17:28:37
수상 축하드립니다.
수상작품도 잘 읽었습니다.
Total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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