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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호랑이 호랑이 빨간 수수깡
2007년 06월 29일 05시 54분  조회:3640  추천:73  작성자: 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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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년 호랑이

임오년을 맞는 새해벽두에 들어 황금의 금삼각으로 세인의 주목을 끌던 변강도시 훈춘지역에 느닷없이 옛말 속에서나 감지해왔던 호랑이가 련속부절 나타나 톱뉴스를 만들고 또 그 호랑이가 밀렵군에 의해 생죽음을 당해 장안의 화제를 빚고있다.

뉴스 1: 1월 29일, 훈춘시 춘화진 관도구촌의 농민 곡쌍희는 본촌의 농민 윤씨와 함께 스키를 타고 외지로 일보러 갔었다. 오는 길에 곡쌍희가 문뜩 스키를 멈추었다. 눈깔린 길에서 이상한 발자국을 발견했던것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범의 발자국이였다. 이어 길녘의 초막부근에서 두사람은 금방 먹다만 말사슴고기도 발견했다. <<견물생심>>이라 둘은 범이 먹다남은 그 말사슴고기를 가지고 다시 길을 재촉했다.

관도촌부근의 한 산모퉁이에 다달았을 때 불현 듯 등뒤에서 찬바람이 일었고 이어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범의 울부짖음소리가 울렸다. 범이 쫓아왔음을 직감하고 둘은 불로 범을 쫓으려는 생각에 옷을 벗어 불을 달려 서둘렀으나 너무 긴장한 탓인지 불을 붙여내는 수가 없었다. 바로 이때 어디서 솟아났던지 범이 곡쌍희에게 와락 덮쳐들었다. 곡쌍희가 범에게 깔리자 윤씨가 덴겁히 스키판을 벗어 범을 후려쳤으나 범은 끔쩍도 않았다. 자기 힘으로는 어찌할 방도가 없음을 느낀 윤씨는 구원을 청하러 마을로 달려 내려갔다. 산에 묻혀 살면서 산짐승의 습성에 대해 알고있는 곡쌍희는 두 눈을 꼭 감고 숨을 딱 죽인 채 눈 우에 죽은 듯이 누워있었다. 범은 앞발로 곡쌍희를 툭툭 건드려 보며 반시간이나 주위를 빙빙 돌다가 상대가 죽은 줄로 알고 수림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훈춘림업국 삼도구림산작업소 종업원들의 도움으로 곡쌍희는 병원에 호송되였다. 곡쌍희는 오른팔이 골절되였고 온몸의 여러곳에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에 있다. <<범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산다>>는 옛 속담대로 곡씨는 인생에 두 번 없는 험난을 경험하고 기적적으로 범 아가리에서 살아났으나 범의 먹이를 탐낸 일시적인 욕심 때문에 커다란 봉변을 자초하게 된 것이였다.

뉴스 2: 2월 2일 훈춘시 자연보호구 서북구지역에서 녀 민공 하나가 호환(虎患)을 당했다. 양춘연이라 부르는 녀민공은 올해 27세, 삼도구림장의 종업원이였다. 사건이 발생한 그날, 양씨는 3명의 종업원들과 함께 퇴근길에 올랐다가 호랑이와 조우, 모두가 아우성치며 도망쳤으나 제일 늦게 뛰였기에 불행하게 범에게 먹힌 것 이였다. 양씨를 습격한 그 호랑이는 인차 사건 발생현장에서 발견, 어느 불법분자의 덫에 치이여 쓰러져있었다. 야생동물들은 일반적인 경우에 주동적으로 사람을 건드리지 않는다. 범이 덫에 치인다음 사람들에 대한 보복심리가 생긴 후과라고 모두들은 분석하고 있다.

훈춘자연보호구 관리국에서는 사건제보를 받고 피해자가족을 찾아 위문하고 무휼금 10만원을 내주었다.

뉴스 3: 동북범이 사람을 습격한 사건을 처리하던 중 자연보호국의 관리인원들과 텔레비죤방송국의 촬영기자들은 상처를 입은 범 한 마리를 발견하였다. 범은 불법분자가 놓은 덫에 치이여 이미 야외생존능력을 잃고 있었다.

그들은 밤도와 범을 가둘 쇠초롱을 만들었고 불도젤을 삯 내여 눈을 치면서 산길을 내였다. 연길인민공원의 고급수의사의 협조하에 그들은 범을 마취시킨 후 수의소로 호송하였다. 훈춘시 병원과 강복중심, 수의소의 전문가들은 동북범구급소조를 뭇고 다투어 사경에 처한 범을 구급하였다. 범의 목 부근은 엄중하게 상처를 입어 피부가 찢겼고 기관과 식도가 파렬된 상태였다.

상처를 입은 동북범에 관한 소식은 전국의 동물애호가들을 놀래웠다. 국가림업국에서는 인차 북경 할빈 등지의 4명의 고양이과전문가들을 조직하여 훈춘에 가서 동북범을 구하는 행동에 참가하게 하였다. 대량의 인력과 물력을 동원하여 두 차례의 대형수술을 거쳤으나 상처가 엄중한데서 패혈증으로 설을 앞둔 2월 10일, 동북범은 눈을 감고 말았다. 비록 아쉽게도 범을 살려내지 못했으나 이는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중상을 입은 동북범에 대한 대형의 구급행동이였다.

뉴스 4: 훈동북범의 애닯은 죽음을 두고 훈춘림업공안국에서는 동북호랑이를 비법밀렵한 사건을 사출해 냈다. 그 밀렵자들은 다름 아닌 1월 29일호랑이에게 당했던 곡쌍희와 윤씨였다. 둘은 춘화림산작업소의 리수구로부터 삼도구림산작업소의 대마구사이에 덫을 놓고 야생동물을 비법 적으로 사냥했던 것이다. 밀렵자들은 이미 공안기관에 나포되였다.


잡귀를 물리고 복을 부르는 령물



호랑이는 우리 민족에서 으뜸으로 돋보는 동물로서 우리와 남다른 정서적 인연을 갖고 있다. 중국에서 룡, 인도에서 코끼리, 애급에서 사자, 로마에서 승냥이를 숭배하듯이 우리도 호랑이를 서기롭고 신성한 령물로 보고 있다.

우리는 고대 예맥인의 후예, 그 예맥인들의 토템이 바로 다름 아닌 호랑이였다. <<삼국지위지동이전(三國志魏志東夷傳)에는 <<예는... 늘 시월에 하늘제사를 지내는데... 호랑이를 신으로 모시고 제사지냈다고 밝혀있다.>>

단군유사에서도 정착생활을 하는 곰토템족에 대응해 유목으로 이동생활하는 호랑이 토템족이 상징물로 나타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호랑이에 관한 설이 총 635회나 나오는데 우리민족은 <<호담국(虎談國이)>>라 불릴 만큼 호랑이를 좋아했다. 신라 지덕왕때 알천공이 호랑이를 잡았다는 기재가 있고 고려태조 왕건의 선조 호경은 일찍 사경세 처했을 때 산신인 호랑이 아씨로 부처 구출되여 그녀와 결혼하였다고 하며 백제의 견훤은 호랑이 젖을 먹고 자랐다고 하며 고려의 강감찬장군은 그의 어머니가 내가에 빨래하러 갔다가 호랑이 발자국을 밟은 후 잉태하여 그를 보았다고 한다.



우리민속에서 호랑이는 <<산군자(山君子)>>로 산신령으로 상징되고 잡귀를 물리치고 복을 부르는 령물로 간주되고 있다. 하여 세시(歲時)와 놀이에서 호랑이가 그 어느 동물보다 많이 등장한다. 길상 적 의미에서 소나무가 장수를, 까치가 기쁨을 상징한다면 호랑이는 보은(報恩)을 상징한다. 하여 매년 정월초 궁궐을 비롯하여 민가에서도 호랑이 그림을 대문에 내걸어 귀신의 침입을 막는다는 풍속이 있었다. 지어 욕창이 생기거나 부스럼에도 호랑이를 그린 종이를 약처럼 붙였고 전염병이 돌 때면 호랑이 발톱을 주머니에 넣어 아이들의 목에 걸어주곤 했다.

이렇게 문화에 도입된 호랑이 숭배는 많은 민간전설과 속담 성어를 낳고 있다. 너나가 잘알고 있는 <<장화홍련전>>에서 호랑이가 악독한 계모의 아들을 징벌하고 <<범의 꾸중>>에서는 인간들의 허위적인 작태를 호되게 꾸중한다. 많은 민담이나 전설고전작품들에서 호랑이는 권선징악의 대변인으로 도덕규범을 수호하는 위도사로 나타나고 있다. 속담, 성어에서도 유명한 <<호사류피 인사류명 (虎死留皮 人死留名>>외에도 <<호랑이 담배필적의 얘기>>, <<호미난방>>, <<호랑이 제소리하면 온다>>, <<범 가는데 바람 간다>>, <<범의 어금이>>, <<호랑이 새끼는 산에서 사람새끼는 글방에서>> 등등등으로 우리민족의 성심에 꼭 맞는 호랑이 관련속담들이 기수부지이다. 하여 18세기 조선의 실학자 연암 박지원은 저서에서 <<... 범이란 영특하고 문무가 겸전하고 자성이 있고 효성이 있으며 슬기롭고도 용맹이 놀랍고 장하여 천하에 적수가 없다. 세상의 큰 인물들은 범의 변화하는 재주를 본받고 제왕들은 범의 걸음걸이를 배우고 자식들은 범의 효성을 법도로 삼고 장수들은 범의 위엄을 취한다.>>고 호랑이에 대한 경외의 마음을 피력했던 것이다.

우리의 선조들이 호랑이를 토템신앙의 상대로 삼은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그들이 뿌리를 두고 있는 장백산맥으로부터 조선반도의 남단에까지 뻗은 험산준령에서 호랑이는 그네들과 함께 보금자리를 틀고 서식해 왔던 것이다. 조선의 흑우리 구석기시대 유적에서는 일찍 지금으로부터 60- 40만년전이전의 호랑이화석이 발견되였다.

호랑이를 비롯한 대형고양이과동물은 지질년대 상 3천만년전에 등장해 5백만년전에 분화되여 발달하였으며 아세아북부에서 발생해 남하하여 동남아. 서 아세아로 분포 확대되였다고 학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원명이 시베리아호랑이인 동북호랑이는 바이칼호에서 연해주 일대와 중국 동북부 그리고 조선과 한국에 분포되여 있는데 많아야 250마리, 그중 대부분은 로씨아의 생물보호권에 있고 중국에는 겨우 20마리에 못 미치게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 져있다.

동북호랑이는 우선 모든 호랑이 종족 중에서 몸집이 큰 특점을 지니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크게 보고된 것은 그 길이가 390센치이다. 수마트라 등지에 사는 남방계호랑이에 비해 털이 짙고 길다. 모든 호랑이 이마에는 왕 무늬가 있고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아래에 클 대(大)자 무늬가 있는 것을 가려볼수 있는데 이를 두고 백수의 왕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동북범은 원체 무늬가 더 뚜렷해 대왕무늬도 다른 범에 비해 더 선명히 볼수가 있다고 한다. 동북호랑이는 주로 길림성의 장백산구와 흑룡강성의 소흥안령일대에 분포되여있다. 1998년 중국 로씨아 미국 등지의 전문가들은 훈춘자연보호구에서의 고찰을 거쳐 이 보호구의 야생동북범의 수량은 3마리 내지 5마리 정도로 우리 나라에서 야생동북범의 밀도가 가장 밀집한 구역으로 인정하였다.




생령들의 합창



어릴 적 호랑이에 관한 옛말을 수없이 많이 들어왔고 <<무서운 얘기 해 줄가 호랑이 호랑이 빨간 수수깡>>이란 노래도 배워 목청 깨져라 불렀었다. 수수의 밑둥이 쪽이 붉은 기운을 머금은 것은 엉덩이가 박힌 호랑이의 피가 묻어 그렇게 된 것이 라는 옛말을 듣고 어느 한번 추수가 끝난 뒤의 밭머리를 지나다가 호랑이가 불쌍해!하고 채 익지 못한 동심의 참월한 감개에 빠진 적도 있었다.

일전 또 그한 감개가 다시 한번 나의 가슴을 헤집고 든 적 있다. 한쪽에서는 공포분자들이 뉴욕의 무역청사를 비행기로 들이박고 한쪽에서는 보복에 나서서 첨단무기로 아프가니스탄을 불바다로 만들고 셰계가 불안과 흔들림에 아수라장으로 변한 그 경악뒤에 나에게 또 한번 강렬한 시각적 충격을 준 것은 바로, 전쟁 때문에 돌볼수가 없어 굶어 죽어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동물원의 호랑이였다. 일개 백수지왕이 개 만큼하게 여위여 있었다. 피골이 상접한 두다리를 후들거리며 겨우 몸을 일으키는 호랑이의 철창 밖을 향한 그 무원조한 눈길을 뉴스프로로 접하고 나는 며칠을 내내 잊을 수 없었고 내내 마음이 개운치 못해 있었다. 그에 뒤따라 또 한번 접하게되는 우리 신변에서의 동북호랑이의 밀렵자에 의한 참혹한 죽음...

일찍 기원 2세기에 로마의 소피스트 아일리아노스는 그의 저서 <<그리스 기담집>>에서 <<언어와 리성을 가진 인간은 신을 경애하고 어버이를 존대하며 자식을 사랑하는 인륜을 알고 있으나 말이 없고 리성을 가지지 않은 동물에게도 천성의 미덕은 가추어야 한다.>>고 천명한바가 있다. 우리의 선조들은 일찍부터 신변의 생령들을 통하여 자연과 인생, 유한한 생명 중에서의 만물의 생기 및 우주의 영원을 감오하였다. 즉 자연의 모든 것 즉 나무, 돌, 짐승, 바람, 강물들이 주는 상호교환의 기호를 읽고 판독하는 것이 지혜이며 삶의 틀이였던 것이다. 동물이나 곤충은 단 풍요로운 저녁식탁우의 만찬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대자연의 음계와 자연의 위대함과의 화합으로 인류에게 무한한 정신적 계발을 주고 있다. 허나 물질적 풍요를 생명최대의 본질로 생각하게 된 이 사회는 불행하게도 인간의 기본적 생존마저도 위협하는 파괴적이고 소모적인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장자도 자신의 자연관을 천명하는 글에서 <<하늘의 법도를 어지럽히고 만물의 본성을 거역하면 현묘한 하늘의 조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짐승은 무리에서 떠나고 새들은 모두 밤에 울며 재앙은 풀과 나무에 미치고 화는 벌레에까지 미칠 것이다. >>고 말했다.

자연파괴현상이 극심화되는 오늘의 상황을 2천년전의 장자가 예언한 것처럼 들린다. 오늘날 인간우위, 인간중심에 의한 자아팽창은 탐욕, 리기, 권력의지 등등 반 자연적 자아의 팽창을 낳고 있으며 자연파괴, 자연자원의 독점과 수탈, 그로 인한 인권침해 등의 온갖 부조리를 자행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보면 장자의 자연관은 나름대로 현대적 의미와 련결되는 것이다. 너나가 알다싶이 인간은 생태계의 한 구성원으로 편입되여 있다. 인간은 생태계로부터 신세를 지지않으면 생존을 유지할수 없다. 따라서 오늘날 심각한 지구의 환경파괴와 인간생존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하여서는 인간은 자연의 평등 공생, 그리고 자연으로 열린 인간의 진정한 자유와 해방을 지향하는 생태주의적 자연관이 요청되는 것이다. 할진대 허황한 욕구와 인위적인 필요때문에 우리와 공생해야할 자연계의 생명권에 총부리를 서슴치않고 들이대는 무제한의 욕념의 한계를 깨닫고 멈추어야 할것이다.

거의 모든 사전류나 동물에 관한 소개책자들을 보면 꼭 동물의 작용에 대한 소개가 적혀있다. 그 일례로 서우(犀牛)하면 고기는 먹을수 있고 가죽은 피혁제품을 만들 수 있고 뿌리는 약으로 쓰며 심장을 돕고 열을 제하며 해독과 피를 멎게 하는 작용을 갖고 있다...운운... 범도 례외가 아니다. 모피는 장식용으로 쓰이고 살과 뼈는 약으로 쓰임... 외에 존귀하신 그 호변마저도 최고의 강장제로 과대되고 있으니 범의 경우는 더 처참하다 해야할 것이다. 인간은 이제 백수의 왕이 아닌 만물의 왕으로 군림한 것이다.

인간이 동물의 세계에 대한 습관과 심태는 모두 이렇게 나는 제왕이고 너는 노예다는 식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사유의 발상과 공업시대의 신속한 도래로부터 우리는 언젠가는 도타웠던 이웃같은 동물에 대해 날로 멀리해 오고 있고 나중에는 동물의 적으로 전락되기에 이르렀다. 우리가 만약 동물을 사람의 위치로 우리의 정신셰계에 받아들이면 그 의미는 전설이나 동화로 치부되며 혹여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의 사유로 바뀌고 만다. 허나 짐바부웨, 탄자니아와 같은 나라들에는 특수한 동물원이 있다고 한다. 모두다 동물구경을 하는 의미에서는 꼭 같지만 방법이 다른바 사람이 쇠초롱안에 들어가고 동물들이 밖에서 사람을 구경한다고 한다. 동물애호가들의 건의에 좇아 만들어진 특수동물원, 이제 우리모두 이처럼 주관과 객관의 위치변화, 흠상의 위치가 바뀐 역전심리뿐이 아닌 자괴와 우환과 련민에 배인 눈으로 동물들을 대하는 심성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가?

<<거꾸로 보기를 통해 신을 보면 나의 눈은 열리면서 너는 신이기를 그친다.>>고 했다. 이제 우리는 감성과 생명의 보살핌 자연이나 우주적 에너지와의 교감으로 지혜와 직관을 기르는 현대인의 눈을 가져보자. 그리고 기계의 소음이 파고드는 숲 속을 불안히 거니는 호랑이의 고독한 뒤 모습에서 당신이 무심코 밟아만든 발자국도 산등성이 맞 잡이로 힘겨이 타고 넘는 개미 한 마리의 부지런한 움직임에서 생명의 진수와 우리들의 자세를 다시 감수하고 잃어버린 리성과 박애를 되찾아 보자.

지구라는 땅 덩어리우에 총 8개의 아종이였던 호랑이는 이미 3개의 아종이 멸종되였다. 그중 발리호랑이는 40년대에 카스피호랑이는 70년대에 자바호랑이는 80년대에 멸종되였다. 건국초기에만도 200여마리나 되었던 동북범도 이제는 20마리도 남지 않고 말았다. 이는 중국의 국보로 불리는 참대 곰의 수량보다도 더 적은 수자라고 한다. 실로 놀랍고 가슴아픈 수자이다. 이제 우리의 정서를 담고 우리의 산맥을 넘나들며 호기와 현시의 울음을 우리의 가락처럼 울던 동북호랑이도 정녕 그 위용의 자취를 감추고 말것인가?

<<호랑이 호랑이 빨간 수수깡>> 어려서 장난기에 넘쳐 불렀던 노래가 오늘은 어쩐지 애수와 사색의 가락으로 변조되여 울려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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