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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단상(4) 훌리건과 붉은 악마
2007년 06월 29일 05시 54분  조회:2850  추천:73  작성자: 김혁


월드컵 단상 4
 


훌리건과 붉은 악마 



. 하나.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중에도 축구는 나온다.
그런데 << 멕베스>>, <<햄릿>>, <<오셀로>>와 함께  4대 비극이라 불리는, <<리어왕>>중에서 축구는 불미한 모습, 즉 상대를 욕하는 뜻으로 나온다.


중세기,  잉글랜드 축구는 매우 거칠고 격렬했다. 선수들끼리도 공을 쟁탈하기위해 격투를 서슴치 않았고 경기의 승패에 따라 팬들의 싸움이 이어져  경기장은 아수라장이 되곤했다. 그래서 당시 상대를 욕하는 거칠은 욕설로는 <<이 축구쟁이야!>>였다고 한다.
이에 에드워드 2세는 축구가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으로 1314년 축구를 금지하는 포고령을 내렸다. 당시 상황이 쉑스피어의 작품에 투영되였던것이다.
   
쉑스피어의 작품중의 야비한<<축구쟁이>>들을 오늘에도 찾아볼수 있다. 
바로 축구장 분위기를 수은주 아래로 내려가게 하는 훌리건들이다. 훌리건(Hooligan)이란, 19세기 말 영국 런던의 한 뮤직홀에서 난동을 일으킨 아일랜드 출신 불량배에서 유래한다. 근대에도 훌리건들의 난동은 류혈참사는 물론 전쟁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1964년 페루-아르헨티나의 리마경기 때 300여명 사망, 1969년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의 축구전쟁, 1985년 벨기에 브뤼셀 하이젤경기장에서 영국 훌리건 난동으로 스탠드가 붕괴되어 40여 명이 사상한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우려됐던 훌리건들의 난동이 끝내는 일고 말았다.
25일 새벽, 독일이 스웨덴과의 16강전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뒀을때 경기를 시청하던 독일인들이 환호하자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잉글랜드팬들이 플라스틱 의자와 병을 집어던지며 공격했다. 이에 독일팬들도 반격을 가했고 결국 상황은 대규모 패싸움으로 바뀌었다. 수천명이 가담한 이날 폭력사태는 결국 독일경찰들이 투입된 뒤에야 중단됐다.  경찰은 폭력에 가담한 200명 이상을 연행해 조사에 들어갔다. 전날에도 지나가는 행인에게 병과 유리 등을 던진 혐의로 잉글랜드인이 무려 122명이나 체포되는 등  훌리건들의 난동에 월드컵은 골치를 썩이고 있다.


. 둘 .


공무차로 서울에 갔다가 한국과 토고전이 펼쳐지기 전날 귀국했다. 귀국하면서 붉은 악마 셔츠 몇벌을 사가지고 돌아와 친지와 동료들에게 선물했다. 그만큼 그동안 한국에서 느낀 <<붉은 악마>>의 열기는 한 이국나그네를 감화시키기에 족했다.

2002년 한일 량국이 공동 개최한 제 24회 월드컵 대회때 한국의 응원단 소위 <<붉은 악마>>가 첫 모습을 보였다. 그때 전 세계에 붉은 악마의 모습과 함성을 깊이 각인시켰던 한국의 열정적인 응원문화가 이번 2006 독일월드컵에도 전 세계를 강타했다. 붉은 악마’가 주도한 응원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문화를 창안했다. <<붉은 악마>>들은 대규모 거리응원전과 차량경적 응원,태극기 퍼포먼스 등이 깊은 인상을 주었다.

비록한국팀이 24일G조 조별리그 스위스전에서 16강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한국인들의 열정적인 응원은 세계의 응원문화마저 바꿀 만큼 강한 충격파를 던졌다.



. 셋 .


역동과 꿈과 희망으로 빚어진 <<붉은 악마>>들, 그들은 경기장에서는 목청터져라 선수들을 응원하고 경기장 밖에서는 라이벌 응원단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화합의 장을 만들고, 길거리 응원 이후에는 쓰레기를 자발적으로 깨끗이 치우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그 자세를 통해세계에 자기민족의 자부심을 보였으며, 폭력과 난동 등 훌리건문화에 익숙한 유럽인들에게 한층 성숙된 <<붉은 악마>>의 모습을 알렸다.


웅숭깊은 모습으로 축구를 국가와 민족, 종교와 리념, 부국과 빈국, 인종과 인류를 넘어 세계인이 모두 함께 하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킨 그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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