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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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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단상(6) 잔치는 끝났다
2007년 06월 29일 05시 54분  조회:2960  추천:73  작성자: 김혁

월드컵단상 6

월드컵, 잔치는 끝났다



. 하나 .

신들린 한달간의 광환을 거쳐 드디여  온 누리에 멍석을 깔고 펼쳤던 2006 독일월드컵 잔치가 막을 내렸다.
이탈리아가 프랑스와의  막판승부, 1-1 무승부에 이은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 24년만의 월드컵 우승이라는 감격을 누리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애초에 많은 팬들은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가 월드컵을 포기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체코 미국 가나와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된 이탈리아가 16강 진출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이탈리아 국내 언론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프랑스와 막판승부에서도 프랑스가 이길것이라 주사위를 던지는 팬들이 많았다. 프랑스는 지난 1978년 이후 단 한번도 이탈리아에게 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결승전은 지네딘 지단, 릴리앙 튀랑, 클로드 마켈렐레를 포함, 그 밖에 몇몇 선수들에게도 고별 파티가 되기 때문에 프랑스의 패배란 생각할 수도 없다.

또 이탈리아팀에는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3전3패의 실축이 항상 망령처럼 따라붙고 있었다.


독일-아르헨티나 경기에 이어, 잉글랜드-포르투갈에 이어 이번에도 페널티킥에서 승부가 갈려야 하는 가슴떨리는 상황이 계속됐는데  마지막 경기도 연장 접전까지 가면서 페널티킥으로 또 운명이 갈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손에 땀을 쥐였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승부차기 악연을 끊고 악몽을 씻어낸 의미있는 승리를 거두었다.


시련이 오히려 이탈리아를 강하게 만들었고 이탈리아는 위기 속에서 똘똘 뭉쳐  결국 통산 네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이탈리아 선수들의 타고난 감각과  환상적이었던 슈팅, 패기와 끈기 모두가 아름답기만 했다.
대회 내내 가장 꾸준하고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 팀이었기에 우승 자격이 충분한 팀이었다.

. 둘 .


어느 팀이 결승에 진출하든 상관없이, 월드컵 결승전에서는 언제나 운명의 장난과도 같은 상황이 연출되곤 했다.



이번 월드컵의 가장 비극적인 인물은 프랑스 축구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지네딘 지단,


지단의 프랑스팀은 98년까지는 유럽내에서는 축구 강국이아니였다. 하지만 그팀을 이끌어 우승컵을 차지해 프랑스 축구를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고 유로2000의 우승, 그리고 유로2004에서도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멋진 기적을 이루어 놓은 지단이였다. 안정된 볼 키핑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스, 탁월한 꼴 결정력으로 경기 자체를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지단은 펠레, 마라도나, 베켄바워처럼 세계 축구역사에 길이 남을 영웅이 된 것이다.


이번 독일월드컵 처음에는 상태부진으로 <<늙은 호랑이>>라는 혹평의 손가락질을 받았는데 금방 달라졌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투혼 때문이었을까. 이날 지단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예전의 전성기로 돌아간 것처럼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련이은 에스빠냐, 브라질, 그리고 뽀르뚜갈 격파에, 이번 결승전에서 팬들은 지단이 펠레이후로 아무도 해내지 못한 신화를 창조하기를 바랬다. 2번의 월드컵 우승으로 지단이 은퇴경기에서  신화를 창조하기를 바랬다.


결승전에서 지단의 출발은 좋았다. 전반 7분에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선제꼴로 연결시켰다. 이로써 지단은 월드컵 결승전에서만 3골을 터트려 결승전 역대 최다골과 타이를 이뤄냇다. 지단은 98년 프랑스월드컵 결승전에서도 헤딩으로 2골을 뽑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것 같았던 지단의 은퇴 무대는 예기치못한 부분에서 비극으로 치달았다. 연장 후반 5분  마르코 마테라치의 <<찰거마리수비>> 에 짜증나 말다툼을 벌리다가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받아버리는 리해할 수 없는 반칙을 저지르고 말았다 주심은 지단에게 가차없이  레드 카드를 내밀었다.



지단의 강퇴는 졸지에 프랑스의 패배를 부채질하고 말고 우승컵을 안고 명예롭게 은퇴하겠다던 지단의 마지막 바람은 미완성으로 남게 됐다. <<한 물 갔다>>는 혹평과 프랑스의 탈락 위기를 극복하고 자국을 결승전까지 이끈 지단의 은퇴 무대는 꼴과 퇴장이라는 상반된 결과 속에 많은 이야기거리를 낳게 됐다.


이 34살의 로장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기술과 투혼 그리고 마지막 모습은 선수들에게 그리고 모든 팬들에게 인생의 한수를 가르쳐 주는상 싶었다.


 
. 셋 .
 


 지난 한 달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며 우리를 울고 울렸던 2006 독일 월드컵이 이렇게 끝났다. 경기가 과열되고, 승패의 희비가 엇갈릴 때마다 세계는 흔들렸다.이렇게 세계 수십억 인구가 둥근 공 하나에 열광을 하고, 하나로 모일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임에 분명하다.


둥근 공은 오늘날 경쟁으로 점철된 세계에서 일어나는 이변을 가장 함축성 있게 보여 주고있다. 그래서 축구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도 한다.



축구는 사람들이 가한 힘과 속도, 방향 등을 정직하게 전달하면서도 예측불허의 결과를 선사하며 축구에 열광하는 인간들의 마음이 얼마나 다양한 만화경을 만드는지 보여준다.



  아마 다들 비슷하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지만 수많은 배움을 우리는 월드컵을 통해서 얻을 수 있었다.


우선 팀 워크의 중요성이다. 아무리 잘 하는 선수가 한두 명 속해 있더라도 결코 팀을 승리로 이끌 수는 없었다.  기본을 다지고 실력을 쌓은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요행을 바랄 뿐이다.


다음 일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 흥분은 금물이다. 거친 대립과 갈등속에 흥분을 삭이지못하고 레드카드를 먹은 저돌적인 선수들은 자기뿐만아니라 팀을 어려움에 빠뜨렸다. 랭정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와 팀이 최후에 웃을 수 있었다.작은 시합이나 큰 전쟁이나 개인이나 단체가 절제하고 인내하
지 않고는 시합이나 경쟁에서 승리할 수가 없다. 우리는 끝까지 절제하고 인내할 때 승리할 있다.이번 독일 월드컵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냉정한 현실이다.


그런데 누가 뭐라고 해도 월드컵의 가장 큰 가르침은 넘치는 열정으로 가득차 살아숨쉬는 령혼이 아름답다는 점이 아닐까?


이 한달간 새벽이면 눈을 집어뜯으며 일어나 경기를 지켜보면서 한순간도 졸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리유에서이리라.



너나없이 열심히 뛰어 좋은 인상을 남겼던 선수들은 우리에게 소중한 추억을 안겨 주었으며, 그러한 태도는 경기장밖의 중요한 가르침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승패에 관계없이, 지난 한달동안 가시밭길을 헤쳐  피땀 흘리며 이곳까지 달려온 모든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
 
월드컵잔치는 이렇게 끝났고 이제 차기- 2010년 월드컵 개최지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인류 대화합의 새로운 리정표를 준비하고 있다.



참으로 격정과 즐거움속에 많은 것을 얻은 축제의 시간들, 이제 새로운 리정표를 바라 우리는 경기장밖에서도 열기를 삭이지 않고 뛰여 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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