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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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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잎 설레일 때 (3)
2007년 06월 29일 05시 54분  조회:3514  추천:73  작성자: 김혁


은행나무잎 설레일 때

- 제6차 중국청년작가창작회의 일지 3

 오감만족, 뮤지컬의 매력

 회의기간 대표들은 미국의 뮤지컬 대작 “42번가”를 관람하였다. 변강의 오지의 작은 도시에서 뮤지컬은 TV에서나 DVD물로 간혹 접했지만 극장에서 피부로 접할 기회는 적었다. 더우기 연출팀 전원이 미국에서 날아 온 오리지널팀의 공연이라 행운과 같은 기회였다.

중국송경령기금회와 동방국제극장유한회사에서 손잡고 이 풍성한 향연의 중국에서의 순회공연을 마련했다.
1700명의 좌석을 갖고있는 북전(北展)극장은 관객으로 차고 넘쳤다. 관람권은 보통석 280원에서 귀빈석 2300원으로 그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극장문전에는 표를 사지 못해 아쉬워 하며 극구 표를 구해보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공연을 앞둔 시간에 관람권과 함께 배당된 팜플렛을 자세히 읽었다.
1980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42번가”는 력동적인 탭댄스, 화려한 의상, 빠른 무대전환 등으로 가장 짜릿한 뮤지컬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지금까지 미국 전역에서만 6천 여회의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일찍 2001년에는 희극계 최고상인 토니상 3개 부문을 수상했다.
“42번가”는 1930년대 대공황기에 브로드웨이의 중심인 42번가를 배경으로 스타를 꿈꾸는 청순발랄한 새내기- 주인공 페기가 노력에 의하여 일약 시골처녀로부터 스타로 탄생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그렸다.
야망과 사랑을 겸비함 연출자, 거만한 스타 녀주인공과 복잡한 남자 관계, 삼각관계와 오해, 녀주인공의 발목 부상으로 인한 공연 중지, 이로 인해 예상치 않은 행운을 잡아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는 새내기, 연출자와의 사랑의 성취… 열정을 바치는 무용수와 눈부신 무대장치는 관객의 숨을 가쁘게 몰아갔고, 그 와중에 무명배우가 스타로 되는 일대기가 관중들앞에 박진감있게 펼쳐졌다.
눈부신 금빛, 은빛 의상으로 치장한 배우들의 군무가 호화로운 아름다움과 눈요기 거리를 가득 펼쳐 놓으며 과거의 향수에 빠져 들고자 하는 관객들의 감수에 불을 지폈다. 특히 무대아래 30명에 달하는 오케스트라가 직접 연주하는 라이브 무대는 감동의 깊이를 더해 주었다.
“경쾌하고 정확하게 떨어지는 비트, 숨막히는 탭, 번쩍이며 흔들리는 스팽글 의상,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센세이셔널한 노래, 마법처럼 춤추는 탭 탭 탭…”
“귀에 가득, 눈에 가득, 가슴에 가득!! 눈부시다!!” 등등이 “42번가”에 대한 매스컴의 찬사였다. 
무대왼편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흐르는 자막을 고개를 꺾으며 읽어야하는 번거로움도 있었지만  경쾌한 속도감과 무대 공간의 충만함은 훌륭했고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내기에는 충분했다.
공연 내내 갈채가 이어졌고 극이 끝나자 관객들은 일제히 기립하여 몇분동안 이어진 박수를 보냈다.

뮤지컬은 산업혁명이후 서민들의 새로운 문화적 욕구를 바탕으로 태여났다.
현대적인 뮤지컬이 처음 탄생한 것은 미국이다. 미국 신대륙에 뮤지컬의 씨가 최초로 뿌려진 것은 영국의 식민지 시대인 1751년으로 알려진다. 이때 영국의 발라드 오페라인 “거지오페라”가 있었는데 실제는 이보다 훨씬 앞선 1730년대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폴로라”라는 발라드 오페라가 공연되었다는 기록도 있다.
20세기로 넘어 오면서 뮤지컬은 황금기를 맞았다. 제1차 세계대전과 련이은 세계적인 대공황으로 정서적 상처를 입은 대중들은 좀 더 락천적이며, 유희적인 문화를 갈망하게 되였다. 세계대전과 경제공황의 불바다였던 유럽대륙에서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이전된 뮤지컬은 새롭게 변신하면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예술 쟝르로 화려하게 꽃을 피우기 시작하였다. “사운드 오브 뮤직(音乐之声)”이 당시의 대표작이다.
보다 락천적이며 유희적인 요소와 거대한 사업 흥행제작자에 의한 막대한 투자와 스타배우중심의 전국적인 순회공연을 통하여 대중적인 예술로서 뮤지컬은 성공하게 되였다.
이어 1960, 70년대는 뮤지컬의 전환점을 가져다 준 시기였다. 이때 역시 시대적인 상황이 반영되어 뮤지컬의 락천적인 면이 사라지는 반면에 사회적 문제들이 사실적으로 반영되는 진지한 작품들이 나왔다. “에비타”, “캐츠(猫)”, “오페라의 유령” 등이 당시 상업적으로 대성공한 문화 상품들이다.
뮤지컬은 복고적인 주제와, 오페라가수를 능가하는 뮤지컬전문연기자의 가창력과 연기, 컴퓨터를 리용한 스펙타클(壮观)한 무대미술과 현장감 넘치는 음악. 그리고 이를 뒤받침하는 기획사의 엄청난 제작능력으로 전 세계 관객을 감동시키며, 그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


뮤지컬 “42번가”는 북경뿐아니라 상해, 남경, 무한, 항주 등지에서도 80여차례 공연, 공연마다 관객들이 자리를 빈틈없이 메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소주에서의 VIP표 가격은 지어 2만원에 달했지만 모두 팔렸다고 한다. 

뮤지컬의 때늦은 풍미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풀이하면 우선 뮤지컬의 독보적인 존재때문이다. 본국에서 제작진 및 출연진이 바로 그대로 넘어와 “정통적 고급품” 이미지가 강하다. 뮤지컬 공연은 오늘날 무엇이나 복제가 쉽게 되는 사회에서 비복제 문화로 존재한다. 대중적이고 유니크하고 특별한 장르이다. 이러한 존재가 뮤지컬의 매력을 가배시켰다.
또 사실상 뮤지컬이라는 형식 자체는 지극히 통속적인 것이니 대중이 소화하기 어렵지 않은 쟝르다.
중국인들의 뮤지컬 이란 쟝르에의 애착은 갑자기 생겨난 일은 아니라고 본다. 장르 자체는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 다만, 뮤지컬 공연 문화가 시대흐름을 타고 떠올랐다 봐야하는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뮤지컬의 구성도 자유롭고 다양하게 발전하였다. 최근 뮤지컬에는 록과 랩, 재즈 등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음악들이 극 속에 스며들어 있다. 이 변화의 몸짓이 고급계층만이 아닌 여러계층의 사람들을 안방에서 극장으로 불러들인것이다.
또한 중국인들의 달라진 문화소비 형식 때문이였다. 풀이해 보면 경제의 발전으로 인한 “고급문화” 향유 붐에 의해 뮤지컬이 새로이 떠올랐다 봐야할 것이다.

요즘 우리의 일상은 인터넷, 텔레비죤, DVD등 형형색색의 참조계의 자극적인 현란함에 너무나 많이 로출되여있다. 따라서 우리의 순수했던 감각 신경에 굳은 살이 두텁게 안자있다. 그 무뎌진 감각을 새롭게 깨워준 뮤지컬이였다.

(계속)

 

관람 티켓과 팜플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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