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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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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중단편소설

화 두 (話頭)
2014년 08월 27일 07시 34분  조회:2456  추천:14  작성자: 김혁

             

 
. 대화체소설 . 



話頭

김 혁




 

 우문(愚問): 우리는 누구입니까?

현답(賢答): 구름이 너더냐? 산이 너더냐? 빗줄기가 너더냐? 그것들이 너더냐?

우문: 우리는 누구입니까?

현답: 나는 누구더냐? 내 안에 있는 너가 나더냐? 이 소리를 듣는 너가 나더냐?

우문: ??? ??? ???


×  ×  ×  ×  ×  ×  ×  ×  ×  ×  ×  ×  ×  ×  ×  ×

      
햄거거 집-

- 우와! 사람이 많네
- 주말도 아닌데 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아?
- 우리 식보가 언제부터 이렇게 바꼈나. 쌀밥에 된장국밖에 모르던 사람들이
- 난 이 햄버거집이 싫은데...
- 야 <<킹 (king, 국왕)>>! 헌데 넌 왜 햄버거하면 왜 이집 밖에 모르냐. <<죠지아>>도 있고 <<롯데리야>>도 있고 햄버거 집 쌔고 버렸는데
- <<해피랜드>>도 있잖아.
- 후훗, 너 혹시 이곳 마담네 딸 은근히 좋아하고 있는거나 아냐?
- 아니면 손님 소개해주고 수수료 받아 챙기남?
- <<프린새스(princess, 공주)>>! 무슨 그렇게 좆나게 삐딱한 소릴 하고 그래. 이 팀장이 고작 그럴 위인으로 보이냐?
- 촌뜨기처럼 그저 한곳 밖에 모르니 하는 소리야
- 앤 항상 그래.  pc방 가도 그저 가던 곳밖에 몰라.
- 야  <<베이비 (baby, 보배둥이)>> 우리 가자, <<해피랜드>>로 가.
- 갈려면 니들 끼리 가! 난 그냥 이곳서 먹을래. 솔직히 나 좆나게 지쳐죽겠다. 이제 한발자국도 못가겠어. 그래도 가고프면 니들이 날 업고 가라
- 이구구, 명색이 사내라는게 우리 녀자들보다 못하네
- 야 이눔 지지배들아, 오늘 점심은 내가 쏘는거야. 받아먹는 주제에 웬 불평들이 그리 많어.
- 복잡한대로 먹고 보자. <<국왕>>님이 어쩌다 한방 터뜨리는데
- 그럼 그렇게 하지뭐. 이러다 입에 들어온 고기점 놓칠라.
- 언녕 그래야지. 엿가락도 길게 빼면 미워지는 법. 자, 그럼 주문들 하시지. 넘 비싼건 빼고. <<프린새스>> 너부터 말해봐.
- 난... 소고기 버거에 치킨에 고구마깡에 야채샐러드에 콜라. 팹시 콜라 아니고 코카콜라 아, 그리고 딸기 아이스크림.
- 이 눔 지지배야! 우리가 뭐 좆나게 돈 많은 니들 집처럼 한때먹는데도 진수성찬 차려가며 먹는줄 아냐? 간단히 해.
- 워머! 어쩌다 청하면서 이 정도는 돼야지 뭘.
- 그래 <<쇼캉(小康)>>수준은 돼야지.
- <<쇼캉>> 좋아하네. 여자라면 여자시늉이라도 내야지. 남자이상으로 식욕이 좆나게 왕성해 갖고.
- 아침 컵라면만 먹었더니만 배가 고파 그런다 왜?
- 먹는데라면 꼭 진공청소기 같다니깐.
- 안 사줄려면 말어. 우리 끼리 <<해피랜드>>가 먹을래
- 됐다. 거기 앉어. 어쩌겠냐 내가 덫에 치인것으로 생각하고 잡수어줍시사 할테니 마니마니 잡숴봐.
- 음 이제 팀장 모습이 보이네.
- <<베이비>> 넌? 
- 난 떡볶이 하나면 돼. 마음 쓸려면 쥬스나 한 컵 더 줘. 당근쥬스!
- <<킹>>이 돈 절약하게 됐다.
- 이제 됐지? 나 주문하는 사이 니들은 자리나 찾아봐.
- 그래 빨리 가서 많이 챙겨와.
- 헌데 사람 정말 많다. 얘. 오늘 프로축구하는 날도 아닌데...
- 야 <<베이비>> 저쪽에 자리 나는거 같다.
- 어데?
- 저기 봐라 저기. 지금 막 일어서고 있잖니. 보여?
- 워매, 거긴 화장실쪽이잖아.
- 그렇다고 서서 먹을래? 얼른 따라와 봐. 그렇게 요탈조탈하다간 떡볶이 아니라 죽물도 없다.
- 참. 화장실 곁 식사는 나서 처음이다.
- 야, 이 지지배들아. 기껏 맡아놨다는 자리가 좆나게 화장실과 이웃이냐?
- 말도 마 이런 자리라도 땀나게 겨우 찾은거다. 냄새도 안나는데 뭘.
- 그래도 여하튼 화장실 곁이 잖아. 어쩐지 찜찜해
- 아 이 눔 지지배들아. 음식 받지 않고 뭐해? 팔 떨어져. 내가 무슨 니들 사환군 이냐? 좆나게 무거운데
- 아이고 귀청 떨어지겠다. 소리는 왜 지르구 그래
- 야 조용히 해. 남들이 보는데...
- 야 <<킹>> 너 말버릇 세탁해야 겠다. 너 그걸 입에 물고 사냐? 말끝마다 좆나게가 뭐냐?
- 쟤가 한국드라마 넘 봐서 그래.
- 니들 보다 낫다. 좆나게 안되는 서울말에 함경북도 사투리 막 짜장면처럼 비비는 니들보담은
- 워머, 남을 많이 먹는다 불평해 놓고선 앨 좀봐 무슨 햄버거 두개씩이나 먹냐?
- 남자잖아
- 어때 맛이 괜찮냐?
-응. 덕분에 목구멍 때 벗긴다.
- 이곳 떡볶인 넘 매워. <<해피랜드>>쪽은 달곰새곰 맛있는데.
- 헌데 이 눔 지지배들아 다음달 부턴 어쩐다냐?
- 뭘?
- 우리 춤 련습장하는곳 자리 내라는데
- 왜? 세값 꼭 꼭 내고 했는데
- 그곳 이제 술집 만든다나
- 또 술집이냐. 두집 건너 술집인데
- 이곳 사람들 술집 말고 뭘 차릴줄 아는거 있냐?
- 이제 어데가서 그만큼 좋은 자릴 얻남?
- 나 몇곳 알아봤는데 다 지금 이곳보다 값이 좆나게 비싸
- 학교자리도 가봤어
- 어느 학교?
- 그 전번에 페교된 학교 있잖아. 조선족소학교
- 야 근데 우리 조선족 학교들 왜 그냥 페교가 된다냐?
- 야 팀장님이 말씀하시는데 말 가지치지 말어
- 네 잘못했어요. 그냥 말씀하세요 팀장님
- 조선족학교가 자꾸만 페교되는건 머리굵은 어른들 문제고... 헌데 그냥 비워둔 페교라면서 세값은 세값대로 받을려 그러데
- 위치가 좀 좋은곳은 세값이 엄청 비싸고. 그런데다 난 요사이 주머니 사정도 좀...
- 야 너 또 나더러 세값 선대하라는건 아니지? 울 아부지도 요사인 장사가 잘 안돼.
- 난 더구나 어려워. 전번 돈도 전학하는데 드는 비용이라고 아빠하고 거짓말 했는데.
- <<베이비>> 너 아버지가 교육자라면서
- 근데는 왜? 그저 교육자가 아니고 박사시다
- 넘 뻐기지마. 나도 교원하는 삼촌 있다.
- 옳다 니들 팔뚝 굵다. 울 아부진 개잡는 백정이야.
- 개잡든 돼지잡든 돈만 잘 벌면 되지 요즘 세월에
- 보신탕 매일 먹고 좀 좋아서 그러냐
- 그래두 니들이 그럴때면 난 부러워. 박사아빠 아무나 있냐  
- 그럼 그 박사아버지가 거짓말박사를 키워냈냐?
- 자꾸 토를 달지마. 그거야 다 우리 댄스팀을 위해 그런거지
- 아냐 롱담. 물론 팀장인 내가 나서 해야할 일이지만...
어제 편지가 왔는데 우리 아버지 다쳤대. 고기잡다 허리 다쳤어. 꾼 돈 갚지 못해 배에서 내리지도 못해. 그런 허리로 그냥 잔일이라도 찾아 하셔. 엄마가 번돈도 다 약값으로 들어가는거야...
그리고 고기배 탄 사람들 얼마나 어려운지 니들 모를거야. 그곳 사람들 여기서 나간 사람들을 발샅의 때처럼 알고 행패질 한 대. <<페스카마호>>사건 니들도 알지? 이곳 사람들 그쪽 사람들 사시미 칼로 막 찔러 죽인거. 그일도 우리 이곳 사람들 좆나게 못살게 구니 막부득이 일어난 거야. 아버진 어쩌는지? 성질 되게 급하신 분이신데. 그 성질 죽이며 비위 맞추려니 오죽하겠냐.
- 참 우린 모두 왜 이렇냐? 울 아빠 박사라지만 엄마도 출국해서 돈 벌잖아. 서울 어느 갈비집서 사발씻어 돈 벌어.
- 울엄만 어떻고. 니들 엄마 서울이면 울 엄만 대구다. 정말 <<킹>> 니 엄마도 대구 쪽이였지.
- 그래 아부지구 엄마구 한꺼번에 나갔지. 아버지는 배타고 엄마는 대구에서 일자리 찾구.
- 대구 나가는 판이야 대구! 어른들은.
- 그래도 넌 돈 부쳐보내는 엄마에 이곳서 보신탕집 차려놓구 돈 잘 버는 아빠에 좋잖냐. 니들집에선 보모까지 두었다면서.
- 보모? 흥!
- 흥이라니? 왜 그래? 넘 편해서 그러냐
- 솔직히 나 그 여자 죽이고 싶어. 아빠도 죽이고 싶고.
- 얘가 왜 이래?
- 넘 많이 걷어 먹고 체했냐.
- 아빤 엄마한테 미안해. 넘 미안해!
- 됐다. 그만 고정해.
- 니들은 몰라. 내 맘 어떤지. 내게 어떤 말못할 사연이 있는지.
- 됐다. 슬픈 얘기라면 그만 스톱. 공연히 앨 울리겠다. 
- <<프린새스>> 니 엄만 나간지 얼마 됐냐?
- 6년째다. 6년!
- <<베이비>> 넌? 니 엄만 더 오래되지?
- 비슷해 7년
- 우리 집도 7년. 아부지며 엄마며가 함께 나간지. 내가 유치원 대반 다닐적에 나갔다. 어쩌지? 이제 부모가 어떻게 생겨 먹었던지 가물가물 잊어질가 하는데.  고아가 따로 있냐? 이런게 바로 고아지.
- 그래. 나도 전화로 아는 엄만 그저  목소리만 익숙해
- 이제 그만 와달라고 전화로 애걸해도 안 와. 몇해만 더 기다려라. 엄마가 떼돈 벌어가지고 가서 그때 우리 잘살자 그러면서
- 떼돈 벌어오면 또 어쩔건데. 있어야 할때 없는 엄마가 그때가면 소용없을지도 모르는데
- 여하튼 부모들 우리들과 마음의 번지수가 달라
- 그래. 알고도 모를게 우리 부모 맘이야. 세모돌인지? 네모돌인지?
- 우리 부모들 모두가 정오표를 내야 돼
- 그러고 보니 우린 다리 부러진 노루 한자리에 모인 거구나
- 재미없어 모든게. 그저 댄스 하나만 빼고. 그왼 아무런 취미도 없네
- 그렇게 좋은 댄스기에 우리 기어이 해 나가야 잖냐
- 그럼 애초처럼 우리 또 강가로 나가 련습해야 하남?
- 강은 싫어. 우리가 뭐 잔나비냐? 사람들 구경거리만 돼갖고
- 그럼 어떡해? 댄스콩클도 당금인데
- <<옹이에 마디라고>> 좆나게 시끄럽다.
- 근데 다른 팀은 어떤 쪽으로 준비한대?
- 뭐 또 사랑 아니면 리별이겠지.
- 우리가 선제한 춤노래도 그저 그렇잖아 결국 사랑이지
- 야 근데 니들 그 <<등대>>팀 얘기 들어 봤냐?
- 무슨 얘기??
- <<등대>>팀 팀장하고 한 팀 애 좋아하는거
- 그 새침데기 같은 애하고
- 그래
- 하필이면 그애하고 좋아해? 팀장이야 홀리우드의 톰 클로즈처럼 잘 생겼잖아
- 문제는 그게 아니고
- 그게 아니고 뭔데?
- 극 비밀인데 니들만이 알어. 나가서 말하면 절대 안돼
- 뭔데? 신비한척하며 그러니? 
- 고 새침데기가...
- 고 새침데기가?
- 톰 클로즈의 애기를 밴거야!
- 어머머, 그게 정말이니
- 어른들 말에 얌전한 개 골로 빠진다더니
- 확실해. 둘이 세방까지 맡고 살았다는데 뭐
- 건 나도 알아
- 근데 한심하다. 걔가 몇살인데? 울 하고 동갑아니야
- 아냐 울보다 한살 많을가.
- 걔들 부몬 뭘 한대? 애들한테 관심도 없다냐?
- 부모 같은 소리 하고 있어
- 출국한지 언젠데
- 어휴 이제 어쩐다냐? 걔들은?
- 학교 그만뒀 잖아. 원인은 그거야.
- 가도 한참 갔구나. 너무 갔다. 애
- 간거야 그애들 부모지 기실은
- 됐다. 아무리 밑천 안드는 말이라고 남 소리 그만해. 걔들도 우리하고 같은 처지야
- 그래 겨울개구리처럼 이제 입다물어.
- 사실 난 걔들이 부러워.
- 애개개. 야 <<킹>> 넌 또 왜 이래?
- 나도 걔들처럼 세집 나와버렸음 좋겠다.
- 왜? 너 삼촌 잘 해주잖아.
- 잘해는 준다만 아무리 잘한들 부모만큼만 하겠냐.
명색이 교원이랍시고 말끝마다 그저 훈계야. 훈계. 것도 출국한 부모들 들먹이면서.
기실 삼촌네 쓰고사는 집 울 엄마 부쳐보낸 돈으로 산 집이야. 그 덕에 불때는 집 스팀 집으로 바꾸고 신세 고쳤지. 그래도 날 은근히 시끄러워하는 눈치가 보이데.
내가 엄마하고 삼촌 사이에서 비빔밥처럼 비비 우며 살아야할 리유가 뭐야? 엉? 집 들어가기가 정말 좆나게  싫어. 아예 pc방 전세 내고 거기서 살가 보다. 야, 니들중 나하고 함께 세방 맡을애 없냐?
- 어머머 세방같은 소리하고 있네
- 어떤 앨 또 미혼모 만들어 볼려고
- 됐다. 시시껄렁한 소리 그만하고 본제로 돌아가  
- 그래. 다른 팀 보다 더 나은 곡 선제하자 그게 화제였지.
- 그래 우리 춤노래 한 번 바꿔 볼가?
- 이제와서? 넘 늦지않을가?
- 어떤쪽으로?
- 여하튼 좆나게 신나거나 새로운 것이 보이는 쪽으로. 사랑은 이젠 신물나
- 리별은 더 싫은거구
- 야 헌데 <<베이비>>. 네가 리별이라도 맞았냐. 왜 그래? 새침깔고
- 아까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저기압이냐? 아직도 떡볶이가 맵냐?
- 아냐. 기분 깼다면 미안해. 좀 골치거리가 있어 그래
- 무슨 일인데 이 언니가 좀 들어주자.
- 그래 같은 팀인데 곤난이 있으면 말하고 살아야지
- 나더러 전학하래
- 누가?
- 울 아빠가
- 왜? 원인이 뭔데?
- 어디로 전학하는데?
- 돈만 대면 좋은 학교 어데라도 갈순 있지만  문제는...
- 문제는?
- 나더러 한족학교 가래?
- 뭐? 박사님이?
- 왜 그런다니? 박사님이?
- 요즘에야 한족학교 가는 애들 푸술하지 않냐? 뭐 이상한 일이 아니지
- 그래도 민족교육을 한다는 박사님마저 그럼 안되지
- 그래 안되지
- 니들도 나 한어못하는거 알지. 한어 하면 음조 다 틀리는거
- 그래 완전히 음치지 음치(砲調).
- 야 <<프린새스>> 접때 중국료리집에 갔을때 일 기억나냐?
- 전번 댄스콩클 결전에 올라 한턱 쐈을때 그러냐?
- 응 그때 얘가 그 한족 복무원보고 <<두부볶음(麻辣豆腐), 농마국수(吉菜紛), 오이랭채(黃瓜拉皮)주세요.>>하고 한바탕 한어로 주문했는데 복무원이 뭐랬어? 분명 한어말로 주문했는데 복무원이 알아못듣고 <<손님 한어말로 하세요>> 그랬지.
- 푸하하하하
- 오호호호호
- 그만해 남은 골치 아파 죽겠는데 니들은 골려나 주고 그러니
- 됐다 됐어. 부모님들 그렇게 잡아 끌면야 별수 없지. 그 문젠 잠시 건너 뛰자. 다시 본제로 돌아가
- 맞아. 본편을 계속 이어보자. 그럼 사랑이나 리별 주제를 빼고 어떤 주제로 춤을 만들어 보겠니
- 그렇찮아도 귀찮아 죽겠는데 사랑이요 리별이요 이런 노랜 관두자. 관둬
- 그래. 지금 사람들 머리 싸매고 덤벼야 하는 주제는 싫어해
- 그럼?
- 그 노래 어때?
- 어느 노래?

머리를 쓸어 올리는 너의 모습
시간은 조금씩 우리를 갈라놓는데
어디서부터인지 무엇 때문인지
작은 너의 손을 잡기도 난 두려워

사랑보다는 먼 우정 보다는 가까운
날 보는 너의 그마음을 이젠 떠나리

- 야 결국은 또 사랑이잖아
- 아냐 우정도 들었어. 요사인 우정에 관한 노래 적어.
- 그래 우정이 있어야지. 우정이 있기에 우리 팀 맴버들도 이렇게 똘 똘 뭉쳐 있잖아
- 근데 후훗... 왜 우리 사인 우정만 있고 사랑은 없다냐
- 그야 니들 지지배들이 관중보기 미안하게 생겨서지
- <<킹>>!!! 너 죽을래?
- 됐다 고만. 이자 그 말 취소다 취소. 본제로 가자
- 우정이 좋긴한데 새삼스레 걸 쳐드니 좀 촌스러워 보이잖냐
- 그래 좀 그렇다.
- 그럼 이건 어떠냐?
 
  지금도 리해할수 없는 얘기로
  넌 핑계를 대고 있어

- 아이고 넘 낡은 노래 잖아
- 아냐 가사를 바꿔 하는거야. 출국만 하면 우리 자식같은건 감감 잊어버리는 우리 엄마들께 하는 노래야. 노래말서 <<너>>라는 단어를 <<엄마>>로 바꿔 불러봐

- 내게 그런 핑계를 대지마
립장 바꿔 생각을 해봐
엄마가 지금 나라면은
웃을수 있니
혼자 남는 법을 내게 가르쳐 준다며
롱담처럼 진담인듯 건넨 그 한마디
이렇게 쉽게 날 떠날줄은 몰랐어
아무런 준비도 없는 내게
슬픈 사랑을 가르쳐준다며
엄마는 핑계를 대고 있어

- 어때 괜찮지? 이렇게 부르면 공감있을거야. 모든 애들한테
- 괜찮은건 같은데...
- 문제는 판권이야
- 그러다 작사 작곡가가 걸고 들면 어쩔래
- 그래. 자기 노래를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니고 혼돈탕으로 만들었다고
- 아, 있다!
- 왜 자꾸 소리는 지르구 그래? 간 떨어지겠다.
- 입에 묻은 기름이나 씻고 말해요. 팀장님
- <<추락천사>>! 어때? 내용도 좋고 요즘 시국에도 딱 맞고 하지 않니?
- 맞다. 그 노래 좋을거 같아

태여났지 넌
피곤한 세상에
난 찾았어 또 느꼈어
이대로 세상을 살겠는가 배워야 하는것
꿈, 부모의 꿈을 들어봐
아이들은 웨치고 있어
태양을 찌를듯이 솟은 빌딩
앞만 보고 뛰여가는 아이들
숨가빠 난 지쳤어
세상을 흔들어
TV를 꺼
관심을 꺼
포장된 인생으로 날 관심하는척 하지마
또 다른 꿈에 난 지쳤어
난 나 생긴대로 살아가
남보다 잘 되라 내게 강요하지마
누구나 나름대로 꿈은 소중해
부모들의 꿈을 대신 살아가야 하나
돌아보지마
앞만 보며 가
넘어져도 손 내밀 사람은 없어
메마른 세상 담의 문을 열어
높은 하늘로 날아가 봐
너도 할수 있어
다른 세상을 열어봐

- 좋았어, 이 노래로 하자!!!
- 아 배불러
- 어떻게 맛있게들 잡수셨나? 우리 맴버들
- 응. <<국왕님>> 덕분에
- 잘먹었다 나도. 떡볶이가 좀 매워서 그렇지.
- 그럼 오늘은 이만 헤여지자. 랠 또 반급 활동이 있으깐
- 정말 래일 반급 주제활동 있다면서.
- 그래 야외로 나간다 그러던데
- 강으로 간대
- 강에 가서 뭐하게?
- 야, 넌 우리 반 아니고 물밑천국에서 살았니? 얘는 포치할땐 뭘하고 그래?
- 랠이 세계환경일이래. 두만강가에 가서 쓰레기 줏고 그런단다.
- 아, 김샌다. 우리가 무슨 환경미화원이냐?
- 여하튼 오랜만에 강으로 나가니 기분 과히 나쁘진 않아.
- 그럼 랠에 다시 만나.
- 굳바이!
- 바이!


  

호텔 로비-

"안녕하십니까?"
"아 - 금방 론문 발표하신 선생님이시구만요"
"네. 론문 이라기 보담은 걱정담을 얘기했을 뿐입니다."
"<조선족 시골학교의 생존에 대한 발전과 사고>. 참 좋은 테마를 쥐셨습니다."
"하, 글쎄 시골서 살다보니 느낀바를 그대로 적어 봤을 뿐이지요.
"아니요. 정곡을 찌르는 좋은 견해였습니다."
"선생님도 론문 준비하셨겠지요"
"네 전 이제 두 사람 뒤에 배치 됐어요"
"어떤 테마를..."
"전 출국자녀문제에 대해 다루어 봤슴다."
"그것도 좋은 론문이라 생각되는 데요."
"저... 여기서 담배 피워도 괜찮을가요?"
"괜찮을거애요. 로비인데요 뭘"
"자 그럼 담배 피십쇼."
"운남담배네요. 좋은건데... 하지만 전 이런 시골 골연쪽으로 핍니다."
"<장백산>표요? 하, 민족문제를 관심하는 선생이 다르긴 다르네요. 담배도 지방산을 선호합니다그려."
"네. 그것 보담은 관내담배는 슴슴해 놔서."
"진짜 담배군이시네요"
"떼볼려구 여러번 애써봤는데 뜻대로 안되네요"
"그럼 저도 <장백산> 한대 빌려 봅시다."
"담배맛이 괜찮을겁니다. 그래도 골연맛은 독초쪽으로 피워야"
"쿨룩쿨룩... 어허, 것 참 매운데요"
"하하 그멋에 피 는것 아니 겠습니까?"
"이곳서 담배 하나만은 잘 만든다니깐요."
"담배뿐 아니죠. 술도 잘 만들죠"
"맞습니다. 술이 참 유해요. 이곳 술이"
"담배와 술공장이 이곳 기둥 산업이 아닙니까"
"헌데 고작 기둥산업이라는것이 먹고 피우는걸 만드는 것뿐이니"
"하, 글쎄 그리고 또 한다는건 유흥업소 뿐이지요"
"형세가 준엄해도 술담배에만 빠져 락천가만 불러대니 문제네요. 이것도"
"참, 쎄미나에 참가해서 생각되는바가 많슴다."
"선생님은 조사도 까근히 하셨더군요."
"네 그 조사표에 집계된 수자가 사람을 놀라게 하는 구만요"
"확실히 문제입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보세요. 요 몇년사이 통계만 봐도 우리 자치주에서 조선족 유치원은 48프로 줄고 완전 소학교수는 29프로 줄고 조선족 재학생수는 42프로나 줄어 들었습니다. 지난 한해에 만도 전국적으로 조선족 학생수가 4만명, 학교가 221개소가 줄었답니다. 이제 이대로 몇해만 지나면 현유의 121개의 조선족학교의 평군학생인수는 30명가량밖에 안된다 그래요. 참으로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려되는 수자지요. 정말 다리에서 힘이 빠질때가 많습니다.
그뿐입니까 한족학교로 전학하는 애들이 날마다 불고 있지요. <<문화혁명>>이 일던때 그영향으로 한족학교 가는애들이 많다가 그 후엔 즘즘해 졌는데 근년에 들어서는 그때보다 엄청 많아 졌습니다. 자치주 수부에서만도 우리 말 버리고 한족학교에 다니는 조선족학생수가 2000명을 넘긴다고 그래요.
산재지역도 아니고 국내유일의 조선족자치주에서도 상당한 수의 사람들가운데서 조선어경시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로 중시를 일으키지 않을수 없다고 봅니다. 자기 스스로 자기 언어를 경시하니 학교들이 문을 닫을수 밖에 없지않습니까?”
"네. 하, 글쎄 저희 모교도 반년전에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자그만 운동장 둘레에 백양이 우거지고 하얀 곱돌(滑石)이 박힌 화단에 백일홍이 곱게 피던 정말 정이 붙는 학교였었는데"
"그 시골마다의 아담한 학교들이 이젠 옛말로 사라지네요."
"어느 일요일엔가 휴식삼아 자전거타고 찾아가 보니 하, 글쎄 이런 변이라구야. 학교가, 제 모교가 고기 개 사양기지로 변해 버렸더군요. 내가 동년을 보낸 곳이 그렇게 허무하게 변한 꼴을 보니 기분이 참, 뭐라 형언하기 어렵더군요."
"학부형들 마다 출국바람에 들떠있고 개인 안일만 생각해 아이 하나만 낳으려 하니 우리 인구가 줄고 따라서 학생인구도 고갈 되고 있지요."
"운동대회를 열거나 원족 가보면 알리지요. 일전엔 량부모 모두 등장해서 야단법석이더니 이제 나타나는건 하, 글쎄 쪼그랑 할배 할머니들 밖에 없데요."
"많은 부모들은 부모처자를 위하여 자기 한몸을 혹사하는 것으로 가정의 행복을 바꾸어 오지요. 허나 유감스런 것은 갑작스레 들이닥친 이러한 리산의 삶 때문에 가정파괴, 자녀포기와 같은 가슴아픈 후과도 낳고 있다 그것입니다."
"네. 그 무책임한 부모들이 버리는건 단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며 인륜의 가치며를 다 버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기에 출국자녀들 문제가 엄중합니다. 출국가족자녀들이 성적이 보편적으로 내려가고 도덕품성이 하강된 것은 어느 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지요. 부모들은 해외 나가있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자책감을 돈이나 열심히 부쳐 보내는것으로 미봉하려 하지요. 그런데 애들은 애대로 부모고생을 모릅니다. 꿀먹은 뒤 사탕을 먹으니 달지 않은 것처럼 그 행복이 어떻게 오는 건지를 모르는거지요. 그리고 부모가 없는 실락감을 느끼는 애들이 바라는건 단지 돈 뿐이 아니지요. 부모사랑이 결핍된 아이들은 외곬으로 나가기 십상입니다. 부모가 보낸 돈 겁 없이 쓰면서 유희청 아니면 pc방 출입에 나 넋을 잃고 다니지요. 매일 한번씩 다른 골칫거리문제를 만들고 있는 겁니다."
"전번에 어느 학교 애들은 pc방에서 채팅한 돈을 물수 없게 되자 하, 글쎄 돈많은 집 애를 갇우어 놓고 그 집에 돈 내라 인질극까지 벌렸더군요. 그래서 교화소 까지 들어 갔다면서요. 나원 참"
"우리 학교 애들입니다. 부끄런 실토정이지만"
"거 담배 한번 더 빌립시다. <장백산>요"
"허허 독해서 피워 내기 어렵다면서요?"
"네 웬지 독초생각이 금방 나네요"
"저도 형님이 로무를 가고 조카놈 한놈을 대신 맡고 있는데... 사실 말이지 그 놈 다루기가 제 새끼 보다도 어렵습니다. 소경 밥 먹이듯 이건 국이다 이건 나물이다 처처에서 아껴줘도 잘 안되네요.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매일이고 댄스춤 에만 미쳐 다녀요. 약되라고 말 좀 할라치면 부모없는 자기를 괄시한다고 서러워하고. 참, 속수무책입니다."
"하, 글쎄 교육자라 일컫는 우리들이 이러하니 다른 집들이야 여북하겠습니까?"
"그러고 보면 이번 <중국조선족사회와 청소년문제>연구 쎄미나는 참으로 잘 열린 회의라고 봅니다."
"네 참으로 오랜만이죠 이런 쎄미나"
"이런 쎄미나는 하루 이틀에 그치지 말고 한 일주일쯤 시간을 푼푼히 잡고서 해결책을 쭈욱- 연구해봐야 하는건데"
"이렇게 큰 규모로 조직할려니 주최측도 쉽지 않았을 겁니다."
"래일엔 머리도 쉬울겸 야외 답사도 조직한다 던데요"
"네 명동으로 간다고 일정표에 씌여 있더군요."
"좋습니다. <하늘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는 시인> 윤동주의 고향. 몇번 가봐도 감회가 그냥 새롭네요. 선생님도 가봤겠지요 물론"
"네. 반급 주제모임을 가지면서 학생들 데리고 갔더랬습니다."
"시인도 시인이지만 그곳에 가면 요즘엔 또 새로운 감수가 들고 그래요. 그 명동학교의 연혁사를 보면서 말이애요"
"규암 김약연 선생이 거의 백년전에 세운 서숙이였지요"
"네 맞슴다."
"경신년 대토벌때 일본놈들이 불 질러 페허로 만든것을 사생의 힘으로 다시 복구 했다잖아요."
"당시 그런 상황에서도 학교에서는 천여명의 애국청년들을 배양해 냈지요"
"부끄럽습니다. 선인들에 비하면."
"그렇게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식을줄 몰랐던 교육열이, 소 팔아 자식 공부시키는 미풍으로 알려 졌던 우리 민족의 교육열이 왜 이런 쇠퇴일로를 걷게 되였는지??"
"명색이 교육자들이라 맡은 소임은 해야겠는데... 요즘 상황으로 보면 이거 하늘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아니라 만점 부끄런 일이 아니겠습니까?"
"자 이제 그만 들어가지요. 선생님의 론문차례도 다 되여 오는것 같은데"
"론문도 론문이거니와 어떤 실제적인 해결책이 중요합니다. 명확히 못을 쳐야지요."
"그럼요!"
"후일 다시 만나서 속타는 얘기 나눠 봅시다."
"네. 오늘 얘기 좋았습니다. 담배도 잘 피웠구요."
"속이 타 들어가는데 그놈 담배라도 피워야 죠"

   
        

사우나 안마실-

<어서 오세요!>
<어, 시원하다!>
<오늘은 많이 늦었네요>
<뭐니뭐니 해도 난 니들 안마원이 최고야. 시발, 서비스도 좋고>
<그래요? 단골이니 익숙해서 좋아 보이겠죠 뭘>
<네가 좋다>
<내가요? 뭐가 좋은데요?>
<풋살구같애. 따려구 들면 쐐기벌레처럼 톡톡 쏘는 성미도 자밌구>
<아저씨두 하필이면 쐐기벌레애요.>
<그래도 넌 곰살궃은 편이야. 곰살궃어 좋다. 시발, 왈가불가하는 시내여자들과는 달라. 안마도 잘하고. 너 엄마배속에서부터 이 짓 했냐>
<아이고, 아저씨두 별 소릴 다하네. 나라고 뭐 좋아서 이런 일 하는 줄 알아요>
<그럼 왜 하노? 그런 타령 접어둬. 너를 보고 하루건너씩 이렇게 앙금 쌀쌀 찾아오는데>
<사우나 자주 하면 몸에 좋대요>
<이제 나 사우나에 인이 박인가 보다.>
<네 그런 사람 많아요>
<도박이나 오입에만 인이 박히는 줄 알았더니만 시발, 사우나에도 인이 박히네>
<술 마시고 사우나로 풀면 좋죠 뭘>
<그래 시발, 좋다. 좋아서 죽겠구만이라.>
<음료 드릴가요? 아니면 시원한 생수 드려요?>
<텁지근한 음료수말고 씨원한 얼음물 갖다 주렴아. 얼음덩이 많이 넣어서>
<네. 잠시만요>
<어 취한다->
<속이 볶일텐데 얼음물 마시고 어서 깨요. 어때요? 넘 차지 않아요?>
<시발, 이빨 막 시리네. 그래도 좋아>
<자, 그럼 이제 시작해요. 얼굴 맛사지 해 드릴가요?>
<시발, 맛사지는 뭐 개코같은 맛사지? 나한텐 그런 절차 빼라고 했잖냐>
<그래도 팩 한번 해 보세요. 얼굴 피부가 금방 좋아 질거얘요.>
<그런건 젊어 보일려고 시악을 박박 쓰는 시발맞을 한물간 여편네들이나 할 짓이야. 생략하고 팔이나 주물러>
<또 몇참 못가 잘려구요>
<오늘은 안 잔다. 밤 올빼미처럼 눈 올롱히 뜨고 있을련다. 내 팁은 뭐 벼락맞은 소고기여? 네가 안마 제대로 하나 감시 해봐야지.>
<그렇게 말해 놓고선 번마다 쉬데요>
<전번날엔 어찌나 코 심하게 구시는지 안마원 천정이 다 내려 앉을번 했어요>
<술 많이 하면 가끔 그래.>
<오늘도 많이 마셨네요.>
<우리 하는 일 그밖에 더 있겠냐?>
<전번엔 사우나 끝나고 또 했다면서요?>
<밤샘을 했지.>
<몇차 갔어요? 오늘은?>
<4차갔다. 오늘... 보신탕 먹고 노래방 가고 다방서 차물로 느끼한 속 치고 다시 양고기뀀 집 가서 맥주 따고. 이곳 사우나까지 치면 5차구만 그래.>
<매일 그렇게 술하고 사람 삐쳐내요?>
<요즘 세월 술 안먹고 되는 일 있냐? 모든 일에서 술이 열쇠야. 열쇠.그리고 이 좋은 세월에 그 맛에 살지 무슨 초 친 맛이라고 살겠냐.>
<여기 오는 손님들 다 아저씨 같애요. 허구한 날 알콜에 절어 갖고>
<그러니 이 바닥에서 먹거리만 하면 돈 되는거야.>
<요즘은 많아요? 손님?>
<그저 밥 먹고 살아. 아직은 유람관광철이 아니여서 손님이 없다. 시발>
<이제 당금 좋아지겠죠 뭘>
<그래. 요 며칠은 그런대로 몇놈 물렸다. 우리 곁 호텔에서 뭐 쎄미나를 한다나. 말짱 학교선생네들이 모여서. 한 50명 잘되겠더라.>
<뭐한대요? 선생들끼리만 모여서. 학부형회도 아니고>
<몰라. 교육이 어떻고 위기가 어떻고 말짱 알아 못 들을 소리를 지껄이며 사흘간 꼬박 열변 토하드라. 애들한테서 어떻게 더 많이 수금할가 궁리 하남?>
<그래도 요즘 세월 믿을 건 선생님들밖에 없죠.>
<며칠간 주절이더니 우리 집 와서 개장국 한사발씩 퍼먹고 오후엔 놀러들 나갔다. 명동엘. 너 명동 알지?>
<몰라요. 못 가봤어요?>
<명동 몰라 선바위 있는 델. 그 윤 뭐더라 성이 윤씨인 시인이 난 곳이라 하데. 유명한 시인...>
<몰라요.>
<애두 것도 몰라? 유명한 시인인데 옳지! 윤동수!  그 윤동수란 사람 되게 유명하다 더라. 한국 사람들 그 사람 되게 좋아해. 장백산 구경끝엔 꼭 그 사람 태여난 명동 가보구 그런다.>
<네- 경치 아주 좋나 보죠 나도 한번 가봤음...>
<그 윤동수 작년 우리 집도 왔다 갔다. 나와 함께 사진두 찍구 했지.>
<경리님은 참 안면이 넓으셔>
<그러잖고. 이 바닥에서 위로부터 아래로 내가 모르는 사람 있나>
<너 우리 보신탕집 광고 텔레비서 나오는거 봤지. 유명한 아나운서가 직접 나와서 하는거. 너 토요일마다 하는 <대화>프로 서 나오는 아나운서 몰라?>
<네 알아요. 누가 몰라요>
<나 그 아나운서 델고 유람 간적도 있어. 우리 집서 텔레비에 광고 많이 했거든. 그러니 방송국 사람들 내 말이라면 임금님 분부시다. 시발, 되게 예쁘더라 그 아나운서>
<나도 언제 한번 유람 델구 가요>
<그래 장백산이구 명동이구 다 델구 가마>
<정말요? 거짓말>
<내 말만 잘 들으면야 장백산뿐이겠냐. 서울구경도 시켜 줄수 있지>
<어쩌면 말 잘 듣는 거죠?>
<거 귀 좀 빌려봐... 있잖아 팔뚝만 주물지 말고... 거기랑 안마해 주면>
<거기라니요?>
<거기도 몰라. 요 아래쪽으로... 요긴한델>
<아이, 아저씨도 속청에 나쁜 생각만 꼴똑 차 가지고. 징그러워요>
<아잇쿠, 이 계집애가. 내가 무슨 동네북이냐? 치긴 어데라구 쳐. 그리구 무슨 애가 손이 이렇게 맵냐?>
<자꾸 이러시면 나 나가요. 사람 바꿔요>
<아이구 이년이 정나미 떨어지게 노네. 됐다 그냥 해.>
<아저씨두 참. 오늘 되게 취했나 보죠. 자꾸 그러다 사모님께 단단히 혼날려구 그러시네>
<없다. 염라대왕같던 여편네는>
<왜요?>
<한국갔지. 6년철이다.>
<그럼 집은 누가 봐줘요?>
<보모를 뒀지.>
<좋네요. 보모까지 두고. 팔자가 무지개로 막 피여 나네요>
<좀 젊은 년 뒀더니만 딸년이 좋아 안하구 그런다. 무슨 낌새를 챘는지>
<애들이야 그럴 테지요. 엄마생각 나니깐>
<그런데 밥도 해주고 그것도 주고 하던 그년도 지내보니 그렇게 좋은 년이 아니 더라고. 살이라도 베줄것 처럼 해죽거리지만 그건 다 내 저금통장을 엿보고 하는 수작질이지.>
<지금 그런 앙큼한 보모들 있어요. 손 버릇 나빠 주인집 물건에 손대는 보모들도 많다 잖아요>
<야. 너 이 짓 때려치우고 우리 집 와서 보모 할래? 아예 안방 살림 차려봐?>
<이 아저씨 또 그 소리시네. 지렁이 어금이 가는 소리 그만해요>
<그렇게 박정하게 놀다 너 이제 장백산이구 명동이구 다 간줄 알어라. 선생들도 명동 간다니 그렇게 좋아하며 설쳐대던데.>
<유명한 사람을 만난다니깐 그러겠죠 뭘>
<그렇게 잘하는 선생들이 시발, 왜 우리 집 애는 곬에 에워 못 넣는지>
<공부하는 애 있다고 했죠?>
<그래! 너 보담 쬐끔 어린 년이. 헌데 시발, 공부는 안 해. 맨날 댄스나 추고 지랄이야>
<댄스 좋죠!>
<너 만한 또래들은 다 그래. 그러다 대학두 못 가구 사회로 나와선 또 고작 한다는 짓이 너처럼 안마원에서 남자들 살이나 주물고>
<어머 아저씨두. 좋아서 맨날 찾아오면서 무슨 말 그렇게 하셔요? 듣는 사람 섭섭하게서.>
<아니야. 그저 해본 소리다. 아잇쿠! 근데 얘가 지금 안마하는 거야? 사람 구타하는 거야?>
<한다는 소리가 그런 구정물 같은 소리니 손이 곱게 나갈리 없잖아요>
<헌데 무슨 죄꼬만 애가 손이 이렇게 맵냐? 너 손 정말 매워.>
<촌에서 자랐으니깐요. 부모 잘못 만나 맨날 함께 농사일 삐쳤죠>
<부모들은 지금 뭐 하시냐?>
<몰라요!>
<모르다니? 이런 시발 년 봤나? 자기를 낳아준 부모도 몰라>
<아뇨. 모두 피신 갔어요. 관내쪽으루>
<피신이라니 시발, 전쟁은 이라크쪽에서 하는데 지들이 뭐>
<로무 갈려구 리자돈 꿨지요. 그러다 그 돈 갚지 못해 피난 간 거죠>
<얼마 꿨는데?>
<몰라요. 여하튼 많이 꿨어요. 5푼리자 주고 꿨어요. 그것도 웃 마을 한족사람들 한테서>
<저런, 간뎅이가 부었냐? 그러다 리자가 본금보다 클거 아니냐? 아이보다 배꼽 크다더니 무슨 꽁셈을 그렇게 해?>
<그런 사람 많아요 우리 동네서.>
<시발, 똥줄타게 그런 일은 왜 하노? >
<모두다 한족 사람들 돈 꿔서는 한국 나가요. 한족 사람들은 우리가 버린 땅을 그저 부쳐먹고. 그 수입을 다시 조선동네에 리자돈 놓고... 그래도 나가면 되는 건데...>
<왜 못나가? 그렇게 많은 돈 밀어 넣고>
<당했어요. 한국사람한테. 사기쳤다는 사람이 글쎄 백성 구제한다는 목사래요. 살쾡이처럼 돈만 확 채고는 달아나 뿌렸죠 뭘.>
<천벌맞을 시발눔의 새끼! 하느님 빙자해서 제 배를 채우고있네>
<하나님이 든 말든 그저 우릴 한국만 보내주면 되는데... 말 탄 놈도 서울 가고 소 탄 놈도 서울 간다는데 우린 왜 못나가죠?>
<너희들이 얼빠져 보여서 그런거지>
<아뇨. 울 아버지 하늘이 보증하는 성실한 사람이애요. 아마 역마살이 꼈나보죠. 우리집 뿐만 아닌데요. 우리 마을서 그렇게 사기 당한 집이 스무집도 넘어요.>
<그런 소리 나도 많이 들었다. 쯧쯧 그렇게 까먹은 돈이 얼마겠냐. 왜 그런다니 모두들? 널 망가뜨리고 날 부숴 뜨리고>
<우리 힘으론 평생 벌어도 못 갚을 큰 돈 이였어요. 그래서 모두 집 팔고 소 팔고...>
<저런!>
<하늘이 노래서 헤매다가 그래도 안되니 애들 버리고 관내로 피난 가고>
<저런!>
<빚 갚지 못해 과수나무에 목 매단 사람도 있어요. 울 앞집 회계네 집서>
<시발, 란리가 났구만 란리가>
<이제 우리 마을은 끝난 거애요. 하루아침에 쑥밭이 돼버렸죠.>
<처녀애들 몽땅 시내로 들와 뿌렸담서?>
<네. 쥐여 뿌린 기장씨앗이애요. 뿔뿔이 흩어져 버렸어요>
<너 처럼 말이지>
<그래요. 시내 와서 식당 복무원 하는 애들, 노래방 춤짝 하는 애들 그리구 한국으로 시집가는 애들... 우리 마을서 여자라곤 보기 힘들어요.>
<그래 숱해 빠진 농촌총각들 장개 못가 징징거린다 그러더라>
<우리 말서 여자라곤 벌 치는 집 딸애 하나 남았죠>
<건 왜?>
<어릴 적 철길서 놀다 기차에 치워 다리 하나 없는 애 얘요. 게다가 입술은 토끼입술이구>
<언청이였남?>
<네.>
<시발, 나 원>
<그런 애라도 잘 나가요. 올 음력설엔 잔치 까지 했는데요.>
<그런 애와 어떤 짝이 마주 섰냐? 신랑도 토끼입이였나?>
<아뇨. 대대서 민병 련장까지 하던 총각. 일등 총각인데요>
<그런 애가 왜? 귀신에게라도 들렸남?>
<삼대 장손인데 대가 끊어진다고 로할매가 락루를 해서 그랬대요. 우리 동네서 꼭 10년만에 해본 잔치였어요.>
<너도 갔댔냐?>
<예. 넘 오랜만에 하는 잔치라 떡 칠 구유와 메를 찾지 못해 시내 가서 기계에 친 떡을 가져다 잔치를 했어요.>
<시발, 아무리 대를 잇는대도 어떻게 싫은 서방을 하냐?>
<그만함 꽃이죠. 우리 말서 장가 못 간 남자애들 득실거려요. 우리 동네뿐 아니라 아래 말 윗 말 다 그래요. 그러니 별수 있나요?>
<너 같이 여자라고 생겨먹은 년들은 다 시내로 흘러나오고 외국으로 빠져 나가니 그렇지>
<자, 돌아 누우세요. 등을 밟자요>
<너 그래 어쩔 타산이냐?>
<몰라요 나도.>
<그러면 돼? 사람팔자 음지만 있는 것 아니라 양지도 있다는데. 참고 견디 노라면 해빛 들 날 있겠지. >
<글쎄요>
<글쎄라니? 어떤 행동이 있어야지. 매화도 한철 국화도 한철. 이라는데... 좋은 사람 만나 시집도 가고 아이도 낳고 그래 야지.>
<글쎄요.>
<참 너들도 답답타.>
<빚군들이 찐드기처럼 달라 붙어도 별수 있나요? 거꾸로 잡고 털어 봤자 비듬뿐인데. 아버진 빚군들에게 릉지가 되도록 뚜드려 맞고 나서 엄마와 함께 관내로 피난 갔어요. 관내서 어느 한국 합자기업에 들어갔다나요. 엄마는 짠지장사 하구요. 그렇게 번 돈을 부쳐오면 우리가 생활비로 조금 남기고 나머지는 몽땅 빚으로 처넣고 그랬어요.>
<그렇게 벌어 산더미 같은 빚을 언제 다 갚을고. 언 발에 오줌싸기지>
<... 집에는 할머니와 나만이 남았어요. 처음엔 대들보가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 차츰 할머니와 함께 하는데 습관이 되더군요.>
<할매라도 남아있어 다행이고나 네겐>
<할머닌 늘 혼자서 천수경을 외우곤 하셨어요. 부모님 소식이 끊기거나 빚군들이 찾아 왔다간 뒤면... 열심히 외우면 모든 일이 잘 될 거라 하던데요. 그래서 나도 이젠 외워 낼만해요. 가끔가다 힘들 땐 입속말로 외우군 하지요.>
<그래서 너 안마 할 때마다 자꾸 입속말로 흥얼대고 그랬구나>
<할머닌 지금 뭘 하고 계시는지? 앓고 있지나 않은지? 할머니 생각 날때면 나도 천수경 외워요. 외면 그런대로 맘이 편해요. 나 지금 욀 테니 들어 봐요.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오방내외안위제신진언(五方內外安危諸神眞言)
나무 사만다 못다남 옴 오로도로 지미 사바하
개경계(開經揭)
무상심심미묘법(無常心心味妙法)
백천만겁난조우(百千萬劫難遭遇)...>

<됐다 고만해라. 천수경 왼다고 일이 풀리겠냐.>
<아저씨->
<아흐흑- 왜? 왜 그러냐?>
<쉬세요?>
<네가 하품 나는 얘기만 하니 잠이 올수 밖에>
<나 남자 소개 해 줄래요?>
<... >
<한국남자>
<... >
<아무래도 한국 나가 야죠. 여기서 맨날 이런 구질구질한 일 하기보담은 그래도 나가는게 좋아요. 이런 일 한다고 사람마다 우릴 쉰 개떡 취급한다구요. 나 이제 이 일 멀미나요. 손님들 접할때마다 솜털이 곤두서는것 같애요 지겨워요.>
<... >
<아저씨- 쉬세요? 네? 또 쉬여요?>
<드르렁! 드르렁!>
<호- >

 

 

방송국 스튜디오-

아나운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주말마다 여러분과 만나는 <대화>프로 시간입니다.
        오늘은 민족문제연구실에서 우리 중국조선족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연구에 주력하고 계시는 박사님 한분을 모시고 <우리의 정체성과 향후의 진로>라는 테마를 가지고 대담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열선 전화가 열려 있으니 시청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랍니다.
       자 그럼 박사님을 이 자리에 모시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사님!

박사: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아나운서: 지난 한 세기는 중국조선족에게 있어서 실로 자랑찬 한세기, 빛나는 한세기 였습니다. 하다면 세기교차의 시점에서 새롭게 다가온 한세기 21세기에 우리 민족은 세인앞에 어떤 양상을 펼쳐 보일것인가? 이는 당면 우리 조선족사회의 커다란 관심사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많은 우리의 지성인들이 이 문제를 에워싸고 폭넓은 사색과 깊이 있는 연구를 해왔습니다. 실제적인 연구를 해오신 박사님께서도 이면에서 내놓을 고안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면 우선 우리 조선족 군체의 형성과정으로부터 이야기해 주십시요.

박사: 네. 우리 조선족 사회에 대한 평가와 그 향후의 진로에 대해 우리 민족이고 보면 저저마다 심려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민족은 이민, 정착, 형성, 발전의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장장 100여년의 시간을 경유하게 되였습니다.
이 과정은 우리에게 있어서 엄청난 시련의 극복과정 이였습니다. 이주현장에서 우리는 청나라 봉건통치계급, 군벌정권, 일본제국주의의 착취와 유린을 겪으면서 피눈물나는 노력으로 황무지를 개간하고 목숨을 바쳐 반일, 반봉건투쟁에 가입하였고 때문에 중국의 성립과 더불어 중국 민족공동체의 당당한 일원으로 인정받게 되였습니다. 또한 해방후 50년 력사를 통해 우리 민족은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룩하였지요. 이는 사실이 증명해 주고 있는 거지요. 

아나운서: 허나 개혁개방정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진부했던 관념을 타파함과 아울러 우리 중국선족사회는 미증유의 충격을 받게 되였습니다. 그런 변혁의 와중에 불협화음(不協和音)도 뚜렷이 들리게 되는군요.

박사: 네. 산업화와 도시화라는 발달국가들이 일전에 겪어온 보편적인 과정을 우리는 지금 겪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산업화 초기에 처해 있습니다. 아직은 발전도상의 나라이므로 가난에서 벗어나려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거죠.
따라서 이 와중에 파생되는 부면현상도 크게 눈에 안겨 오는 겁니다. 도시화의 물결, 출국바람에 의해 농촌을 중심으로 하던 우리 조선족공동체는 급속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10여년전 부터 우리의 농촌인구는 해마다 5프로의 속도로 감소되여 왔는바 동북에서 이미 20여만명이 산해관이남의 도시로 나가 버렸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녀성들이 도시로 나가고  섭외혼인으로 외국에 나가는 류실때문에 총각들이 결혼할수 없는 악상황이 초래 되여 결과 농촌의 인구가 줄어들고 따라서 경작지가 묵어나고 학교가 페교되고 있습니다.
보다싶이 우리는 지금  제2차 실향의 시대라는 무거운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제1차 실향의 시대는 우리의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에 있었지요. 그때는 일제의 등살에 견디지 못하여 살길을 찾아 고향을 등지고 이국 타향까지 왔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2세, 3세가 겪는 실향에는 어떤 합리적인 해석을 붙일수 있을가요?
어느 한 학자는 고향을 떠나는데서 현대문명이 시작된다는 주장을 펼친적 있습니다. 거시적인 시각에서 볼 때 이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현대문명의 부름에 응하여 고향을 탈출한 것이 한 집단의 문화조락을 초래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아닐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민족교육상황의 삭막함이 그 조락을 보여주는 실증입니다. 교육의 실종은 종당에 문화의 소실로 이어지는것입니다.
조그마한 빌미만 있어도 사람들은 도회로, 국외로 머리를 두고 고향을 떠납니다. 이로써 밀항, 위장결혼 같은 불장난이 례상사로 일어나는거죠.
동양전통문화에 물젖어 온 우리들은 고향의식이 굳어질대로 굳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들에게서 고향을 떠나는것처럼 슬픈 일이 없습니다. 그것은 정든 땅과 함께 정든 목소리, 정든 웃음들을 잃어버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인정을 인생의 전부처럼 믿고 살아온 소박한 우리들에겐 땅을 떠난다는 것은 인생자체를 잃어버린다는것과 다름이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의 로무진출상황을 꼼꼼히 검토해 보면 어딘가 편향이 있음을 보아낼수 있어요. 그 대표적인 실례가 바로 한국 인력시장 진출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다보니 국내진출에 대한 주의력이 부족하였다는 점입니다. 사실 세계서 가장 큰 로무시장은 바로 중국에 있는것입니다. 건축공사장에서 일하는 건축공과 실내 장식공, 식당과 대형슈퍼, 백화점, 3자기업의 종업원, 가정부... 돈벌이 업종이 맣고도 맣지요.
통계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이미 2억이 이러한 제2, 제3산업에로 이전하였는데 장차 1억 8000만이 계속 이런 이전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실로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지요.

그런데 우리는 왜 이렇듯 엄청난 신변의 로무시장은 외면하고 어렵고 모험이 뒤따르는 한국나들이에만 열성을 올려왔을가요? 우리의 의식에서 그 뿌리를 찾아보아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벌어보려는 인내심이 부족하고 대신 쉽게 단숨에 떼돈만 벌어보려는 허황하고 팽창된 욕망을 랭철하게 반성해보아야 할것입니다. 국내 로무시장으로 진출하는데는 사증발급 등 까다로운 수속도 필요없고 큰 투자도 필요없으며 또 큰 모험도 없습니다. 여기서 수요되는 것은 오직 하나 즉 능력입니다.

상당수의 조선족  로력들은 한국로무길이 막히거나 연해도시의 한국인 회사만 떠나면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합니다. 바로 능력문제입니다. 언어와 식견과 표달능력이 안되고 일을 해제끼는 능력이 안되고 이를 악물고 고생하는 정신이 안되지요. 그들의 우세란 고작 한국어뿐이니 계속 한국로무나 한국기업이라는 테두리속에서 맴돌기 마련이지요.

오늘의 로무시장은 경쟁이 날로 가심화되고 있습니다. 뚝힘만 파는 단순한 렴가
로동력은 필연코 경쟁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우리는 우선 자신의 의식과 사고방식을 점검해 보면고 자신의 자질을 한층 높여야 합니다. 그래야 너넓은 국내국외의 로무시장에서 더 넓은 출로를 개척해 나갈수 있을 것입니다.


아나운서: 이 몇년간 줄곧 열점화제를 빚고 있는 출국붐에 대해서 박사님은 어떻게 보시는 지요?

박사: 랭전시대의 종식(終熄)과 더불어 주변나라들과의 관계의 개선으로 우리는 전보다 국외에 갈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되였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다 싶이 우리는 아직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행정에 있습니다. 가난하기에 부에 대한 애착이 더 깊습니다. 이는 리해할만한 일입니다.

본토에서의 수입의 몇배, 재간없이도 품팔이로 얼마든지 돈을 벌수 있다는 그 <<여건>>에 부자의 꿈이 현실로 될 가능성이 주어졌습니다. 그러자 모두 그 유혹의 블랙홀(黑洞에) 빠져 든 것입니다. 출국을 위해 계산도 없이 3푼, 5푼 리자를 맡아 가지고 나섭니다. <<신에 맞춰 발을 깎는 거지요.>> 그렇게 나섰다가 한국사기군의 가짜 려권에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일엽편주에 운명을 걸고 밀입국을 시도하다가 들통이 나 <<게도 구럭도 다 잃은 신세>>가 되기도 합니다.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겁니다. 이러한 오도된 출국열조가 전염병처럼 우리 민족사회에 만연되여 질서가 파괴되고 온갖 비리가 생출되고 있습니다.
60년대, 70년대에 한국 사람들에게도 우리와 꼭같은 환상이 있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이였지요. 끝없이 미국행을 꿈꾸었던것입니다. 전쟁이 끝나고 먹을 것이 없던 시절, 먹는 것만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농촌에서는 도시로 모여들었고 외국으로 나갔습니다. 이제 국민소득 1만딸라를 이루어 <<한강의 기적>>을 창조해 온 오늘날 한국인들은 이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한국사람들이 가난과 굶주림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60년대 경제화를 답습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어제가 보여주다 싶이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는 왜 돈을 벌며 누구를 위해 돈을 버는가의 문제입니다. 물질적인 부를 얻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가족과 가정의 희생 위에서라면 과연 코리안 드림은 의미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아나운서: 잠간만요. 박사님! 여기 시청자로부터 열선전화 한통이 걸려 왔습니다. 받아 보시죠.

시청자: 박사님임둥? 수고하꾸마.
        난 농촌에서 소궁둥이나 두드리던 순 농사꾼이꾸마. 이태전에 남들이 하는대루 나두 어선 타고 돈 좀 벌어 볼까해서 로무수속 넣었다가 가짜 송출회사한테 사기 당했으꾸마. 5만소시나 당했단 말임당.
        그게 다 5푼 변리로 맡은건데... 지금 정말 물 방법이 없으꾸마. 빚군은 맬 죽인다 살린다지 한국은 나갈 뱅법이 없지... 정말 살 생각이 없슴다.
        우린 어쩌문 좋슴둥? 예??

아나운서: 네. 또 한번 듣게 되는 딱한 사연이구만요.
    
박사: 모두가 아시다싶이 근년래 대량의 중국조선족공민들이 몰지각한 한국인들에게 거액을 사기 당했습니다.
     이 침통한 교훈은 가치판단의 혼돈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첫단추를 잘못 끼운거와 같지요. 그러니 따라서 문제가 속출하는 겁니다.
    이를 우리는 금전만능, 극단적 리기주의 풍조의 필연적인 결과로 봐야 할 것입니다. 
   

국외에서 로동력이 부족해 외국인력이 수요되는 이상, 인력송출이 우리 조선족의 일대 산업으로 자리를 굳힌 이상, 외국과 우리사이에 엄청난 소득격차가 유지되는 이상 그 유혹은 계속 될 것 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가장 큰 희망사항이라면 정부가 나서서 더 성숙된 정책화 , 제도화로 로무송출문제를 완전히 오픈 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초미(焦眉)의 문제는 돈에 대한 집착에 따르는 정신적 피해를 줄이고 나중에는 정신적 가난뱅이로 전락하는 비극을 두절하자는 것입니다. 이에 뒤따르는 것이 바로 우리의 자아확립과 주체성확립이지요.
주지하다싶이 우리 민족은 강을 건너 온 천입민족 입니다.
하기에 보따리족의 의민의식은 소실되지 않고 있습니다. 민족정책의 혜택으로 주인대접을 받으면서도 심저(心底)에는 과객심리가 무시로 작용하군 하는 것입니다.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오고 날아가고 하는 하루살이 심리가 말이죠.
이러한 이민의식은 중국조선족 사회가 정치 경제 문화 제 분야에서 새롭게 발전하는데 큰 장애 인소로 되고 있습니다. 이민의식과 정착의식의 이중성에서 우왕좌왕하고 잇는 오늘의 우리 민족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까지 망향가만 부르고 있겠습니까? 언제까지 한국품팔이에 명줄을 달고 있겠습니까? 출국꿈의 부작용은 자기꿈을 잃는다는 데서 깊이 찾을수 있는 것입니다. 남에게 운명을 기탁한다는것은 바로 자기를 잃는다는 것입니다.


아나운서: 그러면 우리는 어떤 자신의 이미지를 창출해 내야 할가요?

박사: 네 좋은 물음입니다.
      <<길 잃은자 소나무 세 그루 사이에서 헤맨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좌표를 설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어 하는 말이지요.
우리의 삶의 터전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근대사 이후를 봐도 농장지 개척, 항일투쟁, 해방투쟁, 사회주의 혁명과 건설을 거쳐 우리는 자기의 눈물겨운 희생과 노력으로 자신의 지위를 인정받고 민족자치구역을 만들고 민족공동체를 영위하여 왔습니다. 이를 쉽게 버린다는 것은 제 눈을 제 손가락으로 찌르는 것이라 말할수 있지요.
우리는 어디까지 왔으며 어데로 가야하는가?
자아확인과 주체성확립의 재정립이 필요한 오늘입니다. 이러한 재 확립으로 새로운 차원에로 자신을 이끌어야 합니다.
미국 <<윌스트리트 져녈>>이 예측 보도한데 의하면 이제 10여년후면 중국의 국민총생산액은 한국이나 일본을 초월하고 미국을 따라 갈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단지 너무나 락관적인 예측만이 아닙니다. 지금의 템포로도 알수 있다싶이 이제 얼마 안 되여 중국의 경제는 일취월장할 것입니다. 그때의 우리가 살고 있을 이 땅의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요. 우리 주변이 점차 고소득으로 발전해 외국품팔이가 격에 맞지 않을때 그제야 이곳에 돌아와 뭔가 이룩할려 든다면 남의 꽁무늬를 따르는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겁니다. 이제 10년 20년후의 밝은 전망, 이 앞날을 위해서도 우리는 지금을 허타이 버릴수 없는 것입니다.
뜀틀을 넘기 위해 준비하는 선수 같은 벼린 자세가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입니다.

아나운서: 네. 지금까지 우리는 민족문제 연구소에서 우리 조선족문제 연구에 주력하고 게시는 박사님을 모시고 우리 민족의 정체성확립과 향후 나아갈 길에 대한 진지한 담론을 나누어 봤습니다. 박사님이 피력하시다 싶이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우리 민족의 총명과 슬기를 되살리며 목전의 진통을 이겨내고 세인 앞에 뿌듯이 나설 그날의 밝은 조선족의 군체형상을 기대해 보면서 오늘 <대화>프로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좋은 말씀 주신 박사님 감사합니다.  


            

강 가 -

<<두만강 푸른물에 노젓는 배사공
  흘러간 그 옛날의 내님을 싣고
  떠나던 그 배는 어데로 갔소...
아, 이 강이 바로 그 유명한 두만강이군요.>>
<<저, 미안하지만 그 빈 약수병을 쓰레기통에 버려 주세요>>
<<아무렴요. 저 한마디 물읍시다. 저 강 건너가 남양시지요>>
<<네 조선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시입니다.>>
<<네에. 노래말에서 알았던 두만강을 지척에서 보니 참 감회를 이루다 말할수 없군요.>>
<<네. 그래서 찾아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수고들 하시네요. 선생님! 애들을 데리고 강변 청소를 하고 있군요>>
<<네. <우리의 강을 우리 손으로 가꾸자>는 과외주제활동으로 두만강변의 쓰레기를 주어 내고 있습니다. 오늘이 바로 세계환경일이니깐요>>
<<아, 맞아요. 오늘이 환경일이였군요. 좋은 일들을 하고 계십니다.>>
<<손님은 이곳으로 유람 오신 모양이죠.>>
<<네. 중국 옌벤에 오면 꼭 가 봐야하고 우선 가봐야 할 산과 강이 있다 하더군요. 백두산과 두만강이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겨레의 얼이 깃든 산과 강이라고 말하고들 있죠>>
<<저도 쓰레기 함께 주을 가요. 동참하는 의미에서. 시럽쟁이라 생각지 마시고>>
<<네 함께 합시다.>>
<<강에 깃든 전설이며 강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애들은 알고 있습니까?>>
<<네. 원체는 모르는 아이들이 많았었는데 <민족의 얼 살리기>주제모임같은걸 자주 열고 해서 익숙합니다.>>
<<그럼 저 학생분. 네. 저기 청바지입은 학생 네. 두만강의 지리상황에 대해 알고 있나요.>>
<<아는데요.>>
<<그럼 어디 한번 말해봐요. 한번 가이드 한다 생각하고>>
<<네. 두만강은 장백산 무두봉 동북쪽에서 발원합니다. 발원지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동해까지의 길이는 5백... 5백47.8키로 입니다.>>
<<잘하네.>>
<<헤헤... 주제활동때 죽어라고 외워 둔겁니다.>>
<<두만강은 천지 물속에 사는 룡왕의 셋째아들이 틔운 물곬이라 그럽니다. 맏이와 둘째가 틔운 물곬은 송화강과 압록강이였구요. 셋째는 다른 형제와는 달리 숨은 물곬을 틔웠는데 천지에서 도망하여 물곬을 만들었기에 도망강이라 불려 지다 지금의 두만강으로 됐다고 합니다...>>
<<재밌는 전설이네요.>>
<<네. 재밌는 전설이며 일화들이 많지요. 애들에겐 전설같은 것이 더 잘 먹혀 드나 봅니다.>>
<<두만강의 어원은 대체 무었이였던가요?>>
<<네. 도망강은 전설에서 나온 얘기구요. 실제 그 이름은 만족어에서 따온 겁니다. 력사기재에 분명 적혀 있지요. 중국 수나라 시기에는 <퉈먼>으로 금나라시기에는 <퉁면>으로 청나라 시기에는 <투먼>으로 불려 졌지요. 이런 명칭들은 비록 글자는 다르지만 음은 비슷해요. 만족어의 음전이였지요. 그 뜻은 <만갈래의 강이 모여든다>는 뜻이라 그럽니다.>>
<<아. 네에- 오늘 실로 많은걸 배우네요>>
<<그런데 이렇게 범상치 않은 강이 날이 갈수록 오염이 심합니다. >>
<<여러분의 애환이 깃든 강이니 만큼 사금이 아끼듯 소중히 여겨야 할건데.>>
<<그런데 보세요. 옛날에 노래했던 푸른 물이 이젠 빛갈을 잃어가고 있지요. 세멘트공장의 오수가 흘러들고 유람객들이 버린 일회용 용품,주민들이 함부로 내버린 생활 쓰레기들로 강이 오염되고 있는거죠. 참 문제입니다. >>
<<환경공해는 지금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요.>>
<<환경공해가 이제 의식의 공해로 까지 확산 되여 우리민족의 깨끗한 얼의 바탕이 더렵혀 지고 있지않나 우려되는겁니다. 오늘 활동의 주제로 나온 말입니다. 우리 민족의 력사를 견증해 온 강이니만큼 그만큼 애착이 가야 할텐데요. 사소한 행위 같지만 그 사랑의 몸짓 하나하나가 우리 민족의 맥을 잇고 살리는 기본이 아니겠습니까.>>
<<동감입니다. 이제 여러분들 애쓴 보람이 보여 지겠죠.>>
<<네! 두만강은 오늘도 래일도 변함없이 흐를겁니다.>>
<<이거 오늘 저도 학생이 되여 주제모임을 함께 한 기분이네요.>>
<<동참해 주셔 고맙습니다.>>
<<저 사진 한장 찍어도 될가요. 기념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네. 저 아이들과 함께 찍읍시다.>>
<<주의- 그럼 찍습니다. 김치- 하면서 웃으세요>>
<<자! 그럼 우리 함께 활짝 웃읍시다!>>

 

×  ×  ×  ×  ×  ×  ×  ×  ×  ×  ×  ×  ×  ×  ×  ×

우문: 우리는 누구입니까?

현답: 구름이 너더냐? 산이 너더냐? 빗줄기가 너더냐? 그것들이 너더냐?

우문: 우리는 누구입니까?

현답: 나는 누구더냐? 내 안에 있는 너가 나더냐? 이 소리를 듣는 너가 나더냐?

우문: 우리는 누구입니까?

현답: 계속 정진해라. 갈 길이 멀고나

... ... ...  ♡
 

 "장백산" 1998년 5월호

 

김혁 문학블로그: http://blog.naver.com/khk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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