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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리:가족과 정체성에로의 강박
2014년 12월 14일 10시 20분  조회:2297  추천:11  작성자: 김혁
 

내가 소장한 유미리의 "가족 시네마" 중국판 표지

민족서점 곁 '장우 고서점'에서  좀 오래되여 가위가 나달나달한 유미리의 '가족 시네마'를 샀다 
'가족 시네마'는 중문으로 언녕 갖추었으나 우리말 판본이기에 다시 사들었다.
1997년 판본이니 낡을법도 했다. 그래도 여느 신간 못잖게 마음이 "므흣"하다.

일본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작품.
뿔뿔이 흩어져 살던 가족이 영화 촬영을 계기로 수년 만에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건조하고
우울한 리듬으로 풀어내면서 가족구성원들의 단절된 소통에 대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있다.

동명으로 각색된 영화에는 뜻밖에도 역시 내가 좋아하는 재일교포 작가인 양석일()이 출연한다.
유미리의 동생 유애리도 나온다.

유미리

유미리,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다.
같은 재외동포라는 타이틀을 띈 작가로서 그의 작품 속에는 재외라는 굴레에 운명적으로 매인 배달의 피를 가진자들의 동질성이 보인다.

사적인 치부를 조명이 찬란한 무대 전면에 드러내놓은듯한 문체, 그 부분이 꺼림칙하면서도 다 읽고나면 그 용기에 존경스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무엇보다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필봉의 권한을 쥔 작가가 자신을 조금이라도 합리화시키거나 미화시키지 않고 나약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점이 좋았다.
인간 실존의 가장 깊은 뿌리가 무언지 유미리는 몸으로 부딪히며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그리고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역시 천생 작가였어! 하는 감탄과 함께 작품 곳곳에서 작가의 풍부하고 예민한 감수성을 습윤하게 느낄수 있었다. 
“지옥에 떨어졌다고해도 정확히 그걸 써내고 알뜰하게 뒤수습을 하는 유미리는 대단한 작가"라고 일본문단은 그에 대해 평하고 있다.

불우했던 어린시절을 자양분삼아 랭정한 시선으로 삶의 부분을 극도로 솔직하게 드러내보이는 것이 유미리 소설의 특징이다 .

재일교포 2세로 태여난 유미리는 집단 따돌림과 부모의 학대와 폭력속에 자랐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불화로 실어증, 부모와의 별거, 자살기도, 퇴학 등으로 힘들고 비정상적인 어린시절을 보냈던 유미리는 학교에 다니면서 특별한 문학수업을 받은적이 한번도 없었다.
가벼운 자폐증을 보일 정도로 온통 동물 기르기, 책 읽기 등 혼자 하는 취미에만 빠져 있었던 그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도록 구구단조차 잘 외우지 못했다.
퇴학후 집에서 2년여 동안 칩거하면서 동서양의 고전 읽기에 빠졌으며 그렇게 쌓은 문학수양으로 어느날인가 필을 들었다.

1997년”가족시네마”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일생 혼자이고 싶으며 소설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해왔으나 2000년 미혼모로 아들을 낳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작가들의 작품을 읽다보면 저도모르게 유미리의 존재감을 떠올리게 된다.
동포2세, 녀류작가라는 딱지를 떼놓고 일본 본토작가들속에 나란히 세워놓고 보아도 그의 작품은 분명 대단한 작품임이 틀림없다.

그의 소설은 일본사회와 충돌하고 교류하여 형성된 정서로 씌이긴하지만 일본의 다른 작가들과 농도와 줄기가 많이 다르다.
그의 작품에서는 일본소설에서는 좀체 볼수없는 가족에 대한 강박, 민족적인 정체성이 끝없이 로출되고 있다.
때문에 그의 작품이 역시 재중국 소수민족의 일원인 우리에게서도 정서와 공감을 얻어내는것이 아닌가 싶다.

김혁 문학블로그: http://blog.naver.com/khk6699 

"가족시네마" DVD


 
雪が降る(눈이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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