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e 블로그홈 | 로그인
김혁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문학 -> 발표된 작품 -> 칼럼

나의카테고리 : 칼럼니스트

창피함에 대하여
2017년 05월 31일 09시 00분  조회:1657  추천:13  작성자: 김혁


. 미니칼럼 .

창피함에 대하여

김혁

  단오에 대해 검색하다가 굴원이 떴고 굴원의 생을 따라가다가 “창피”하다는 낱말의 어원을 알게 되였다.

  창피(猖披)에서 창(猖)은 옷을 입고 마무리를 하지 않은 듯 흐트러져 있다는 뜻, 또는 미쳐 날뛴다는 뜻이다. 피(披)는 손으로 옷을 풀어헤치는 모양의 글꼴이다, 

  창피라는 말은 전국시대 초나라의 시인 굴원의 대표시 “리소(離騷)”에서 나온다.
  중국 력사상 폭군을 들자면 하나라 걸왕과 은나라 주왕이 꼽히는데 폭정을 일삼다가 나라를 망치고 궁궐에서 급히 도망쳐나가는 그들의 꼴에  대해 굴원은 이렇게 읊는다.

  “어찌 걸과 주는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허둥대면서 군색한 걸음으로 달아날 지름길만 찾는가(何桀紂之猖披兮 夫唯捷徑以窘步)”

  여기서 "창피”(猖披)라는 말이 나온다. 이렇게 “창피”는 본래 옷매무새가 란잡한 모습을 가리키는 말, 옷이 풀어져 흐트러지면 남 보기에 부끄럽기 마련이다.

  여기까지 쓰고나니 또 한분의 시인이 떠른다.
  역시 부끄러움을 읊조렸던 윤동주 시인이다. "죽는 날 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라는 천고절창을 남긴 윤동주.
  윤동주는 그 암흑의 시대에 자신의 무가내한 모습을 부끄러워했고 부끄러움에 휘청인 필에서 나온 시들에서는 창피와 참회의 눈물이 슴배여 있다. 나약하지만 그 부끄러움에는 선하고 올곧은 마음이 깃들어 있다. 그 부끄러움이 오늘따라 시리도록 아름답다.
  부끄러움이 실종돼버린 요즘 세월, 새삼스레 “창피”의 옷깃을 여미여 본다.

2017년 5월 30일 단오.


 ☞ 김혁 문학블로그: http://blog.naver.com/khk6699


 

파일 [ 4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3 SNS의 “꽃”, 디카시 2020-09-21 2 755
82 지천명(知天命)의 자치주 2020-09-08 11 943
81 한 농예인의 동상 2020-08-01 12 1079
80 바람을 가르는 붓 2020-03-09 30 1555
79 윤동주를 기리는 사람들 2019-12-30 26 994
78 신(新) 매체시대 새로운 문학을 위한 테제 2019-02-28 29 1095
77 김혁소설가와 그의 위안부소재의 장편소설 “춘자의 남경” 2019-02-12 16 1219
76 “백세” 김학철 2018-12-10 13 1650
75 신(新) 매체시대 새로운 문학을 위한 테제 2018-09-14 20 1216
74 동주를 위한 3개의 공책(空册)- 3 2017-11-22 13 1684
73 동주를 위한 3개의 공책(空册)- 2 2017-11-21 20 1691
72 동주를 위한 3개의 공책(空册)-1 2017-11-12 15 1374
71 필끝에 건곤乾坤세상 있나니(련재1) 2017-08-03 14 1595
70 죽음의배- "페스카마"호 2017-06-13 17 2120
69 창피함에 대하여 2017-05-31 13 1657
68 꼬마 축구팬의 눈물 2017-04-21 15 1687
67 필끝에 건곤(乾坤)세상 있나니 2017-02-28 17 1742
66 우리의 이야기를 여러 어종(語種)으로 세상에 들려주자 2017-02-10 15 1909
65 로신의 어깨 2016-09-13 17 2290
64 즐거운 축구 패러디 2016-09-13 13 2535
63 꿈과 사다리 2016-06-29 10 2330
62 청산을 에돌아 “두만강”은 흐르고 2016-06-18 10 2417
61 소울메이트 2016-06-18 14 2244
60 구순(九旬)의 박물관 2016-05-29 11 2375
59 리얼리즘과 문학비 2016-05-04 17 2013
58 “백세” 김학철 2016-04-23 30 2530
57 난 로봇이다 2015-09-14 11 2929
56 피서(避暑)의 방식 2015-08-19 13 2747
55 영화"암살"의 녀주인공과 "간도참변" 2015-08-18 16 4809
54 어느 화백의 실크로드 2015-07-30 18 2924
53 무자비(無字碑) 2015-07-13 13 3562
52 요절 문인 2015-07-07 16 3131
51 전범기(戰犯旗) 펄럭... 2015-06-30 13 4523
50 소금 이야기 2015-06-16 12 2916
49 12 초 2015-06-04 22 5307
48 북간도의 큰 스님 2015-05-26 14 3694
47 "언브로큰" 그리고 윤동주 2015-05-07 22 4480
46 지하철에서 읽은 모디아노 2015-04-29 12 2895
45 황제의 수라상 2015-03-30 12 4801
44 봄 우뢰 2015-03-16 11 3761
‹처음  이전 1 2 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