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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학의 가능태(可能态)와 진경을 보여주는작업
2019년 06월 26일 17시 46분  조회:719  추천:7  작성자: 김혁

우리 문학의 가능태(可能态)와 진경을 보여주는작업
 
김혁 (소설가,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글 짓는 사람으로서 매양 우리 작가들의 호흡과 진미(真味)가 서려있는 신간을 받아볼때마다 은근한 희열로 팽만해 오르는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더우기 그 것이 여러 작가들의 작품집이요, 작가인생의 정점이라 할 문학상수상작 모음집이라 할때 그 기쁨은 또한 가배로 되는 것이겠지요. 
 
《길림신문》은 우리 조선족사회에서 문화와 기업지간의 끈끈한 뉴대의 전범을 보여준 통화청산그룹 리청산 리사장의 협력으로 “두만강”문학상을 설립, 시상했고 오늘 또한 그 5년간의 성과물로 “두만강”문학상수상작품집을 펴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전국을 무대로 그리고 해외 조선족작가들도 적극 동참하여 기성작가와 신세대가 어우러져 투고된 우리 말 작품 수백여 편에서 소설, 시, 수필, 평론 등 쟝르들을 전방위적으로 정선해100여편에 달하는 정품으로 책자를 묶어 냈다고 하니 그 알쭌한 선정에 대한 기대로 설레이는 마음입니다. 
 
저는 제1회 수상자이자 평심위원의 한 사람이기에 금번 작품집에 오른 작품들에 대해 다량 읽어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주지하다싶이 “두만강 문학상”은 길지 않은 년륜에도 불구하고 우리 문학계의 영향력있는 문학상으로 자리매김하였으며, 그 동안에 우리 작가들이 펴낸 수상작 또한 우리시대의 삶과 정신을 결집해 낸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상의 위의(威儀)를 정착시키기 위해 로고를 바친 “길림신문”과 통화청산그룹이 이룬 결실에 작가의 일원으로 커다란 경의를 표합니다.
 
현하 조선족공동체는 변혁기의 소용돌이 속에 몸부림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부침 속에 문인 자신이 사회적 소명자임을 똑바로 인식할 때 문학은 빛을 발하고 생명력으로  넘칠 것입니다. 문인들은 진통을 겪고 있는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필을 들어야 하며 문단뿐 아니라 온 사회가 그 일을 위해 힘을 합쳐 나가야 할 시점입니다
이러한 행위들을 통해 민족의 정서적 교감과 비전을 재다시 고양하고, 그러한 사유와 정신이 개개인의 삶 속에 녹아들어 우리의 삶에 희망과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이 바로 오늘 우리 문학의 역할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영상매체와 온라인의 현란함 속에 읽는 것보다는 보는 것, 보는 것보다는 감각으로 느끼는 것을 더 선호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활자에 묶여 있는 문학은 점점 변방으로 밀려가는 형국에 처해있습니다. 
때문에 척박한 요즘의 출판풍토에서 책 한 권의 출간일지라도 의지와 용기로 이루어진 결과물일 것입니다. 
피폐한 문화풍토를 딛고 펴내는 이러한 한권 또 한권의 책자들의 출간과 그 책이 담은 메세지의 전파와 수용은 바로 부침과 리산의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의 아픔과 고민을 위무해 주고 지역과 세대를 하나로 이어주며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해주는 하나의 중요한 행위로 될 것입니다.
 
우리 문단에서 가끔 개운치 않은 뒤맛을 남기는 문학상이나 그에 기대여 나온 설익은 작품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쥐여뿌린 모래와 같이 흐트러져 독선과 상경으로 얼룩진 문단의 부박한 풍토에서 공동의 작품집을 내는 것만으로도 이즈음 우리 문단에 새로운 활력의 파장을 일으키는 일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작업들이 지금 우리의 문학이 어데까지 와 있는지를 인증하고 문단의 화합과 번영에 촉매물로 되리라는 소망과 믿음도 가져 봅니다.
이렇게 어렵게 나오는 책자들을 잡음이 끊이지 않는 우리 부끄러운 문학진영의 속좁음을 떨쳐내는 소중한 마음으로 펼쳐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앞으로 나올 작가와 작품들의 가능태(可能态)를 보여주는 그런 책이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난번의 “두만강”문학상 시상식에서 저는 조선중기의 성리학자인 이황의 시조 한 수로 청산그룹과 “두만강”문학상에 대해 은유해 읊은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역시 푸른 산과 푸른 강물이 나오는  황진이의 시 한귀절로 저의 수감록을 가름하고자 합니다. 
 
청산(青山)은 내 뜻이오, 록수(绿水)는 님의 정이니
  록수가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한낱 님을 향한 사랑의 일편단심을 보여준 시 같지만 작품은 대구의 형식을 통하여 산과 물,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을 표상하면서 “항존(恒存)”과 “불변성(不变)”을 읽어내고 그것을 충의정신과 련결시키고 있는 명구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이러한 변하지 않는 뜻과 자세로 우리 문학의 용용한 흐름의 한 진경(眞景)을 지켜나가고 이어나가기를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6월 20일 

- “두만강”문학상수상작품집 출판발행식에서 한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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