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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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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2009년 09월 24일 08시 43분  조회:1897  추천:55  작성자: 김혁

 

 

. 冥想 .


 
나 무

김 혁

 

 

 

나무로 룡마루를 이니 나무는 하늘이 되였고

나무로 바닥을 까니 나무는 땅이 되였다.

 

 나무로 국자를 파니 나무는 식욕이 되였고

나무로 침대를 짜니 나무는 번식이 되였다. 

 

 

 

 

 나무로 쟁기를 맞추니 나무는 로동이 되였고

나무로 의자를 만드니 나무는 휴식이 되였다.

 

 

 

 

 나무로 피리를 만드니 나무는 음악이 되였고

나무로 솟대를 만드니 나무는 주술이 되였다.

 

 

 

 

 나무로 함을 만드니 나무는 용납(容納)이 되였고

나무로 액자를 맞추니 나무는 추억이 되였다.

 

 

 

 

 나무로 자대를 끊으니 나무는 과학이 되였고

나무로 경당목(惊堂木)을 만드니 나무는 법률이 되였다.

 

 

 

 

 나무로 표식을 하니 나무는 향도(向导)가 되였고

나무로 책상을 만드니 나무는 배움이 되였다.

 

 

 

 

  나무로 울바자를 치니 나무는 거소가 되였고

나무로 문을 짜니 나무는 경계가 되였다.

 

 

 

 

  나무로 몽둥이를 삼으니 나무는 폭력이 되였고

나무로 표창을 깎으니 나무는 전쟁이 되였다.

 

 

 

 

  나무로 다리를 이으니 나무는 교류가 되였다고

나무로 배를 무으니 나무는 교통이 되였다.

 

 

  

 

나무로 송엽장을 삼으니 나무는 부상이 되였고

나무로 지팡이를 짚으니  나무는 로후가 되였다.

 

 

 

 

나무로 관을 짜니 나무는 안식이 되였고

나무로 비석을 세우니 나무는 기념이 되였다.

 

 

 

 

 나무로 목탁을 만드니 나무는 종교가 되였고

목탁을 두드리 니 나무는 전언()을 전한다

 

  나무아미 타불~ 나는 나()()이다.

  나무,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도 있다.

   

 

격월간 문학지 “도라지” 2009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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