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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가 쓴 詩- 3] 밤 차
2009년 12월 11일 13시 31분  조회:2682  추천:32  작성자: 김혁



 


.  詩 .

밤 차/김 혁

내게는 대중없이 타고싶은 밤차가 있다
성에 꽃 수놓은 창가에서 겨울의 구도를 해명하며
몽롱한 리듬에 실려 어디론가 가고싶은 밤차가 있다

낯모를 이쁜녀와 늙수그레한 할배와
따슨 화제로 언 마음 무마하며
어우러져 가고싶은 밤차가 있다

종착역에서
집 떠난 후조(候鳥)처럼 부리 붉게 울며
그려보는 밤차가 있다

낡은 고독과 헌 비애를 뒤로 뿌리며
풋풋한 인정의 그래프 그으며
창생(蒼生)의 순환곡(循環曲)처럼 오가며
타고픈 밤차가 있다


* 93년 "장백산 문학상" 수상작품

 


음악: 기차는 7시에 떠나네

파일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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