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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사회의 발전과 한반도통일(4)
Ⅳ. 중국조선족사회의 발전의 기본적인 방향
김강일
현재의 조선족사회는 다른 사회집단과는 달리 더욱 과중한 부담을 안고 있다. 기타의 사회집단은 동화 혹은 존속이라는 문제가 없거나 적기에 그에 따른 부담이 없이 경제적인 발전에 주력하면 된다. 하지만 조선족사회는 경제의 발전을 이룩해야 할 과제와 민족정체성을 지키고 그 집단의 존속을 이룩해야할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선족사회의 미래 발전은 경제적 발전과 민족의 존속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본문에서 증명한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조선족사회의 발전이라는 쌍향적인 이익구도는 다른 측면에서 조선족사회의 기본적인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즉 조선족사회의 존속과 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중국과 한반도간 교류에서의 중개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또 한반도와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이룩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두 개 측면의 문제만 논의하도록 한다.
그 하나는 어떠한 시각으로 조선족사회와 한반도간의 유대관계를 구축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중국의 개혁개방이후 조선족사회와 한반도간의 교류는 부단히 확장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교류에서 조선족사회는 선진적인 문화에로 신속히 접근하였으며 또 미래 발전에 필수적인 문화자원을 형성하였다. 하지만 조선족과 한국간 교류에서도 많은 심사숙고 해야 할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그 핵심적인 문제는 이러한 교류는 쌍방의 이익구도를 무시한채 단순한 혈연적인 유대관계의 틀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단순한 혈연적인 측면에서의 조선족사회와 한반도간 관계에 대한 설정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다는 점은 조선족사회와 한국간의 20여년간 교류에서 이미 증명되고 있다. 중국의 개혁개방으로 이루어진 동포간의 첫 상봉은 눈물로 얼룩졌었지만 부풀어 오른 기다감의 상실이 서로의 반목에로 이어졌던 그 광경을 우리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즉 단순한 혈연적인 유대관계를 기반으로한 교류는 경제형편의 차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모순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조선족과 한반도는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시기에로 진입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서로 상대에게 필요로 하는 새로운 관계를 구축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조선족사회의 경우, 한반도와의 관계를 더이상 단순한 혈연적인 측면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속과 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숙명적인 관계로 이해해야 하며 혈연적, 경제적 그리고 문화적인 차원에서의 전방위적인 유대관계를 구축하고 확장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반도와의 유대관계의 확장은 우리들이 조선민족으로서 중국 경내에서 존속할 수 있는 유일한 도경이라는 것을 명기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극단적인 민족주의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중국내의 다른민족들과의 원활하고 우호적인 관계 또한 조선족사회가 존속할 수 있는 조건이라는 측면에서 조선족과 한반도의 관계를 극단적인 민족주의적 차원에서 이해할 도리는 없다.
다른 하나는 어떠한 시각으로 중국과 한반도간 교류에서의 중개적인 전략적 위치를 확보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조선족사회는 한반도와 중국내륙을 이어줄 수 있는 지리적인 교차점에 처해 있다. 이러한 지리적인 위치는 조선족사회가 한반도와 중국내륙지역간 교류에서의 전략적인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인 가치는 조선족사회 미래 발전의 기반을 형성한다. 즉 조선족사회는 미래의 상당한 기간 자신의 위치를 중국내륙과 한반도간 관계속에 설정하고 그 중개지역으로서의 역할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을 꾀해야 할 것이다. 지금 조선족사회는 한반도의 문화와 중국문화의 융합으로 변연문화체계를 구축하였는데 그것은 한반도와 중국내륙간 교류에서의 위치를 설정할 수 있는 풍부한 문화자원이다. 앞으로 이러한 문화자원의 문화기능을 더욱 강화하여 지리적인 우세와 동반한 문화적인 우세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조선족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우세는 그것의 문화자원에 있다. 만일 조선족사회가 한반도문화와 중국문화의 융합을 이루지 못했다면 이토록 발빠른 개방자세를 이룰 수 없었을 것이며 별로 주목도 받지 못하는 변계문화체계로 전락했을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조선족문화체계의 가치를 더욱 깊게 이해하고 그것을 더욱 완벽한 변연문화체계로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화체계의 구축에 있어서 극단적인 민족주의는 배제되어야 한다. 어떤 학자들은 중국문화를 배우고 흡수하는 것을 조선족사회의 동화현상으로 지목하고 있는데 그것은 극단적인 민족주의적인 이해라고 볼 수 있다. 조선족사회 문화체계의 가치는 그것이 한반도문화 혹은 중국문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문화와 중국문화의 융합에 있다. 만일 우리들이 이러한 문화적인 가치를 깊이 인식한다면 향후 조선족사회 문화체계의 구축에서 균형을 잡은 한반도문화와 중국문화의 융합을 추구해야 할 것이며 한반도문화일변도 혹은 중국문화일변도 현상들을 배제해야 할 것이다. 더 언급해야 할 것은 조선족사회가 한반도와 중국내륙간 교류에서의 전략적인 위치를 확보하여면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고 그것을 성공시키는데 더욱 큰 기여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일 북한의 미개방상태가 지속적으로 조선족사회의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조선족사회는 그 개방도의 부족으로 발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없을 뿐더러 제반 사회의 해체라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거꾸로 북한의 개혁개방이 성공한다면 조선족사회는 그 발전에 필수적인 충분한 개방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따라서 중국 대동북아전략의 중요한 전략적인 기지로 등장할 수 있기에 한반도와 중국내륙간 교류에서의 중요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간략히 개관적으로 말하면 조선족사회의 미래 발전방향은 한반도와의 이익구도의 구축, 중국의 대동북아전략의 전략적인 기지에로 부상, 변연문화성격의 강화와 그 문화기능의 극대화이다.
Ⅴ. 맺는 말
한반도평화통일과 조선족사회 발전의 쌍향적인 이익구도의 이해는 우리들에게 조선족사회와 한반도간의 원활한 관계의 구축을 요청하고 있다.
한면으로 조선족사회는 자신의 존속과 발전을 위하여 한반도평화통일과 북한의 개혁개방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또 한반도와의 전방위적인 관계구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계의 구축을 전제로 조선족사회는 또한 중국의 대동북아전략의 실시에서의 중요한 위치를 확보해야 하며 동북3성의 경제진흥에도 상당한 기여를 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한면 한국도 한반도평화통일과 조선족사회 발전의 쌍향적인 이익구도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조선족사회를 재인식 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한국학자들의 조선족사회에 대한 연구에서 살펴 볼 수 있듯이 한국은 아직도 전략적인 시각에서 조선족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결여되어 있다. 이에 대해 임채완교수는 한국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우리정부는 중국조선족을 재외동포라는 혈연적 차원에 한정시켜서 바라볼 뿐 한반도의 통일과 중국조선족사회를 연계하여 고려하는 전략적인 시각이 결핍되어 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는 남북통일의 전략적인 차원에서 조선족사회를 포용하려는 시도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위에서 이미 지적한바와 같이 조선족사회를 단순한 혈연적인 유대관계가 있는 민족집단으로 본다면 그에 대한 정책은 많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예를들면 조선족이 한국에서 자신들의 피땀으로 번 돈도 한국이 조선족에게 선사한 혜택으로 여겨질 뿐 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사실 다른 시각으로는 조선족사회가 잘 살면 그 혜택이 북한 주민들에게도 갈 것이며 따라서 남북통일에도 유리하다는 판단도 가능한 것이기에 한국이 조선족들에게 준 혜택을 과대 평가할 도리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조선족이 한국을 돕고 있는 측면도 있다는 것을 시인해야 할 것이다. 즉 한반도의 통일과 조선족사회의 발전이라는 쌍향적인 이익구도로 조선족사회를 이해할 때야만이 한국의 조선족사회에 대한 전략적인 시각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본문은 한반도와 조선족사회는 서로를 포용할 수 있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는 식의 민족주의적인 이해의 한계를 지적하고 그들간의 이익구도의 구축으로 실질적인 관계의 기반을 형성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물론 한반도평화통일이 조선족사회에 줄 수 있는 영향은 지대하나 한반도의 평화통일과정에서 조선족사회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기에 우리의 논의 자체가 비대칭적이다. 하지만 한반도의 현상태에서 조선족사회처럼 한반도평화통일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포사회는 없으며, 그의 역할은 중국의 발전과 더불어 더욱 확장될 것이기에 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수적이다. 필자는 한반도통일과정에서 우리들의 역할이 극대화되고 또 한반도의 평화통일로 조선족사회의 존속과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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