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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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내가에서
2013년 06월 18일 08시 46분  조회:1153  추천:5  작성자: 김학송

고향의 내가에서
 

짝바지친구들이 둥그러졌다

돌쫑개 버들치 미꾸라지

낡은 남비에 회포를 끓이며

지는 해가 아쉽도록

풀어내는 이야기 꼭지마다 실실이

정한의 실타래가 감기여있다

 

더러는 먼저 떠나고

남은 사람들이

주섬주섬 먼저 떠난 이들의 몫까지

서녘노을에

질긴 추억을 데쳐

나눠먹고 돌아선다.

 

목이버섯

 

소리가 그리운 날이면

먼 하늘에 별이 돋듯

연해연송 귀가 돋는다

 

촉촉한 소식에

마음마저 피여나

소문처럼 무성하게

일어서는 귀들

 

나무의 귀를 삼킨만큼

귀가 나긋해진 나그네는

세월의 소음에 어두워진 귀를

맑은 구름에 헹구고있다

 

사람은 갔지만

-송아지친구 김광호를 보내며

 

봄은 오는데

너는 가는구나

 

물처럼 담담히 흐르던 사람

흙처럼 넉넉히 가슴 열던 사람

 

6학년 3반 문설주에

이름표 하나 걸어놓고

 

땀이 불타는 산기슭에

가난의 옷자락 벗어놓고

 

아, 봄이 오는 곡수의 과수원에

너의 피리소리 상금도 울리는데

내 시린 가슴에 메아리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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