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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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살인사건, 어떻게 볼 것인가?
2012년 04월 25일 18시 07분  조회:8842  추천:4  작성자: 김정룡

최근 한 달 사이 수원, 영등포구, 금천구에서 연속 세 차례 동포살인사건이 일어났다. 4월 21일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조선족이 편의점 여종업원을 칼로 여덟 번이나 찌른 사건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한국은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게 한바탕 떠들고 재한조선족사회는 가슴을 조이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범죄동기가 무엇이든 범죄행위는 정당화 될 수가 없다. 허나 이번 연쇄 동포살인사건과 살인미수사건을 계기로 한국 사회와 동포사회가 어떤 반성이 필요하고 사건발생을 줄이는 대안은 무엇인지를 시리즈로 짚어 보려고 한다.

1. 한국 언론이 동포사회를 범죄집단으로 몰고 있다.

사람 사는 동네에 범죄행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미국 같은 선진국이나 발전도상국에 있는 중국이나 중간쯤에 위치해 있는 한국도 마찬가지. 하지만 각 나라마다 살인사건에 대해 방응이 다른 것이 현실이다. 특히 살인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 외국인의 경우 더욱 반응이 다르다.

미국 같은 나라는 전 세계 여러 나라 인종이 이민으로 모여 사는 국가로서 지성인들이 특정 범죄자를 인종이나 종족을 들먹이며 매도하지 않는다(최근을 놓고 하는 말). 중국도 역사적으로 다민족국가이기 때문에 범죄자가 속한 민족 집단을 매도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한국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 다른 이유는 간단하다. 오랫동안 단일민족으로 살아온 탓에 이방인에 대한 배타심리가 지나치게 강하다. 심지어 같은 민족도 출신국가가 다르다는 이유로 이방인 취급하며 배타적인 행위가 심각하다.

한국사회의 이러한 배타적행위가 심각한데는 언론이 붙는 불에 키질 했다고 생각한다.

5년 전의 일이다. 서울시 구로구 남구로역 부근에서 조선족 남자가 칼로 한국인을 찔러 죽인 사건이 있었다. 며칠 후 방송3사 중 모 방송국 기자가 필자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다. 흔쾌히 대답했다. 그런데 한국기자와의 대면에서 필자 보고 “다수 조선족들이 습관적으로 칼을 차고 다니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조심하라.”는 말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필자는 대뜸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입장을 밝혔다. 극소수 조선족이 칼을 차고 다니는지는 몰라도 다수 조선족이 습관적으로 칼을 차고 다니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07년경 국민일보를 비롯해 수많은 언론들이 ‘연변흑사파’에 대한 관련기사를 다루었다. 그 중 어떤 언론은 “연변흑사파가 가리봉동시장골목에서 백주에 도끼를 차고 다니며 보호비 명목으로 자영업 하는 가게 주인들의 돈을 뜯어 내 이 일대 상인들이 방탄복장을 입고 영업한다.”고 했다. 가리봉동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필자이지만 이런 일은 금시초문이었다. 그래서 한집, 한집 돌면서 확인해 보았다. 결과 상인들이 모두 필자처럼 금시초문이란다. 정말로 황당하기 그지없는 기사이다.

다수 한국 언론은 조선족 살인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강냉이 뻥튀기 식으로 잔뜩 부풀려 보도한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지 않고 주관억측으로 지어낸 기사들은 결국 한국인이 조선족사회를 미워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모 보수언론의 기사내용을 부분적으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수원 강간토막 살인사건 계속 생길 것> 제목의 글에서 “좌파 정권 들어선 뒤 외국인 우대 정책 고수…범죄에도 ‘관대’ 전국 수백 곳 ‘지원센터’가 불법체류자, 범죄자 실질적으로 도와”, “일부 론은 붙잡힌 중국인을 ‘조선족’ ‘재중동포’라고 부르며 마치 중국인이 아닌 듯 표현했다. ‘좌파진영’ 법까지 제정하며 중국인 지원…범죄 급증에는 외면”, “좌파 진영은 ‘조선족 중국인’ 등을 위해 다양한 지원제도도 만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외국인 지원센터’다. 2000년 초반부터 생기기 시작한 ‘외국인 지원센터’는 이제 ‘이주노동자 지원센터’나 ‘다문화 지원센터’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연간 수천억 원에 이르는 정부 예산을 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벌겠다며 자기 발로 온 외국인들에게 무슨 ‘지원’이 필요할지 의문이지만 좌파 진영은 ‘자칭 인권단체’나 ‘종교단체’를 내세워 수많은 ‘지원센터’를 만들었다.” “좌파 진영의 ‘중국 짝사랑’이 수원 토막 살인사건의 토양 길러”.

2011년 한국정부가 다문화지원예산에 쏟아 부은 돈은 총 2,800억, 조선족에게 배정된 금액은 고작 1,200만원뿐이었다. 위 가사를 작성한 한국기자는 사실과계도 확인하지 않고 마치 조선족이 한국정부로부터 엄청난 지원을 받고 있는 줄로 착각하여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언론의 부풀린 보도와 삐뚤어진 보도들은 결국 한국인과 조선족사회 사이에 장벽만 높이 쌓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데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물론 소수 언론들이 “한 개인의 범죄행위를 갖고 전체 조선족사회를 범죄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못한 처사”, “조선족은 우리 이웃”, “조선족은 대한민국이 안고 가야 할 존재” 등등의 명석한 보도들도 있었다. 이와 반면에 “조선족에 대한 출입국심사를 강화하고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조선족을 추방해야 한다.”는 등등의 일부 네티즌들의 댓글을 빌어 한국인과 조선족 사이 악감정을 조장하는데 언론이 한 몫을 하고 있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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