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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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입국은 중간낭패
2014년 10월 18일 11시 12분  조회:5618  추천:0  작성자: 김정룡
재한중국동포 자녀의 조기 적응을 위한 교육방안
동덕여대와 재한동포교사협회 공동 주최한 재한조선족 자녀교육 관련 세미나 발표문

학생교육은 학부모, 학교, 사회 등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어 삼위일체가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가령 이 세 가지 요소 중에 어느 한 가지가 부실해도 교육을 망칠 확률이 높다. 학생교육이란 이와 같이 엄밀한 구조를 요구하지만 현재 재한중국동포 자녀교육은 세 가지가 모두 결핍해 있으니 조기 적응하는데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재한중국동포 학부모들의 소질문제

우선 재한중국동포 학부모들은 절대다수가 농민 혹은 도시 밑바닥 생활환경에서 지내다가 코리안 드림에 의해 대한민국에 왔기 때문에 그들의 소질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이들의 문제점은 비록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녀를 공부시킨다, 소 팔아 자식 공부시키는 민족 교육전통 정신은 확고하나 현대화 교육에 따른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어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중도 입국 자녀의 부모들이 한창 방황하기 쉬운 연령대 자녀가 한국에 와서 부모의 도움으로 조기 정착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들은 조리 있게 자녀 안착을 돕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모가 한국에 있으니 니들 중국에 가든지 한국에 남든지 선택하라고 윽박지르는 식의 닦달에 의거해 억지춘향 식으로 남게 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서울 가리봉동에 있는 부모가 자녀를 한국에 데려왔는데 아이가 3일 지나 서울이 어디 있는가? 물었다. “여기가 서울이다”라는 대답에 아이는 머리를 설레설레 저었다고 한다. 동포밀집지역이 고층건물도 별로 없는데다 더럽고, 어지럽고, 떠들고 하는 환경이 아이들이 꿈에 그리던 서울과는 십만팔천 리 거리가 있었던 것이다. 이럴 경우 부모가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는 어설퍼 보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가 많이 발달해 있다는 것을 많이 부각시켜주어 아이를 안착케 해야 한다. 이런 교육이 따라 가지 못해 아이 눈에 비친 어설픈 한국모습이 머리에서 맴돌아 안착하지 못해 공부는 더 말할 것 없이 떨어지고 있다.

재한중국동포 학부모들의 소통문제

재한중국동포 학부모들의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로서 소통을 들 수 있다. 조선족 학부모들은 자녀를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 보내놓고 학부모끼리 소통이 이뤄져야 자녀교육에 도움이 되겠으나 그렇지 못해 아이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통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조선족 학부모들이 한국여성에 비해 지적 수준도 떨어지고, 사회를 인지하는 능력도 부족하고 언어수준도 부실하기 때문에 한국학부모들과 어울리지 못하다 보니 소통이 없는 상황이다. 간혹 같은 조선족학부모끼리 소통하고 있으나 이는 자녀교육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또 학부모끼리 소통도 문제이거니와 교사와의 소통도 문제가 있어 자녀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대안제시 : 조선족학부모들에게 소양교육과 소질제고 교육을 정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재한동포교사협회가 꾸린 주말학교는 학생교육만 진행하지 말고 마땅히 학부모교육을 병행해야 중국동포 자녀 조기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신문사와 같은 언론기관의 도움으로 학부모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사회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다.

주거환경문제

코리안 드림 20여 년이 되어 재한조선족사회는 경제적으로 먹고 살만한 보릿고개를 넘어 조금 여유로울 뿐 쾌적한 주거환경을 마련하여 자녀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선족의 수가 아직도 극히 적은 숫자일 것이다. 중도입국 자녀의 학부모 중 적지 않는 수가 아직도 쪽방이나 원룸, 심지어 반지하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는 자녀교육에 있어서 마이너스 작용을 하고 있다.

자녀교육은 학교교육도 중요하지만 가정거주환경도 매우 중요하다. 쪽방이 탐탐한 분위기이고 햇빛 보지 못하는 반지하 방은 아이들이 흔히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아이를 한국에 데려다 공부시키려면 적어도 아이 공부방을 따로 마련할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온 집 식구가 한방에서 뒹굴면서 아이한테 공부 잘하라고 닦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일부 아니 다수 조선족은 아직도 한국에서 계속 살아갈 것이냐, 아니면 중국에 돌아갈 것이냐는 방향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중이 종치듯 하루하루 그럭저럭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경제적인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쾌적한 집에 이사할 생각을 하지 않고 심지어 아이는 데려왔으나 비좁은 방에서 TV를 비롯해 중고 가전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면서 구차한 생활을 보내 자녀한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대안제시 : 자녀를 한국에 데려온 재한조선족 부모들은 하루 빨리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중국에 돌아간다면 하루속히 돌아가 자리 잡든가, 아니면 한국에 남아 생활하고 싶다면 하루 빨리 쾌적한 주거환경을 마련하고 아이 조기적응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맞춤식 교육이 효과적 교육방식

한국에서 태어난 중국동포자녀의 경우 한국학교에 다니는 것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점차 성장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을 수 있겠으나 조기정착이 문제로 대두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중도입국 중국동포 자녀들이다. 이들은 중국 문화 환경과 생활환경이 몸에 배었기 때문에 한국 적응이 쉽지 않다. 그러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학교가 따로 설립되어야 한다. 그 명칭은 조선족학교 혹은 동포학교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명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설립 가능성 여부가 중요하다. 필자가 조선족 학교를 고집하려는 이유는 중도입국 자녀들이 한국학교에 입학하면 문화적인 갈등과 생활상 갈등을 겪는 외에 중국어를 배우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중국어를 배우지 못해 안달 떠는 마당에 중국국적 아이가 한국에서 중국어를 배우지 못한다면 이보다 더 큰 비극이 없을 것이다. 또 중국국적 아이가 중국역사를 배우지 못하는 것도 문제로 대두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중국국적 조선족 아이가 한국에서 중국어와 중국역사를 제대로 배울 수 있다면 장차 중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

맞춤식 교육의 성공사례로서 화교학교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화교들은 자녀가 한국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자민족의 문화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화교학교를 설립하여 대대로 교육을 진행하여 뿌리의식을 키우고 이중 언어 및 삼중 언어교육을 받아 우수한 인재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

& 대안제시 : 정부와 관련가관을 설득하여 주말어울림학교를 필두로 점차 확대되어 조선족학교가 설립되어야 한다.

불안정한 체류문제가 조기 적응에 있어서 걸림돌

재한중국동포 학부모들의 다수는 체류자격이 방문취업 비자(H-2)이다. 2012년부터 국가공인 기술자격증 취득자는 재외동포비자(F-4)로 변경해주어 대폭 증가하여 현재 조선족 재외동포비자 소지자가 2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 외 결혼이민자, 영주권자와 국적취득자 등등인데 이 또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방문취업비자는 만기가 있어 재입국정책에 의해 일정기간 중국에 가 있어야 하는 유예기간이 있어 자녀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 부딪친다. 재외동포비자 다수는 불법취업에 종사하고 있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언제 단속에 걸려 벌금내야 할지, 두 차례 넘으면 강제추방 당한다는 불안감으로 살아가고 있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국적자를 제외한 모든 비자 중에 과거 위명여권 사용 전례가 있는 학부모들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언제 강제퇴거조치를 받을지? 적어도 재입국 정책에 따른다 해도 중국에 가서 1년 혹은 6개월 머물러야 한다. 국적자 중에도 과거 신분과 현재신분이 일치하지 못하면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결론적으로 학부모들의 체류가 보장되지 않는 시점에서 자녀를 한국에 데려와 공부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안제시 : 한국정부는 자녀를 데려온 학부모에겐 재입국정책을 적용하지 말고 체류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함이 마땅할 것이다. 또 F-4소지자에게는 취업을 자유롭게 하는 정책이 시급히 필요한 실정이다. 부모가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으니 아이가 어찌 시름 놓고 공부할 수 있겠는가? 정부당국에서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왕따문화

대한민국은 역사적으로 단일민족, 단일혈통 의식이 강해 배타심리가 심각한 수준에 있다. 피부색이 다르거나 언어가 다르거나 심지어 억양이 달라도 왕따문화가 성행하고 있다. 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성인사회 왕따 분위기가 학교에서 그대로 체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양부모가 모두 중국국적이면 아무리 경제적으로 잘 나가는 아빠지만 한국어가 어눌하면 학부모 회의에 가지 않는다. 한국어가 능한 엄마가 가야 한다. 결혼이민자라면 엄마는 학부형 회의에 가지 않고 한국인 아빠가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양부모 중 누가 회의에 가든 문제는 중국에서 왔다는 것과 조선족이거나 조선족출신이라는 신분을 속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알면 위축되고 주변 어린이들이 알게 되면 왕따 당하기 일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안 학부모들이 중국조선족출신 신분을 속이지 말고 떳떳하게 우리 아이는 한국아이들이 갖지 못한 두 가지 언어우세를 이용하여 아이의 기를 살려 주어야 조기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결론

사람들은 흔히 부모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무조건 아이를 중도에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아이들이 중도입국하면 교육을 망칠 수 있으며 망칠 확률이 매우 높아 데려오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중국에서 나고 자라 그 문화와 생활환경에서 교육 받고 그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 중국에서는 그나마 한국에서 보내주는 돈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주거환경도 쾌적하고 이미 교육환경도 적응되어 있기 때문에 방황이 적겠으나 한국에 중도입국하면 위에서 지적한 여러 가지 문제에 의해 자녀를 망치기 쉽다는 결론이다.

만약 부모들의 체류문제도 원만하게 해결되고 안정적인 체류가 이뤄지고, 언어가 어눌하다고 왕따 당하지 않는 환경, 부모들의 거주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중국어와 중국역사를 마음대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려된 학교가 설립되고 그 수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자녀를 한국에 데려오는 것이 마땅하며 자녀에게 유익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지금의 환경이라면 아이를 오히려 중도입국이 중간낭패를 보게 할 확률이 매우 높아 중국에 두는 것이 한국에 데려오기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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