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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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거와 재한조선족
2011년 11월 02일 15시 47분  조회:6091  추천:6  작성자: 김정룡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치러지는 총선이든 대선이든 지자체 단체장 선거이든 재보궐선거이든 여러 선거운동에 재한조선족은 강 건너 불구경으로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다르다. 그저 다를 정도가 아니라 달라도 엄청 달라졌다. 10월 26일 치러질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재한조선족사회는 사람이 모인 곳이면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 중 어느 후보가 될까, 어느 후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여론이 분주하게 오갔다.

이와 같은 흐름에 발맞춰 재한조선족관련 언론과 단체장들이 지난 10월 8일 대한민국에서 조선족이 가장 밀집된 대림동에 모였다. 20여년의 코리안드림 역사에서 한국 선거를 앞두고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는 처음이다. 이는 실로 전례가 없던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모임에서 다음과 같은 결의가 있었다. 이젠 한국정치사회에 조선족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릴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고 재한조선족(귀화자 포함)이 서울시장후보에게 바라는 것을 전달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서한을 전달받은 나경원 후보 측과 박원순 후보 측의 태도가 확연히 달랐다. 박원순 후보 측은 전달받은 이튿날인 10월 14일 답변이 온데 비해 나경원 후보 측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끝내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박원순 후보 측의 발 빠른 움직임은 재한조선족사회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이고 나경원 후보 측의 무답변은 관심이 없다는 표현으로 보인다.

실제 박원순 후보 측의 선거캠프엔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한국인이 조선족을 초청사기를 벌인 피해보상운동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조선족사회에 여러모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움직여 온 시민운동가들이 있었다.

석자 얼음이 하루아침 추위로 결빙될 수가 없다는 속담이 있다. 이와 같은 양 측의 반응은 현재 집권당과 야당의 과거 성향과 직결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려는 성향은 이른바 한국사회에서 상식적으로 거론하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재한조선족사회는 한국사회의 보수와 진보의 정치다툼에 관심이 없다. 재한조선족은 한국사회에서 약자 집단이다. 그냥 소박한 표현으로 젖 주는 게 어미라는 속담에 비취 문제를 분석하면 답은 간단하다. 그 답이 곧바로 어느 정당이 되었든 재한조선족을 끌어안으려 노력하느냐, 아니면 무관심 하느냐는 문제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집권당시인 2005년과 2006년 연속 두 차례  '중국동포자진귀국지원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수만 명에 이르는 불법체류 중국동포를 합법화시켰다.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시 2007년 3월 4일부터 방문취업비자를 부여하여 자유왕래를 실시하였고 무연고동포한국입국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재한조선족사회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깊은 애정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이것은 결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결과가 아니다. 아주 쉽게 말하자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한조선족을 정말 동포로 끌어안으려는 노력을 실천으로 보여준 결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될 때 조선족출신 귀화자의 75%의 높은 투표율을 얻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이러한 높은 지지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동포정책이 과거 정부에 비해 많이 후퇴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한국에 13만 명에 이르는 조선족출신 유권자가 있고 서울시에만 4만 여명의 유권자가 몰려 있다. 이들 유권자들은 40만 명 재한조선족의 민심에 의해 움직인다. 그러므로 대선이든 총선이든 서울시장 선거이든 조선족출신 유권자들이 끼치는 영향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차원에 이르렀다. 2012년이면 총선과 대선을 치른다. 각 정당들은 구호가 아닌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공약으로 재한조선족민심잡기에 나서는 것이 선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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