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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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이 한국스포츠에서 내세울 것은 장기뿐이다
2011년 11월 17일 08시 37분  조회:6901  추천:1  작성자: 김정룡
1980년대 말 대한장기협회 김응술 회장이 백두산관광 차 연길에 들렀는데 그때 시가지 골목 여기저기에 조선족들이 장기판을 펼쳐 놓고 장이야, 멍이야 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는 중국 땅이니 조선족도 ‘중국상기’를 두고 있겠지 생각했는데 우리민족장기를 두는 것을 보고 몹시 흥분되었다. 조선족이 우리민족고유민속 문화를 지켜온 것에 감개무량해 가슴이 울컥했다. 그 후 김회장은 장기알과 장기판을 연변에 많이 기증하였고 한국에서 자금을 모아 여러 차례 연변에 가서 조선족장기대회, 한중(한국인과 조선족)대항전을 개최했다.

2009년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대한장기협회 주최로 중국하얼빈에서 제1회 세계인장기대회를 개최했다. 그 대회에서 조선족이 우승부터 3등까지 싹쓸이 하였고 4위는 미국에서 온 하영명이란 젊은 청년의 몫이었고 한국프로선수 중 조선족출신인 김동학 5단이 5위를 차지했고 나머지는 8강 밖으로 밀려났다. 본 장기대회는 방송대국으로 치러졌고 한국장기채널인 브레인TV가 수차례 방송하여 전체 대한민국장기계에 조선족장기수준이 대단하다는 소문이 쫙 퍼지게 되었다.

2011년 1월 30일과 9월 4일 두 차례 재한조선족장기대회가 있었고 108명 선수가 참가해 한국장기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조선족장기가 한국 땅에서 활성화 되니 한국인으로부터 견제를 받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일이 벌어졌다.

지난 10월 말경 햇터방송의 주최로 제2회 클럽대항전이 있었는데 한국아마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이다. 재한중국동포장기협회가 백두산팀(5명 선수)을 구성하여 출전하게 되자 한국클럽들의 항의에 의해 제1회 대회에서 우승한 한성걸과 제2회 대회에서 우승한 김철 두 선수 중 한 명만 출전하라는 견제가 있었다.

사실 한성걸과 김철 선수는 한국프로와 대국하여도 막상막하일 만큼 수준이 높다. 그렇지만 두 선수는 한국에서 프로로 인정받지 못해 아마대회에 출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백두산팀은 결국 한 발 물러나 둘 중 한 선수만 출전하라는 요구를 승낙하고 클럽대항전에 참가하였다. 한 선수가 빠지더라도 조선족장기수준이 워낙 높기 때문에 결과는 역시 우승이었다.

11월 13일 한국 천호동클럽의 주최로 천호동공원에서 전국아마장기대회가 있었다. 천호동클럽회장이 1주 전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조선족선수를 출전시키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왔고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아마장기계에서 반발이 너무 심해 주최 측이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재한조선족장기는 상당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프로로 인정받지 못하고 아마대회도 견제를 받는 샌드위치에 놓여 있다. 그래서 필자는 재한조선족장기대회에서 우승한 한성걸과 김철 선수를 프로입단에 신청하였고 대한장기협회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필자는 조선족선수 10명과 한국프로선수 10명이 대국하는 한중대항전을 치를 것을 대한장기협회에 건의하였고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한장기협회도 한중대항전 양 측 수준을 막상막하로 보고 있다. 필자와 대한장기협회는 승부를 떠나 조선족과 한국인의 문화교류를 우선 염두에 두고 따라서 조선족의 참여로 인하여 한국장기가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조선족이 축구를 잘한다지만 연변축구팀이 한국대표팀과 대항전을 치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수준차이를 말함). 배구와 탁구, 씨름 등 기타 스포츠도 만찬가지로 조선족팀 수준이 한국과 아예 견줄 수가 없다.

오로지 장기만이 조선족이 한국과 대항전을 치를 수준에 도달해 있다. 이와 같은 높은 수준을 앞으로 어떻게 더 승화시켜 전체 우리민족의 장기발전에 기여하는가는 것이 큰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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