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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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공적은 바다 같고 자녀 마음은 돛단 배 같아
2012년 07월 30일 09시 07분  조회:2024  추천:13  작성자: 김명록
내가 15살 되던 해에 엄마가 세상 떴으니 인젠 40여년이 넘어 된다.

엄마를 일찍 잃다보니 사랑 받은건  별반 생각 안나고 욕 먹고 매 맞던 일만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속담에 "귀한 자식 매 한개 더 때린다."고 엄마가 날 사람이 되라고 매를 댔겠지만 당시 엄마가 그처럼 미울수가 없었다.  나한테는 욕과 매를 들이댔지만 엄마는 너그러운 인품으로 친척이나 이웃들과 화목하게 지내였다. 우리 집에 할아버지,할머니 고모네 식솔까지 아마 열둬명 식구가 한동안 한집에 모여산거 같다. 한번은 내가 아침에 늦게 일어나 눈을 비비며 밥먹으러 정주간에 가니 그때야 엄마가 "아이구,저기 무스게 하나 더 있구나."하면서 나한테 숟가락을 쥐여주는것이였다.

이럴 정도였으니 집안에 항상 사람들로 벅적이였다. 허지만 이로해서 엄마는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았다.

내 기억에 동네 아줌마들이 쩍하면 우리 집에 모여 한담을 나누기를 즐겼다.엄마는 항상 웃는 얼굴로 그들을 반겨주었고 지어 맛나는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군 했다. 엄마는 특히 메밀국수를 잘 만들었다. 국수우에 닭고기를 몇점 놓으면 세상에 별미였다.그러면 아빠친구들이 몰려들어 술상을 벌리군 했다. 엄마는 남의 빨래도 잘 도와주고 군일이 있으면 동네 어느집에나 다 가서 일손을 도와주군 했다.
하기에 엄마하구 이웃 사이에 다투는 일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

엄마는 례의가 몹시 밝은 분이라 보아진다. 매일 아침 일어나 나의 할아버지한테 "밤새 무고하셨습니까?", " 지난 밤 잘 주무셨어요?" 하고 인사를 하는것이였다.
 
식사때면 할아버지한테 작으마한 6각상을 받쳐드리고 중간에 좀 큰 네모나는 밥상에 아빠, 형님들 거기에 나까지도 끼여들수 있었지만 엄마는 누나랑 함께 구들에 밥사발을 놓고 식사를 하셨다.아마 밥상이 모자라서 그랬을거다.
 
이웃 마을에 아빠가 결의로 모시는 형님 한분이 계셨다. 간혹 큰 길에서 그 분을 만나면 엄마는 길 복판에 엎드려 큰 절을 올리군 했다.
엄마는 자상하면서도 엄격한 분이였다. 우리한테 늘 이상분을 보면 하루에 몇번이라도 곱게 인사를 해야 하고 어른들의 앞길을 질러건너지 말라고 당부했다. 더우기 누나들한테는 이상분 앞에서 큰소리로 웃고 떠들지 말며 하품을 짝짝 해도 안되고 다리를 쭉 펴고 앉아도 안된다고 구속을 주었다.지금 생각해 보면 엄마가  비록 일자무식이기는 하지만 유가사상에 물젖은듯 싶다.

엄마한테는 한가지 습관이 있었다. 내가 시험 칠 때마다 나한테 찰떡이 아니면 기장밥을 해주었다. 오죽하면 내 어린 생각에 매일 시험이 있었으면 싶을 정도였다. 엄마가 해준 찰떡이나 기장밥을 먹으면 배가 든든했다.그래서인지 시험장에 들어서도 당황하지 않고 평시 알고있는것은 제대로 다 적어넣을수 있었다. 어떤 학생은 평시에 공부를 잘하나 일단 시험장에 들어서면 긴장하여 항상 시험점수가 낮았다. 나는 엄마가 있는것이 항상 뒤심이 든든했나 본다.엄마의 소망과 념원을 담아서인지 나는 늘 시험성적이 좋았다. 우리 민족은 "소 팔아 자식 공부시킨다"는 말이 있다. 우리 집에 소는 없었지만 엄마가 돼지,개,닭을 쳐서 자식들의 뒤바라지를 해준건만은 분명하다.

엄마가 우리한테 본보기를 보여준것은 책을 사랑하는 점이였다. 엄마는 책을 귀중히 여겨야 공부를 잘할수 있다고 하면서 책가방에 책을 거꾸러 넣어도 안되고 책을 보다가 펼친그대로 놔두어도 안된다고 했다. 책이 벌어져 있으면 책의것이 다 밖으로 흘러버린다는 론리였다. 엄마는 내 베개에 책을 넣어주군 했다. 당시 베개에 짚을 보드럽게 썰어 넣기도 했지만 대부분 겨를 넣었는데 그 중간에 얇고 작은 책을 넣어 주군 했다. 책을 넣은 베개를 베면 책의 지식이 다 골속에 들어온다는것이였다. 그런 책을 절대 가로 타고 건너지 못해게 했으며 책을 밟기만 하면 혼줄이 날 정도였다.

커서 알게 되였지만 유태인들이 그처럼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민족이였다. 때문에 유태인들은 책을 절대 태워버리는 법이 없다. 지어 자기 민족을 비난한 책일지라도 불태우는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한다.유태인가정에서는 아이들이 철이 들면 "성서"를 펼치고 거기에 꿀을 떨어뜨리고 아이가 입을 맞추도록 한다. 책이 꿀처럼 달다는 사실을 가르치기 위한 의식이고 또한 귀한 자식들한테 "뽀뽀"를 해주는것처럼 커서라도 책을 귀여워하고 사랑해 주라는 뜻 같기도 하다.

유태인들은 이사해도 제일 먼저 차리는것이 책이란다. 그리고 유태인의 묘지에는 흔히 책이 놓여있다고 한다.비록 생명은 다 했더라도 공부는 끝나지 않았다는것을 의미한다.유태인들의 이런 민족전통의식으로 해서인지 전 인류의 1천 3백만명 밖에 안되는 민족이지만 경제,물리, 예술분야 등에서 그들의 행보는 세계의 중심을 이룬듯 하다. 노벨상을 보아도 물리,화학,의학부류 수상자가운데 12%이상을 유태인이 차지했으니 말이다.

울 엄마가 나한테 전수해준 보배가 바로 책을 아끼라는 그 정신이다. 비록 내가 인물이 되였거나 성공인이 된건 아니지만 엄마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책을 아끼고 독서를 즐긴다.나도 아들 딸한테 책을 아끼고 사랑하고 많이 읽으라고 충고한다. 또한 애들이 시험 칠 때면 찰떡을 사다 먹이군 했다. 그래서 애들이 중점고중이나 중점대학에 간건 아니겠지만 엄마의 전통을 이어받아 그저 풍속습관으로 받아들였을 뿐이다. 애들이 시험에 못 붙어도 찰떡과 연관시켜 본적도 없고 애들을 한번 원망해 본적도 없다.

엄마는 날 낳아서 키워준 은인이고 제일 교육자이며 엄마의 품은 나의 둘도 없는 보금자리였다. 이 세상 엄마들이 다 그럴것이다. 이처럼 언제나 따뜻한 사랑으로 대해주고 극진히 보살펴 주는 어머니이기에 "어머니당", "어머니조국"이라  부르기도 한다.

 어느 지성인은 이럴게 말하였다.

 "부모의 공적은 바다와 같고 자녀의 마음은 한척의 돛을 단 배와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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