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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한국인(3)
2020년 09월 11일 08시 11분  조회:1340  추천:0  작성자: netizin-1

 

글 궁금이 · 방송 강설화

 

우리 대표단의 한국행은 한국측에서 먼저 왔다간데 대한 답방이였다. 그들이 북경에 왔을 때는 대표단 성원이 많았다. 이들도 역시 저녁 식사가 끝나면 적막함을 이기지 못했다. 또 그 말이다. 
 

“북경에서 제일 좋은 데로 갑시다.”
 

“비쌀건데요.”
 

“비싸면 서울만 하겠어요? 갑시다.”
 

조양구에 있는 장성호텔의 천상인간이란 곳에 데려갔다. 후에는 취체됐지만 그 당시에는 상당히 고급적인 소비장소였다. 내가 미리 비싸다고 했으니 약간 불안했는지 문앞에 치포를 입고 서있는 늘씬한 키의 직원과 일인당 소비를 물어본다. 그러더니 아무말 없이 그 자리에서 돌아서 다른 데로 가자고 한다. 워낙 비싼데다가 한두명도 아니고 한개 대표단이 소비를 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나 보다.  
 

이분들이 올 때 선물을 들고 왔으니 답방을 하는 우리도 빈손으로 갈 수는 없다. 그사이 고향의 지인들이 선물한 특산물을 들고 갔다. 포장된 인삼도 있었고 그 유명한 웅담분도 빠지지 않았다. 그때까지도 약장사를 하는 분들이 많아서 만약 세관에서 짐을 풀어 검사했더라면 웅담분 같은 건 걸릴 수도 있었다. 다행히 영어를 잘하는 부단장이 있어서 무난하게 넘어가기는 했지만.
 

선물은 회장과 비서장과 중국에 왔을 때 나한테 선물을 줬던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서 건네줬다. 그런데 당시 한달 로임이 1000원에서 오르내리는 우리가 선물을 들고 왔으면 얼마나 비싼거 가져왔겠나 싶었는지 그중의 한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
 

“성의는 고마운데 앞으로는 이러지 마세요. 제가 지금 매고 있는 넥타이가 얼마짜리인지 아세요? 십만원입니다. 그러니 여기 사람들이 무슨 선물을 받으면 만족하겠습니까?”
 

전에 이미 북경에서 만나서 아는 사이라 나쁜 뜻으로 한 말이 아니였다. 그런데 말하는 사람은 아무 의미가 없었더라도 듣는 사람의 립장은 또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도 그 말이 아로새겨져 있다는 자체가 그렇게 무난한 말은 아니였다는 걸 말해준다. 
 

당시 만나는 모든 한국인들이 우리가 받고 있는 로임으로 생활이 가능한 게 신기하다고 할 정도였으니 저분의 말에도 악의가 있었던 건 아니였다. 그런데 선물의 의미를 외곡한 부분은 분명 있다. 나도 지인으로부터 받은 것이니 들고 갔지 내 돈으로 사라면 아름찬 액수다. 그런데 선물의 의미는 돈보다는 성의에 있는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에 답례로 들고갔을 뿐이다. 내 짐도 가뜩이나 무거워 죽겠는데 내가 외국까지 쓸데 없는 물건을 들고 갈 리유가 없다. 그때만 해도 한국이란 나라가 자주 드나들 수 있는 데가 아니여서 지인한테 대신 전해달라는 선배들의 부탁으로 무거운 술까지 가방에 들어있었다. 물론 돌아올 때 가방도 빌리 없다. 그쪽의 분들도 이쪽 지인들에게 전해달라며 짐 부탁이 들어오는데 다른 건 다 빼고 당시 무스탕이라고 했던 겨울 가죽옷만 두벌이다. 나중에 집에 도착할 무렵에 상자의 고리가 끊어질 정도였으니 무게는 가히 짐작이 간다. 보따리 장사군이 따로 없었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전달해달라고 했던 술 두병은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엉뚱한 사람한테 넘어갔다. 전에 북경, 서안, 항주를 동행했던 B기자를 만나는 시간이였다. 대표단의 공식일정에서 빠지면 안되니 1차에서 식사가 끝나기 바쁘게 B기자를 만나러 자리를 떴다. B기자가 반갑다며 호텔에 있는 바에서 양주 한병을 시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B기자는 이날 감기가 걸려서 나보다 좀 적게 마셨고 그래도 둘이서 한병은 다 비웠다. 술이 술을 마신다고 B기자가 한잔 샀으니 2차는 내가 사겠다고 나섰다. B기자는 감기에 걸린 상태지만 내 성의를 봐서 2차까지 가기로 했다. 
 

그 랑만적이고 유명한 한국의 명소 포장마차를 찾았다. 여기서도 내가 소주 두병 마시고 B기자는 한병만 마셨다. 공식만찬 때 이미 공부가주라는 중국술을 마신 상태라 소주 두병도 적은 량은 아니였나 보다.  2만원이 좀 넘게 나왔는데 내가 그만 일본돈 만엔과 한국돈 2만원을 줘버렸다. 이튿날 보니 지갑에서 일본돈이 사라졌다. 그리고 다른 사람한테 전해달라고 해서 갖고 온 중국술 두병도 없어졌다. 어렴풋한 기억에 그 기자가 택시로 나를 호텔문앞까지 바래다줬는데 내가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는 방에 올라와 술을 내려다 줘버렸다. 술을 마시면 사촌을 기와집 사준다더니 남의 술로 내 인사를 내버렸다. 술을 전해주라고 부탁한 선배한테는 할수없이 실토정을 했다. 이미 다른 사람을 줘버렸는데 다시 만들어낼 수도 없고 그 선배도 그냥 어쩌겠냐며 별말 없이 넘어갔다.
 

첫 한국행을 마치고 귀국해 수도 공항에서 헤여지면서 대표단의 부단장이 바로 그 유명한 말을 한다.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하오.”
 

이 부단장은 후에 북경시 모 구 당위원회 서기까지 지냈고 현재도 다른 요직에서 현직이다. 그때 말처럼 자주 전화하고 인연을 계속 가꾸어 왔더라면 사교권이 많이 넓어졌을 것이라는 생각도 간혹 하게 된다. 그러나 이제 와서 가정에 불과할 뿐이다. 이 면에서 나는 아주 문외한이다.
 

한국인과의 만남은 계속된다.


중국조선어방송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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