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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를 만나다
2016년 03월 14일 12시 53분  조회:1920  추천:0  작성자: 신연희

모름지기, 히가시노 게이고는 내 마음속 최고의 소설작가이다.

추리소설계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 그가 작가 데뷔 30돐을 기념해 선보이는 작품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추리소설 마니아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저자는 “날씨를 정확히 예측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가?”라는 상상에 구체적인 과학적근거들로 리어리티를 부여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은 제목과 “아빠, 이 세상은 물리법칙에 의해 움직이고있어”라는 표지속에 적힌 문구에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된 책이였다.

솔직히 읽기전까지는 “마도카”가 주인공이고 그녀와 관련된 사건들을 그녀의 능력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읽고보니 “라플라스의 악마(겐토)”와 “라플라스의 마녀(마도카)”, 이 둘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둘보다 더 놀라왔던건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인 “아마카스 사이에이”, 그의 선천적결함으로 인해 시작된 한 사건이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였다.

특히 작가가 “나 자신이 상식이라는것에 사로잡혀있었다. 지금까지의 내 소설을 깨부수고싶었다. 그랬더니 이런 작품이 나왔다”라고 자기의 소설을 평했던것이 소설을 읽는 내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소설은 토네이도가 주인공 마도카 모녀를 덮치면서 시작한다. 이날 엄마는 어린 딸 마도카를 살리고 목숨을 잃고 뇌의학계의 권위자인 아버지 우하라박사는 수술일정으로 화를 면한다. 그로부터 8년 뒤 전직 경찰 다케오는 열여덟살 된 마도카를 경호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그무렵 D현의 온천지에서 황화수소 중독으로 60대 영화 프로듀서가 사망한다. 이를 조사하던 나카오카형사는 지구화적 전문가 아오에교수를 찾아간다. 이어 또 다른 온천지에서 황화수소 중독사고가 일어나고 아오에교수는 사고현장에서 마도카와 마주치면서 서서히 사건에 휘말린다.

엄마의 죽음과 관련된 8년전 사고에 대한 열쇠를 쥔 소녀 마도카의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서스펜스는 물론 물리학과 수리학의 난제와 뇌의학의 세계, 교묘한 범죄에 얽힌 주인공들의 가족사와 그들의 사랑과 복수를 그리고있다.

읽어나가면서 보니 이 소설은 변신쪽에 훨씬 가까왔던것 같다. 수학자 라플라스와 그의 리론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였는데 절묘하게 작품속에 녹아들어간 점에서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각각의 캐릭터들이 잘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마도카와 아오에교수 콤비의 조합은 시리즈로 이어가도 좋지 않을가싶을 정도로 좋았다.

하지만 소재는 좋았으나 뭔가 이도 저도 아닌듯한 느낌이 어느정도 드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미스터리물이라 해야 할지 SF물이라 해야 할지 잠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대목도 많았다. 그래도 역시 점점 책속으로 빠져드는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마력이 아닌가싶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했던 구절을 함께 공유해보고저 한다.

“아에오로서는 충격적이라고 할수밖에 없는 얘기였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하는것의 정체가 뇌에 입력된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고 그것이 결락된 인간의 심리에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것이다.”

“당신은 수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중 가장 큰 잘못이 무엇인지 알려줄게. 대다수의 범용한 인간들은 아무런 진실도 남기지 못한채 사라져버리고… 이 세상에 존재의의가 없는 개체따위는 없어. 단 한개도.”  

연변일보 2016-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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