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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배워야 할 “죽음학”
2016년 06월 02일 08시 44분  조회:5171  추천:3  작성자: 오기활
“누구나 생을 다하면 무덤으로 간다. 죽음은 생의 파멸이며 안식과 평화를 얻는 순간이기도 하다. 죽음은 령혼의 일부분이며 무덤 저쪽에서 우리에게 말을 건다. 죽음을 미리 준비하라. 유언이나 장례절차, 제사 의식 등의 준비가 아니라 그대 령혼이 안식할수있는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세상에서 죽음만큼 확실한것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살이 준비 하면서도 죽음을 준비하지 않는다.”
 
이는 로씨아의 대문호 똘스또이의 말이다.
 
필자가 죽음도 미리 배워야 한다고 인식하기는 다음과 같은 계기와 모델들이 있었다.
 
첫 계기와 모델은 우리 민족의 “로신”이라 불리우는 고 김학철선생님이다.
 
김학철선생님은  2001년 9월, 풍진세월을 외다리로 버티던 몸이 불치병으로 85세에 생의 가망이 없게 되자 “작가로 글을 쓰지 못하면 운명이 끝이다”고, “사회의 부담을 덜고 가족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더는 련련하지 않고 깨끗이 떠나간다”며 “병원, 주사 절대 거부, 조용히 떠나겠다”며 최후의 21일을 단식, 단약을 했고 사망후 추도식이 없이 소규모의 친척과 친지들이 골회를 두만강에 띄워 고향으로 흘러 보냈다.
 
둘째 계기와 모델은 “조선족의 리시진”인 연변농학원 로교수 김수철( 93세) 교수님이다.
 
김교수님은 지난 해 취재때 “죽음을 어떻게 생각합니까?”는 물음에 “죽음은 참외나 도마도가 다 익으면 절로 떨어지는 것과 같은 자연사이다. 자연사 인생을 받아들이면 겁이 없게 된다.” “나는 지금 죽을 준비를 한다. 죽기 전에 할 일을 해 놓고 죽어야 한다. 정판룡교수가 그랬다. 정교수는 암병에 시달리며 죽기전까지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였다. 지금 나는 합작이 아닌 혼자서, 항목이 아닌 개인적으로 ‘중국길림성식물독본’출판을 위해 2600가지 식물을 그리고 있다. 이미 출판된 《길림성식물명록》에 빠진것이 많아 내가 보충해야 한다”며 로친(94세)이 있으면 방해된다고 딸네 집에 보내고 90고령에 홀로살이를 하면서 죽을 준비를 하느라고 혼자라도 적적할 새가 없단다.
세 번째 계기와 모델은 한국의 영동농장 김용복회장(84세)님이다.
 
김회장님은 3살에 어머니를 잃고 15살에 월사금을 내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난후 홀로 고향을 떠나 삶을 개척, 40대에 열사막의 나라 사우디에서 남새농사를 성공하여 부자로 되여 금의환향한 후 버려진 간석지를 사들이고 개척하여 매년1만 2000여석의 량질미를 나라에 바치는 한국제1농장주로 되였다.
 
김회장은 사람농사, 흙농사, 사랑농사를 하는 뜨거운 농사군이다.
 
1982년에 사재 10억원을 출자하여 “용복장학회 (재)”를 설립, 2005년 70세에 “흙농사”로” 130억원을 출자해 “한사랑농촌문화재단”을 설립, 80 세 나이에 제3세계어린이와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해 “사랑농사”로 여생을 불태우고 있다.
 
지난 4월 20일, 김회장은 인생무대의 마지막 연출로 5천만원을 투자해 “제10회 한사랑농촌무화상시상식”을 마무리를 한 뒤를 계속하여 “월정김용복어린이복지재단”에 33억원, “영동농장 신사옥 출범에 55억원, “ (재)용복장학회”에20억원, “아너소사이어티(사랑의 열매)에 1억원, 강진군 로인복지재단 출범에 2천만원을 기부하였다.
 
김회장은 행사에 참가한 귀빈들에게 준비한 죽음을 소개 하였다.
 
ㅡ 매년 정초마다 내 몫의 재산(부인과 반반으로 나눔)전부와 장기(腸器)를 사회에 바친다는 유서를 써서 금고에 보관한다.”
 
ㅡ 장례 때 준비로 유상(遺像)(활짝 웃으며 찍은 채색사진)과 제일 즐겨 부르는 노래 3곡을 선정해 놓았다.
 
ㅡ 사망이 판단되면 사전에 수액관(輸液管)을 뽑아야 한다. 그리고 운명을 하면 박수로 저승에 보내라고 부탁하였다. 만약 어느 누가 울기만 하면 벌떡 일어나서 귀쌈을 칠것이다(하하하)
 
ㅡ 장기를 모두 기증하고 나머지 유체는 화장을 한후 고향땅에 뿌린다.
 
프랑스 제 5임 대통령 드골장군은 “나중에 죽임이 언제나 승리한다” 고, 영국의 유명작가 토마스 풀러는 “훌륭하게 죽는 법을 모르는 사람은 한마디로 살았을 때도 사는 법이 나빴던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 같이 필자가 만난 “죽음학”의 스승님들은 모두가 후회 없는 값진 삶으로 인생을 마무리를 하면서 아무런 미련도 없이 죽음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분들이였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때가 되면 그 생을 마감한다. 이는 절대로 어길수 없는 생명의 질서이다.
 
죽음이 삶을 받쳐 준다. 때문에 그 삶이 더욱 빛난다. 그래서 누군가는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것 보다 더 어렵다”고 여겨진다고 했다.
 
그렇다. 풍진세상을 살아가는 일도 어렵지만 죽는 일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순조롭게 살다가 명을 다해 고통이 없이 가는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함께 시달리게 되면 잘 죽는 일이 잘 사는 일보다 훨씬 어렵게 느껴질것이다. 그래서 선배들이 죽음을 복으로 고종명(考終命)을 오복(五福)중 일복으로 했는가 본다.
 
생의 파멸인 죽음을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한 사람이 살다가 명이 끝날 때 병원에 실려가지 않고 평소에 살던 집에서 조용히 죽음을 맞이 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이다(물론 아빠트주거로 이웃에 불편이 있지만). 이미 사라져가는 잿불같은 목숨인데 하물며 약물을 주사하거나 산소호흡기를 들이대는 “연명”은 당사자에게 커다란 고통이며 사회와 가정에는 부담으로 된다.
 
필자는 뇌출혈로 입원한 매부(78세)가 인사불성은 물론 심장박동마저 거의 멈췄는데도 타지에 있는 자식들이 올때까지 연명을 시키자는 가족의 주장을 마다하고 저 세상으로 떠나는 분을 조용하고 편안히 보내라며 보기가 흉측할 정도로 의료시설에 의하여 억지로 “연명”을 하는“죽은 사람”에게 설치한 의료시설을 철거시켰다. 그리고 뇌출혈로 쓰러진 형수님(83세)의 수액관을 뽑도록 하였고 간병으로 15년을 시달리다가 거의 죽어가는 동생(54세)을 출원시키고 동생의 의식이 깨끗할 때 며칠전에 사후 처리를 어떻게 한다는 것을 일일이 교대하고 유언을 물어보고 집에서 조용히 운명시켰다. (단 집에서 운명하다 보니 사후에 장기를 의료연구부문에 기증하라는 동생의 유언을 실현 못했다)
 
필자는 한 인간이 한평생을 험난한 인생길을 헤쳐오면서 살다가 나중에 지쳐서 푹 쉬고 싶을 때 흔들어 깨우거나 이물질을 주입하면서 쉴수 없게 한다면 결코 효도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최희덕선생님이 신병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보기가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내가 효자였다면 어머님을 안락사를 시켰을 것이다”며 후회한 것에 리해가 간다.
 
필자는 현대 의술로도 소생이 불가능한 경우라면 조용히 한생의 막을 내리도록 곁들고 가능하면 평소에 낯이 익은 생활공간에서 친지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삶을 마감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병원서는 존엄한 한 인간의 죽음도 한낱 업무로 처리되기 마련이다. 한 인간이 마지막으로 가는 길을 낯설은 병실에서 의사와 간호사가 지켜보는 눈길속에서 맞이한다면 결코 마음 편히 갈수 없을 것이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고유한 삶의 방식이 있듯이 죽음도 그 사람다운 죽음을 택할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일찍부터 삶을 배우듯이 죽음도 미리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밖에 필자는 “죽음은 자연사다”는 철학적 인생관에 비춰 지금 고정적으로 불려오는 “생로병사”를 “생병로사”로 어순을 바꾼다.
아니면 모든 부고가 자연사로 사망한 고령사망자들마저 “…병으로 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하고 향년 103세(일례임)로 사망 되였다”니 말이다. 고목이 쓰러지듯이 병이 아닌 고령으로 사망했는데…

길림신문 2016년 6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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