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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은 기술이며 예술이다
2017년 05월 28일 08시 29분  조회:7720  추천:1  작성자: 오기활
제나라 경공은 새를 특별히 즐겼다. 그는 촉주라는 사람에게 자기가 잡아온 새들을 전문으로 사양하게 하였다. 
 
그런데 하루는 촉추의 소홀함으로 새들 중 한 마리가 날아가 버렸다. 하여 경공은 화김에 축주를 죽이라는 엄령을 내렸다. 이에 안자(晏子)는 경공의 처사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경공을 알현한 후 이렇게 말했다.
 
“촉주를 죽임은 마땅합니다. 저의 생각에는 그는 세가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바라건대 촉주를 데려다 놓고 그의 앞에서 그의 죄장을 낱낱히 알려주어 그가 진정 마음속으로 깨우친후 사형을 집행하도록 윤허해 주십시오."
 
  경공은 안자의 청구를 허락했다.
 
축주가 불려왔다. 안자는 경공이 보는 앞에서 촉주의 죄상을 이렇게 렬거했다.
 
“너는 나라 주공이 잡아온 새를 날려 보냈으니 이것이 너의 첫 번째 죄로다.
 
다음은 네가 주공으로 하여금 단지 새 한 마리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처벌을 내리게 했으니 이것이 너의 두 번째 죄이로다. 그 다음은 네가 죽은 후 여러 나라의 제후들이 제나라의 주공이 사람보다 새를 더 중히 여긴다는 후론을 하겠으니 네가 우리의 주공에게 여러나라 사람들의 견책을 받아야 하는 재난을 안겼으니 이것이 너의 세번째 죄이니라.”
 
안자는 축주의 죄장을 이렇게 세가지로 렬거한 후 경공에게 아룄다.
 
“촉주의 죄장이 이렇게 크오니 주공께서 속히 그를 죽이도록 하십시오!”
 
이에 경공은 “그만 두어라. 원래 내가 잘못 조치한 일이로다.”고 답했다.
 
재상의 현명한 기지가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 군주의 위엄을 지키게 하였다.
 
우리 말에 “입은 삐뚤어도 말은 바로하라”는 속담이 있다. “말은 바로하라”는 “바른말을 하라”는 것으로 정언, 직언을 말한다. 그런데 그제나 지금이나 정언이니 직언적인 비판의 소리를 즐기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반면에 상당한 권력이나 직위를 가진 사람일수록 남들의 입발린 말과 미사구려에 도취된다. 극 소수사람들이 자신의 리익에 연연치 않고 상대가 누구던 관계없이 자기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직언,직필(直筆)을 하는데 이에 많은 사람들이 맘속으로는 “잘한다”며 성원하면서도 직언자의 뒤 일을 걱정하며 불안해 한다.
 
우리 말에 “달라는데도 고운사람이 있고 주자는데도 미운사람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 문제는 어떤 말로 달라고 하고 어떤 말로 주겠다는 화자의 구술에 달렸다. 례하면 ”나를 달라”보다도 “송구스럽지만 저를 줄수 없을가요?”로 공손히 청탁하거나 “당신을 주겠는데는 …”하면서 뒤말에 거친 토를 다는 것 등이다. 
 
안자처럼 당사자의 감정을 거슬리게 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그로 하여금 반성하도록 유도하는 “비판”이 바로 비판의 기술이며 예술이다. 
 
비판의 효과는 교정과 반성으로 대변한다. 자신 있게 비판하고 당당 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올바르고 예술적인 비판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방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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