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속까지 더위가 스며들며 우리를 괴롭히던 삼복철은 슬슬 꼬리를 감추고 만물이 무르익는 가을철이 슬금슬금 다가오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경탄을 보내지 않을수 없다.
추억의 계절이여일까 아니면 수확의 계절이여서일까 지구촌 여기저기에서 한자리에 모여 뜻깊은 만남의 장소를 가졌던 순간들이 새록새록 눈앞에 펼쳐진다.
자신들의 인생을 알록달록 아름답게 수놓으며 살아가는 동창들이 있어 우리들의 끈끈한 정은 수십년세월이 흘렀어도 끊어질줄 몰랐고 돈독한 우정의 꽃을 피여왔다. 우리들의 만남은 스쳐가던 인연이 아니고 한 교실에서 한 담임선생님을 모시고 성장해온 보람있는 순간들로 이루어진 력사의 산 현장에서 쌓아온 추억들이다.
우리속담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였다. 강산이 다섯번이나 변한 세월이 흘렀으니 우리는 개벽천지의 인생을 살아왔다고 할수 있겠다. 저도 모르게 늘어가는 세월의 흔적들은 온몸에 감아들고 자신의 인생의 산 현장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구구땜을 외우던 동년을 어느새 뛰여넘어 우리는 인젠 구구땜을 외우는 손주를 거느리는 할배할매가 되여 가고 있다. 이는 또 후회없는 인생을 살아온 우리들의 자랑이기도 하다.
학우들은 모교의 자랑이고 서로의 자랑이다. 학우들이 있어 우리는 멀리 떨어졌어도 위로가 되고 희노애락을 함께 하면서 우리들의 삶을 의미를 더욱 넘쳐나게 하고 있다. 살아가는 삶이 서로 달라도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인생의 주인공들이다.
세월이 아무리 무정해도 창가에 넘쳐흐르던 랑랑한 글소리를 잊을수 없고 동창의 인연을 끊을수 없다. 기회가 되면 모두 동년으로 돌아가 개구쟁이가 되여 하늘의 별을 헤기도 하고 하얀 구름을 탄 손오공이 되여 보기도 한다.
하루가 쌓여 인생이 되고 삶이 쌓여 력사가 되는 법이다. 그 력사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이다. 스스로 선택한 어제가 바로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 주었다. 삶의 모양새가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일상에서, 주변에서 행복을 찾아 만끽하며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가 무엇보다 소중하다.
검은머리에 어느새 흰서리 찾아왔나
50년 세월 뭐가 그리도 급한지
개구쟁이들 어느새 할배할매 되여
세월을 노래하며 내일을 꿈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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