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 젊은층의 SNS에서 '자연 인증샷'이 부쩍 늘어났다.

흑룡강성 할빈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하는 풍애영(馮艾瑩·29)은 최근 수개월간 SNS를 통해 캠핑 장비를 구입하는 친구들의 일상을 자주 목격했다. "테이블보, 바비큐 그릴, 과일바구니 등과 같은 제품은 가격이 비싸지도 않고 여러 번 사용하는 물건이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풍애영의 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쇼핑몰에서의 식사, 커피 마시기, 쇼핑 등의 일상을 기록한 피드가 많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쇼핑몰에서 옷 한 벌만 사도 수백, 많게는 수천원까지 하고 한끼 식사도 수백 위안이 들지만 캠핑 비용은 상대적으로 낮고 색다른 즐거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지난 단오절 련휴 기간 할빈의 한 캠핑장. (사진/신화통신)

단오절 기간  풍애영과 해외에서 돌아온 그의 몇몇 고등학교 친구들은 할빈 송화강 린근 캠핑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들은 캠핑 의자들과 각종 먹을거리, 핑크색 돗자리를 준비해 친구들과 하루 종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풍애영의 한 친구는 "캠핑은 최근 1~2년동안 류행했다"라며 "자연 속에서 잔디밭과 햇빛을 즐겨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4인이 캠핑을 갔을 때 식비가 200원 조금 넘게 들어 쇼핑몰에서 쇼핑하고 식사를 하는 것보다 훨씬 가성비가 좋다고 덧붙였다.

단오절 기간 할빈의 한 캠핑장 풍경. (사진/신화통신)

최근 몇 년 사이 캠핑은 중국 젊은층의 새로운 즐길거리로 떠올랐다. 주말에 할빈대극원 옆 잔디밭에 가면 각종 텐트를 볼 수 있다. 린근 주차장은 빈 자리를 찾기가 힘들 정도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캠핑 관련 장비의 판매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또 숏비디오 플랫폼에도 자신의 캠핑 경험과 장소를 공유하는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창엔 캠핑 장소에 대한 장단점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캠핑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할빈시 관련 부서는 현지 공원에 캠핑장을 여러 곳 설치했다. 리용료는 무료다. 흑룡강성 로드트립·캠핑협회 측 인사는 최근 수년간 삶의 질에 대한 사람들의 기준이 높아지면서 자연을 가까이 접하는 것이 많은 젊은층이 선호하는 쉼의 방식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공원뿐만 아니라 도시 인근 물가, 산 속 등이 모두 캠핑하기에 좋은 장소라는 설명이다.

할빈의 한 캠핑장에 설치된 탁자와 의자들. (사진/신화통신)

만약 쇼핑도, 산속 캠핑도 취향이 아니라면 쇼핑몰 앞 광장에서도 캠핑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여름이 되면 할빈의 여러 쇼핑몰 앞 공터엔 캠핑을 테마로 한 행사들을 자주 만나볼 수 있다. 인공잔디 위 야외용품이 진렬되어 있어 나름 캠핑 온 느낌을 살릴 수 있다. 할빈 시민 오월(吳樾)는 "이런 이벤트는 대체로 입장료가 없다"라며 "의자에 앉아 음악도 듣고 음식도 먹어 실속 있는 휴식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할빈 합동(哈東)만달(萬達)광장 비즈니스관리회사 측은 쇼핑몰 앞에서 진행하는 캠핑 이벤트의 포인트는 사람들의 새로운 휴식 소비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할빈의 한 쇼핑몰 앞에 설치된 캠핑장. (사진/신화통신)

캠핑 열풍은 관련 업계에도 활력을 가져왔다. 지난달 초 겨울시즌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중국 눈의 고장' 할빈은 여름 캠핑 이벤트를 시작했다. 사계절 관광 활성화가 취지다.

소비자 수요 충족을 위해 중국 문화관광부 등 14개 부서는 지난해 11월 캠핑 산업 성장에 관한 지침을 공동 발표했다. 이어 올해 2월엔 중국 주택도농건설부가 도심 공원의 록지를 개방해 공유하는 시범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히며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활동 장소를 늘리도록 각 지역을 독려하고 관련 부대 서비스 시설을 개선할 것이란 방침을 내놓았다.

/신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