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20∼30대들 "중국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한목소리
북경무역수쿨 차세대리더들 "확장 가능성·유연함이 중국의 매력"
(베이징=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2018 월드옥타 중국 화북지역 통합 차세대 글로벌 창업·무역스쿨 참가자들. (왼쪽부터)김철준, 정회창, 김영, 장철우, 오미나씨. [2018.10.21]
(베이징=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사업을 하면 제 판단이 빗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은 소비층이 워낙 다양해 사업을 여러 각도로 운영할 수 있어요. 한국에서는 '이렇게 하면 된다'는 철저한 원칙이 있는데 중국은 이 방식으로 해보다가 잘 풀리지 않으면 타깃을 바꿔서 다른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빈 곳이 많으니까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주최하는 '2018 월드옥타 중국 화북지역 통합 글로벌 창업·무역스쿨'(이하 차세대 무역스쿨)에 참가한 청년들은 중국 시장의 매력에 대해 단순히 '많은 인구' 아닌 '유연함과 다양성'이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차세대 무역스쿨에 참가한 김철준(29), 정회창(26), 김영(35), 장철우(33), 오미나(31)씨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새로운 문화를 수용하는 속도도 빠르고 구매력도 갖춘 집단이 넘친다"며 중국 시장에서 꼭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을 내비쳤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청년들은 한국 유학을 마치고 한중 양국에서 창업한 젊은 사업가, 창업을 꿈꾸는 회사원, 싱가포르 대학 생활을 접고 중국으로 유학 온 대학생 등 다양하다.
사는 곳도 다르고 현재 하는 일도 모두 다르지만 가장 큰 고민은 같다.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 어디서부터 관계를 맺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
톈진(天津) 남개대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정회창씨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선배에게 월드옥타에서 학생,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창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가하게 됐다"며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중국 동포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데 이번에 더 큰 인적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참가 계기를 밝혔다.
칭다오(靑島)에서 IT솔루션 업체를 운영중인 장철우씨는 "사업을 하다 보니 월드옥타가 좋은 인적네트워크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렇게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초년병'인 이들에게 시장과 소비자는 아직 어렵고 두려운 존재다.
일부는 중국에서 태어나 오랜 시간 생활했지만 "아직도 중국 시장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장철우씨는 "한국에서 사업을 먼저 시작한 뒤 중국에 진출했는데 한국 플랫폼 운영 방식을 그대로 가지고 와 초반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며 "중국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빨랐다. 사실 저는 중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유학을 한 뒤 다시 중국으로 온 케이스인데 다시 중국으로 들어온 후 사회·문화적 차이를 느낄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정회창씨는 "스포츠사업에 관심이 많아 중국에 한국 야구용품을 파는 작은 사업을 시작했었다"며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보고 고르는 한국 소비자와 달리 다소 즉흥적으로 물품을 구매하는 중국인의 소비 습관을 고려하지 않아 사업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회상했다.
옌타이(煙台)에서 한국 의류를 수입해 판매하는 김영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시작한 여성복 수입 사업이 잘 풀리지 않던 중 한국에서 커플 잠옷이 유행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무작정 한국 잠옷 브랜드 회사를 찾아가 수출 계약을 맺었고 지금의 사업을 이루게 됐다"고 소개했다.
광활한 대륙에서 나홀로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이번 무역스쿨은 큰 자극제가 됐다.
베이징(北京)에서 디자인 회사에 다니며 창업을 준비 중인 김철준씨는 "솔직히 오기 전엔 조금 낯설었는데 훌륭한 강의를 듣고 계속 참가자들과 교류하다 보니 내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싼허(三河)에서 지도 기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인 오미나씨는 "앱의 성공은 많은 회원 수로 평가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홍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차세대 무역스쿨 참가로 많은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참가자들은 단일 국가로 최대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을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김영씨는 "한국, 프랑스처럼 선진 디자인 시장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를 고용해 저만의 잠옷 브랜드를 개발하고 싶다"며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 수출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오미나씨는 "주변에서 여자가 집 있고, 차 있고, 돈 좀 벌었으니 굳이 앱 개발에 뛰어들 이유가 있냐고 묻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 개발한 앱을 위챗, 알리바바 등과 협력해 계속 다듬어 나가고 매출 규모를 키워 상장 기업으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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