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궤도' 만든 연변TV 김광호 감독
조글로미디어(ZOGLO) 2008년7월4일 07시01분    조회:628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쓸쓸한 사람들을 다시 돌아보려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시작은 텔레비전용 다큐멘터리였다. 중국 옌볜에서 양팔이 없는 지체장애인 최금호씨를 사계절 따라다니며 카메라에 담았다.

방송은 반응이 좋았지만 김광호 감독은 더 인간적인 모습을 담고 싶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다큐멘터리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극 영화가 탄생했다. 11일 국내 개봉하는 '궤도'다.

한 달 가량 일정으로 서울을 찾은 재중동포 김광호 감독을 2일 인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궤도'를 "쓸쓸한 사람들을 다시 돌아보려고 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다큐는 사람이 그냥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그 안에 더 큰 것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쓸쓸한 사람들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거였죠. 그들은 자신의 세상에 남이 들어오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고 자기 세계를 보여주려 하지도 않죠. '궤도'는 제가 그들의 세계에 들어가려 한 영화입니다."

김 감독의 카메라는 최씨의 생활을 긴 시간을 두고 바라본다. 최씨는 발로 밥을 먹고, 담배를 말아 피우며, 머리를 감는다. 김 감독은 '궤도'를 "최금호씨와 같이 숨쉬고 같이 살며 같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6개월 동안 최금호씨 집에서 먹고 자고 했어요. 다큐를 찍고 금호씨의 그림자가 머리에 박혀서 무작정 금호씨 집에 짐을 싸들고 가서 시나리오를 썼죠. 처음 다큐를 만들 때는 방송인으로 몰입했지만 어느 순간 친구가 됐고 스스럼 없는 형제처럼 지내게 됐습니다."

'궤도'에는 대사가 거의 없다. 인물들은 아무 말 없이 서로 애절하게, 그러나 끈질기게 마주본다. 카메라는 주인공들의 눈이 돼 관객은 철수가 여자를, 여자가 철수를 바라보는 그대로의 눈높이와 거리에서 인물들을 바라보게 된다.

"두 팔이 없는 철수와 시중을 들어야 하는 어머니의 관계에 집중했어요. 말이 필요없는 관계지만 사랑 뿐 아니라 고통이 따르는 관계죠. 사람들이 서로 바라보는 거리는 가깝고도 먼 것입니다. 관객이 그런 간격을 느꼈으면 해서 '시점 숏'을 썼습니다. 또 세상 사람들 누구나 장애를 갖고 살아갑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불안한 상태, 흔들림을 담아야 했죠. 그래서 핸드헬드로 찍었습니다."

김 감독은 옌볜 TV방송국에서 20년간 촬영기사이자 PD로 일해왔다. 처음부터 영화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이번이 처음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옌볜에서 독립 장편영화가 제작된 역사가 없으니 김 감독이 첫 길을 닦아야 했다. 제작비를 마련하는 것도, 촬영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으나 작품에 가능성이 보이자 운은 저절로 따랐다.

'망종', '경계'로 국제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아온 장률 감독과는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관계였고 장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주자 프로듀서를 맡아주겠다고 했다.

제작비가 없을 때 영화진흥위원회 해외동포 지원사업에 대해 알게 됐고 기대하지 않고 신청했다가 바로 선정됐다. 후반작업 비용이 부족할 때 부산국제영화제의 지원 프로그램에 신청했더니 후반작업 비용 지원 뿐 아니라 뉴커런츠 부문에도 초청을 받았고 결국 상까지 거머쥐었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의 고영재 프로듀서도 선뜻 작업에 참여했고 고 PD와의 인연으로 국내 독립영화 제작ㆍ배급사 인디스토리와 연결돼 국내 개봉도 앞두고 있다.

"저는 참 운이 좋은 거죠. 제가 가장 기쁜 것은 '궤도'가 잘 돼서 옌볜에서 이 길을 걸으려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례가 됐다는 것입니다. 옌볜에 영화를 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많거든요. 올해에만 옌볜에서 독립 장편영화 2편이 만들어졌어요. "

그는 우연히 들어선 영화 감독의 길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밟아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저의 확실한 계획은 아직 말하기 어려워요. 계획보다 변수가 많은 일이니까요. 그래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어떻게 되든 영화를 계속하긴 하겠다는 겁니다. 옌볜에는 고유한 문화가 있는데 이것을 한국과 다른 나라에 당연히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쓸쓸한 사람들을 다시 돌아보려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시작은 텔레비전용 다큐멘터리였다. 중국 옌볜에서 양팔이 없는 지체장애인 최금호씨를 사계절 따라다니며 카메라에 담았다. 방송은 반응이 좋았지만 김광호 감독은 더 인간적인 모습을 담고 싶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다큐멘터리에서 ...
  • 2008-07-04
  • 창립 4주년맞은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 대표 김해성 목사 ‘크레파스와 물감에 살색을 없애야....’ - 차별받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무료진료 제공“감사하고 또 눈물이 납니다”국내에 하나뿐인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에서 만난 중국 심양이 고향인 김혜숙(52, 여)씨.김씨는 한국에 건너와 애기를 돌...
  • 2008-07-04
  • —현장총지휘 리종환씨를 만나 온몸으로 열심히 지휘하는 리종환씨,  그의 지휘하에 1만명도 훨씬 넘는 무용배우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리종환씨는 이번에 자원봉사자로 나서 현장총지휘를 맡게 되였다. 연변군중예술관 부관장으로 대형행사때마다 총연출의 중임을 떠메였던 리종환씨는 퇴직한 몸이지...
  • 2008-06-29
  • 목단강지구 문과장원 - 외교관이 되고싶어요 대학입시 시험에서 659점의 성적, 흑룡강성 문과 장원의 663점 보다 4점이 떨어지는 성적을 따낸 해림시조선족중학교 고3-2반의 남홍옥학생이 목단강지구 문과 장원석에 올랐다. 《어제 저녁 동창들로부터 저의 시험성적을 알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저를 위해 기뻐 했는데...
  • 2008-06-28
  • 환자의 아픔은 곧 의사의 아픔입니다연변대학병원 중의과 김향숙주임의 진찰권을 떼려면 새벽부터 줄을 서 기다려야 겨우 뗄수 있다고 한다. 진찰권이 긴장하다는것은 그만큼 의술이 높아 환자량이 많음을 의미하지만 김향숙주임의사는 "환자들이 병원의 지명도를 보고 찾아온것이지 저 개인을 보고 온것이 아닙니다&q...
  • 2008-06-27
  • 《떼떼부부》가 며느리를 보게 되였다. 즉 《작은 떼떼》가 사귀는 녀자친구를 데리고 부모님께 인사시키러 온다. 그런데 귀가 어두운 어머니는 며느리감을 보고 왕청같은 말들을 늘여놓고 눈이 어두운 아버지는 며느리감을 보고 말한다는것이 로친한테 대고 말한다. 그래서 김광철은 난처하기 그지없다. 다행히 사리밝고 례...
  • 2008-06-15
  • 2년에 국가특허발명 5건 농민발명가 천해룡(53세)씨는 다년간 모색과 연구끝에 지난해와 올 상반년짧은 2년여 기간 ‘다기능 비누곽’, ‘정량분유채취기’ 등 국가발명특허를 3건 획득하고 2건은 현재 신청 출원중에 있다. 흑룡강성 오상시 광휘향의 조선족 농민 천해룡씨는 지난해 5월 ‘다기능...
  • 2008-06-14
  • 박민자 연변가정연구소 소장 통일의 밑거름으로 조선족 활용 기대  “조선족의 중국 이민정착사는 150년이다. 만주 땅을 개간하고 중국을 건설하는데 기여하여 당당한 중국국민의 위치를 확보했다. 하지만 중국의 개혁·개방정책 이후 산업화시대에 접어들면서 중국사회에 적응을 못하고 코리안드...
  • 2008-06-13
  • "의사는 무엇보다도 책임감이 있어야 하고 또 배운 리론지식과 실제경험들을 관통시켜야만이 진단의 정확률을 높일수 있다"고 늘 얘기하는  연변대학병원 소화내과 주임 박희서는 시골 아저씨와도 같은 소박하고도 편안한 인상을 주었다. 평소 환자를 진찰하거나 제자들에게 지식을 전수할 때도 항상 차근차...
  • 2008-06-13
  • 중국관계자 중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지난 두 차례의 한중올스타전 때 중국 올스타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던 방복순(69) 통역이었다. 방 통역의 한국과 인연은 벌써 18년이 넘어간다. "한국과 중국이 수교는 되지 않았지만, 스포츠 교류는 있었던 90년 김학영 국제심판과 중국인 심판의 가교 역할을 맡은 것을 계기로 ...
  • 2008-06-12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