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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의 뒷굽은 거룩하다 라고 / 정태중
시의 설계는 간혹
시어들이 떠나버리기도 해서
부도난 공사장 같기도 하였는데
공사장으로 신의 선물이랄까 하는 물음들이
녹슨 창으로 푸르게는 올라오기도 하였다
하얀 배꽃들이 지난 시간을 입었던 듯
옷들이 누렇게 먼저 바래고는 있는 듯
신문 기자의 탁본이 바래고는 있는 듯
배들이 어떤 문장들로 하여서
배가 불러오기도 한 점심시간이 지나자
부리나케 삐뽀삐뽀로 기선 잡는 불자동차와
헛배에 힘 잔뜩 부린 부도난 공사장 방귀와
상관도 없이 해는 쨍쨍 내리다가
굵은 빗방울 쏟아져 공사장을 내려치는데
부도난 말들이 튕겨 오르는 것이
풀들을 잡고 있는 눈물 같기만 하였는데
불화 가득 늙은 수소 큰 눈이
어리둥절 휘청이다가 눈물을 흘려주다가
음~매 라고 몇 번을 풀을 토악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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