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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이 조선족문화의 메카라면
2014년 12월 17일 08시 27분  조회:3312  추천:1  작성자: 채영춘
 

연변의 성채만 반듯하게 지켜진다면 조선족문화메카로서의 신성함이 되살아나고 산재지구 조선족문화에 대한 포용력에도 힘이 실리게 될것이며 조선족사회의 보다 밝은 미래를 기약할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타성의 어느 조선족 산재시에 17개 조선족마을을 거느린 문화예술관이 있는데  관장 한분만 달랑 조선족이란다. 그래서 연변 어느 학교에 찾아가 안타까움을 하소연하며 조선족인재를 지원해줍소사 했다가 면박을 당하고 쓸쓸히 돌아갔단다. 조선족 산재지구 문화관관장이 다른 곳도 아닌 연변에 찾아와 고충을 터놓으며 인재지원을 호소한 리유는 연변이 중국 조선족문화의 메카라는 단 한가지 믿음에서였을 것이다. 결국 그 믿음을 접어 야만 했던 조선족관장의 처지가 너무 안쓰럽다.

오랜세월 우리 나라 조선족산재지구는 주로 흑룡강, 료녕, 길림(연변제외) 그리고 북경 정도로 인식돼왔으나 지금은 청도, 상해, 심수 등 연해지구, 나아가서 한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에까지 광범위한 범위로 파급되고있다. 산재범위가 넓어 질수록 집거지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집거지구의 구심점역할이 더 절박해질수 밖에 없다. 산재지역 조선족관장이 연변을 찾아 고충을 호소함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필자는 연변이 “조선족 문화의 메카”라는 선에서 참으로 성찰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고 생각하게 된다.

사실 중국 유일 조선족자치주라는 정치타이틀, 4만2700평방 키로메터의 성채안에 완벽하게 포진된 조선족의 교육, 문학, 예술, 신문, 출판, 방송,텔레비죤,스포츠 등 화려한 문화군단은 출범시초부터 중국조선족문화의 메카와 리더로서의 사명에 걸맞는 차원에서 구축돼왔음은 세상이 다 안다.

오늘날 시장경제와 개혁개방의 세찬 바람은 조선족사회의 전통적인 거주구도를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하고있다. 나무는 가만 있으려해도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 조선족문화의 메카로서 연변의 성채가 아직까지 버티고있지만 전대미문의 변화의 바람은 조선족사회를 계속 흔들어대면서 그 어떤 충격도 이겨낼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도록 촉구하고있다.

얼마전 “조선언어문자의 날”1주기 관련간담회에서 참석자 들은 “조선족문화지키기”에서 걸림돌은 다름아닌 조선족자체 라고 준렬히 지적하였다. 특히 연변의 조선족엘리트들을 중심 으로 한 조선족상류사회가 조선언어문자를 토대로 한 조선족 문화의 당면한 문제에 대한 위기의식과 대응노력이 미미하고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보이지 않는 점을 깊히 우려하였다.

수십성상을 지키고 가꿔온 찬란한 연변조선족문화성채, 아무리 금성철벽의 성곽이라도 넋이 빠지면 무용지물로 될수 밖에 없다.이 성채를 지탱하는 힘은 조선언어문자를 토대로 한 조선족문화의 건재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연변이 조선족문화의 메카라면, 연변조선족 엘리트 중심의 상류사회(기관,단체)구성원들로부터 문화자각을 확실시하여 조선언어문자를 고양하는 참신한 풍조를 되살리기에 앞장서야 한다. 지금까지 자치주 범위내 조선언어문자사용에서 조성된 지나친 “너그러움”, 맹목적인 “양보”와 “눈치 보기”의 잘못된 관행을 깨고 연변조선족자치주다운 민족언어문자사용의 붐을 일궈내야 한다. 자치주 공식회의석상에서 조선어가 사실상 페제돼가는 실태, 공중장소에서 조선말사용이 버림받고 사라져  가는 상황, 변변찮은 한어구사로 한족들로부터는 량미간을, 조선족들로부터는 낯이 붉어지게하는 일부 조선족간부들의 궁색 한 장면들…, 이 모든것이 바꿔지지 않는 한 연변의 민족단결에 불리하고 조선족문화의 메카는 그 토대가 허물어진다.

연변이 조선족문화의 메카라면, 시대의 흐름과 형세의 발전에 순응하여 세계무대에서 외면당하는 현유의 연변조선말사용 체계를 바꿔야 한다. 지금 연변의 언어문자사용은 연변의 경제,사회,문화발전과 전혀 조화되지 못하는 렬악한 수준으로서 “연변은 세계에로, 세계는 연변에로”란 대외전략의 걸림돌로 되고있다. 전국의200여개 대학교들에서 “한류”에 편승하여  한국어학원과 강좌를 설치하고 한국어보급을 서두를 때 아이러니하게 연변에서 파견된 교수, 강사들은 한국어강의에 열을 올리고 연변 자체는 경직되고 투박하고 정나미가 떨어지는 지방방언으로 일색화되여 연변을 찾는 손님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평양도 아니고 서울도 아닌 이상한 “짬뽕”에 한어까지 가세시켜 스스로 “중국특색의 조선말”이라 자처하는 이 언어상황을 바꾸지 않는다면 조선족문화의 메카는커녕 조선족사회에서도 조롱거리가 될것이다. 조선어사정위와 학술계의 진맥과 용단이 요청된다.

연변이 조선족문화의 메카라면, 21세기 중국조선족사회를 리드할수 있는 미래지향적이고 리성화된 문화도읍으로 업그레드돼야 한다. 국제사회가 중국조선족을 전면적으로 료해할수 있는 확실한 “활화석”, 중국조선족사회의 구심점이란 그 같은 눈높이에서 현유의 문화 시설에  긍정적인 활력을 부어넣는 동시에 국가차원의 지원으로 조선언어문자관 같은 상징적 문화전당건설로 중국조선족문화의 연혁, 성장, 발전궤적을 되살려 중국조선족의 이미지를 살리는데 일조할수 있다.

필자는 연변의 성채만 반듯하게 지켜진다면 조선족문화메카로서의 신성함이 되살아나고 산재지구 조선족문화에 대한 포용력에도 힘이 실리게 될것이며 중국조선족사회는 영원히 밝은 미래를 기약할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따라서 본문 앞에서 언급했던, 산재지구 조선족 관장이 연변에서 겪었던 그런 불미스러운 에피소드가 옛말로 될것이라 생각해본다.

연변일보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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