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춘
http://www.zoglo.net/blog/caiyongchun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수필/단상/칼럼/기행

“중국인은 저쪽켠으로!”
2008년 05월 11일 09시 55분  조회:4736  추천:171  작성자: 채영춘
미국 LA의 어느 호텔 구내 식당문에 대문짝만하게 걸려있는 중문표시판에서 우리 일행은 멈춰섰다. 결국 매니저의 안내로 우리 몇몇 중국인들은 서양인 식당과 떨어져 있는 “저쪽켠”에 림시 마련된 공간에서 묘한 감정을 느끼며 불유쾌한 아침식사를 치렀다. 나오면서 보니 중국인과 서양인들의 식사메뉴는 같았다. 그리고 그 안내판의 해석대로라면 “일본인”이나 “한국인”등 아세시아계의 외국인은 “저쪽켠”으로 갈 필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이건 중국인에 대한 배려차원이 아닌 그 어떤 차별화로밖에 볼수 없다. 지난해 6월 필자가 미국에서 겪었던 장면이다.

그날 필자는 하루종일 울적한 기분에서 헤여나오지 못했다. 중국의 반봉건, 반식민지 시기 제국주의 렬강이 상해조계지에 “중국인과 개는 들어오지 못한다”는 간판을 버젓이 걸어놓고 중국인을 로골적으로 릉멸한 그 치욕의 력사가 다시 되풀이되는듯한 느낌이랄가!

왜 “중국인은 저쪽켠으로”인가? 20세기 초엽에는 부패무능한 청나라정부가 그 원인이였다. 하다면 오늘날 우리 나라가 강성대국으로 발돋음움하는 시점에서 중국인이 서방나라의 호텔 식당에서 차별화를 받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4년전 독일 어느 호텔의 구내 부페식당에서 목격한 중국관광객들의 추태가 떠오르며 필자는 올것이 끝내 왔구나 하는 느낌과 함께 중국인에 대한 차별화 리유를 알것 같았다.

그날 아늑하고 조용하던 아침식사장이 홀제 소란스러워지는가 싶더니 중국 남방지역에서 온 단체 관광객 십여명이 왁작 떠들며 들이닥친다. 한참 식사중이던 서양인들은 놀란 표정으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한다. 중국관광객들은 보겠으면 보란듯이 음식을 배렬해놓은 선반앞으로 모여들더니 앞다퉈 갖가지 료리를 자기 쟁반에 넘쳐나게 퍼담는다. 결국 담아온 료리는 절반도 못 먹고 팽개치고 나간다. 그대신 삶은 계란과 과실들은 무더기로 가져다 주저없이 제 가방에 넣는다. 그뿐인가. 음식을 먹으면서 쉴새없이 지껄여대고 식당안이 떠나가라 웃어댄다. 주변의 외국인들 보는 앞에서 이쑤시는 묘기를 보여주둣듯 입을 짝 벌리고 이쑤시개로 거창하게 쑤셔대고는 쑤셔낸 찌꺼기를 되알지게 뱉아어내는 추태, “홰액!” 하고 가래를 돋궈서는 식탁밑에 팽하고 뱉아어대는 꼬락서니…. 나는 낯이 뜨거워 도무지 앉아있을수 없었다. 힐끔 서양인들을 훔쳐보았더니 그들은 찡그린 표정이 아니고 재미있는 구경거릴르리를 대하듯 미소 띤 얼굴로 자못 진지하게 응시하고 있었다. 그들이 어떤 표정이든 결과적으로는 식당안에서 중국인의 추태를 기분좋게 받아들일리 없음은 불보듯 뻔하다. 이같은 현장은 우연한것이 아니다.

왜“중국인은 저쪽켠으로”인가? 대답은 간단하다. 공중장소에서의 방약무인(旁若无人)이 서양인의 징계조치를 불렀다. 누굴 탓할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비건강전한 공중도덕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오늘날 날의 국력이 강해지고 국민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조선족을 망라한 중국인의 체질과 외모가 강건하고 미끈하더라도 령혼이 건전하지 못하면 오늘의 글로벌화시대에서 배척받을수 있다.

저명한 작가 백양은 “중국은 군중적이지 사회적이 아니다”란 의미심장한 말을 한적이 있다. 우리의 국민성에서 사회적 자각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국제사회에 합류하는 과정에 그냥 “저쪽켠”으로 밀리우는 비극을 낳을수 있다.

연변은 동북아 금삼각지역으로서 글로벌화의 물결이 점점 거세게 도래하고있다. 하지만 조선족을 망라한 연변인의 공중도덕은 이같은 시대발전과는 어울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변의 곳곳에서 우리는 방약무인(旁若无人)의 “맹진”행진을 거침없이 단행하고 있는 존재들을 손쉽게 목격하게 된다.

공중장소에서 그 무슨 목청 비기기라도 하듯 떠들썩하게 휴대폰을 걸어대는 “맹인”남녀들, 붉은 신호등을 무시하고 오가는 차량에 도리여 눈을 부라리며 당당하게 도로를 횡단하는 “맹인”들,  자신의 부주의로 대방을 밀쳐놓고도 사과는 커녕 주먹을 휘두르는 “맹인”들…

공중도덕범주에 속하는 이같은 추태가 한 지역사회 나아가서 나라 전반의 형상을 비뚤어지게 한다. 우리 국민의 사회적 자각이 구멍이 생긴다면 오늘은 세계인의 식당에서 “저쪽켠으로” 밀릴것이고 래일은 또 다른 세계인의 공중장소에서 “저쪽켠으로” 밀리우면서 중국이라는 이 5천년 문명력사를 자랑하는 강성대국과는 어울리지 않는 억울함을 당해야 할것이다.

“사회주의 핵심가치체계를 국민교육과 정신문명건설의 전 과정에 녹아들게 함으로써 인민의 자각적인 추구대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17차 당대회의 절절한 호소가 현실화될 때 우리의 사회공중도덕은 새로운 부흥을 맞게 될것이다. 이는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인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장기적인 숙제이다. 중국인이 당당히 국제 주류사회 공중도덕중심에 서게 될 그날을 기대해본다.

(연변일보 2008-2-29 6:31:47)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2 ]

Total : 108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08 원림록화승격공사, 가장 현명한 결책 2022-06-30 0 1042
107 고희 연변의 ‘형태’와 ‘신태’ 2022-06-24 0 1010
106 [칼럼] ‘온라인 회식쇼’의 의미 (채영춘) 2022-04-22 0 963
105 봉금격리 영탄곡 2022-03-25 0 1042
104 연변축구의 재기에 부쳐 2022-02-24 0 840
103 한 민간단체의 선행에서 느낀다 2022-02-10 0 858
102 새 TV방송공개홀 가동의 의미 2022-01-27 0 872
101 도시존엄잡담 2021-12-02 0 1094
100 가깝고도 먼 곳 2021-11-18 0 996
99 장진호, 위대한 정신의 심벌 2021-11-08 0 1273
98 신앙과 감당 2021-07-01 0 1104
97 홍색생태문화와 향촌진흥 전략의 ‘이중주’ 2021-06-03 1 1321
96 역경에 도전하여 펼쳐낸 <새봄의 축복> 2021-02-19 0 1204
95 ‘뿔뿔이’와 ‘풀뿌리’—화동조선족주말학교에서 느낀다 2021-01-04 1 1234
94 애국주의 단상 2020-10-29 0 1410
93 《붉은 해 변강을 비추네》 기획물이 주는 계시 2020-10-22 0 1415
92 도시문명건설 ‘100일 공략’ 잡담 2020-09-24 0 1381
91 정률성이 온다 2020-08-27 0 1684
90 연변축구의 운명변주곡 2020-07-20 0 1622
89 조선족 인권수호의 쾌거 2020-07-14 1 1553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