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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태양도 식는답니다.(시)
2015년 07월 31일 12시 11분  조회:1978  추천:6  작성자: 行者金文日
 내 눈안의 애수를 당신은 읽었습니까
뒤돌아 보는 사이 내 동년은 흘러가고
멈칫거리는 사이 내 청춘도 손가락새로 흐릅니다.
영원함은 없는건가요?
님에게 질문하지만
님은 대답없이 침묵만을 지키는군요.
 
지난 봄날의 그 추억은 꿈만같고
천만가지 시험은 ...
부질없는 짓이 되여버렸습니다.
부처님앞에서 빌던 소원은
저 사과나무처럼 맺혔다 다시 지고
님이 지나가던 언덕에는 키스향기만 남았습니다.
 
사랑도 식고 꿈도 식고 타오르던 기억도 식습니다.
마치 저 태양도 식어가듯이…
님의 그 말에 놀라웠습니다.
태양도 식는다니 너무 놀라웠습니다.
태양이 어찌… 태양이 어찌 식는다고 하는지
놀라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꽃잎만 지는줄 알았습니다.
나무잎만 떨어지는줄 알았습니다.
벌레들만 죽는줄 알았습니다.
저 강물만 마르는줄 알았습니다.
심지어 저 태산이 바람에 날려 없어진대도
이만큼 놀라지는 않았을겁니다.
님의 그 말씀에 너무 두렵습니다.
 
저 태양도 식는답니다.
들었습니까?
저 태양도 식는답니다.
 
그런데 내 마음속의 태양은
식을것 같지 않습니다.
꽃잎이 수만번 피고 져도
나무잎이 천만번 지고 펴도
한알한알 모래가 날려서 저 태산이 없어진대도
한방울 한방울 흘러서 저 바다가 다 마른대도
내 맘속의 태양은 안 식을 거예요.
 
그런데 어쩐지 두렵습니다.
저 태양이 식는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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