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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 바른 전통1-청명을 맞으며
2016년 04월 02일 16시 53분  조회:4020  추천:1  작성자: 行者金文日
   해마다 청명즈음이면 부슬부슬 봄비가 온다. 이때면 태양의 황경이 15°에 있을때여서 하늘이 가장 맑다고 한다. 그래서 맑을 청자에 밝을 명자를 붙혀서 부르는것이다.
청명은 24절기중 다섯번째 절기이다. 대충 양력으로 4월 초순에 오게 된다. 
  어제는 어느 모임에 갔다가 한부부의 잔잔한 사랑다툼을 보게 됐다. 이미 장성한 딸이 곧 결혼을 앞두게 되여 있는데 지난해 어머님을 잃은 남편은 청명에 산소에 성묘(省墓
)를 다녀와야 한다고 하고 안해는 따님이 결혼하는 해에는 어떤 경우에도 산소에 갈수없다고 우긴다. 그래서 그 질문이 나한테 돌아왔는데 그 자리에서 어느 편을 들수도 없고 해서 참 답답했었다. 물론 이러루한 일을 보고 들은것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모두 먼 남들의 이야기같아서 전에는 그냥 넘겼지만 이제는 그냥 그렇게 지나칠수 없었다. 
  옛날 “동국세시기”라는 책의 기록에 의하면 청명(清明)날에 사람들은 버드나무와 느릎나무를 비벼서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쳤다고 한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이나 판서와 같은 문무백관들에게 나누어주고 또 각 고을의 수령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이 행사를 사화 (赐火)라고 했는데 옛날에는 불을 피우기도 어려웠지만 역시 꺼지기도 쉬운지라 습기나 바람을 잘 막는 불씨통(藏火筒)에 담아 조선팔도로 불을 보냈다. 한편 백성들은 이날 만큼은 낡은 불을 끄고 그렇게 임금으로 부터 내려오는 새불을 받아오는데 그 사이에 불이 없으니 따뜻한 밥을 먹을수 없어 찬밥을 먹게된것이 지금의 한식(寒食)명절의 유래가 된것이다. 
바로 그러한 신성한 새 불을 일으키는 날이 청명이요, 또 이 새불을 온 나라 백성이 나누어 가짐으로써 동심일체의 한나라 백성임을 재확인하는 날이 바로 한식일인것이다. 
  그렇다면 결혼하는 젊은이든, 그 부모든, 이렇게 좋은 날인 청명에 집안의 어르신의 산소에 성묘를 가는것이 안된다는 도리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
내가 보기에는 정말 말도 안되는 황당하고 무지할뿐만아니라 암둔하기까지 한 풍속이다. 아니 절대 우리 민족 고유의 풍속은 아니다. 연변의 조선족들한테만 있는 이상한 유언비어일 뿐이다.
  우리 민족의 고유풍속에서는 청명의 성묘는 신성한 날이다. 어찌 결혼을 앞두었다고 해서 성묘를 안한단 말인가? 중국의 한족들도 이날만큼은 가족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서 선조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성대한 날이다. 옛날에는 청명에 성인들의 권화에 의해서 왕들이나 장군, 재상들이 조상을 기리는 큰 제사를 지내군 했는데 그걸  본 백성들이 본따서 지내게 된것이 지금의 청명날 성묘가 된것이다.
  나는 그래서 “결혼을 앞두고 산소에 가면 안된다는 말을 대체 어디서 들었습니까?”하고 질문해보았다. 그랬더니 “누가 그러는게 아니고 다들 그래야 된다고 하던데요.”라고 대답한다. “그럼 다들 왜서 그렇게 말하고 어째서 그렇게 말하는지요?” 하고 질문하였더니  잘 모르겠지만 그냥 좋은날에는 산소에 안간다고 한다.  좋은날에 산소에 안간다면 나쁜날에 가야하는가? 그렇지도 않을게 뻔하다. 그런데 또 한술 뜬다. 
“그리하면 좋다는데, 좋다는대로 하면되지 자꾸 원인을 알아 뭘합니까?”이다.
  정말 코막고 답답한 노릇이다.  
옛날부터 우리 민족전통에서는 청명을 아주 중요시 했다. 특히 같은 유교문화권에 있는 중국의 한족들도 청명날 만큼은 새해를 맞으면서 조상들한테 가족의 번영과 발전을 기원하는 중요한 제사를 행하는 날이였다. 이제 곧 결혼할 자녀들은 종묘에 가서 <이제 부부가 됨>을 알린다. 그리고 곧 해산을 앞둔 임산부도 종묘에 가서 제사를 지내고 순산을 빌고 자손의 번창과 가족의 건강을 빈다. 그게 우리의 전통문화였다.
  실은 우리 조상들만큼 성묘를 자주하는 민족도 없을 것이다. 옛날에는 일년에 적어도 네번을 성묘했다. 봄에는 청명에 여름에는 중원(中元은 음력 7월15일이다.)가을에는 추석秋夕(中秋)에 겨울에는 동지(冬至)날 눈길을 밟으며 찾아뵙고 산소위의 눈을 쓸어내렸다.
  얼마전 방영된 한국 드라마를 보면 결혼을 앞둔 젊은 남녀가 돌아가신 부모님의 무덤앞에 가서 성묘하고 이제 결혼하게 됨을 알린다. 그렇게 돌아가신 부모나 조상에게가서 앞으로의 집안의 행사를 알리고 마음로 기리면서 미래를 준비해나가는것이 우리가 지켜야하고 계승해야할 민족의 전통이다.
  옛말에 뿌리가 든든한 나무는 바람에 날리지 않는다고 했다. 조상의 음덕을 잘 기리는 가족이 번영하게 되는것이 자명한 일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신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것을 맹목적으로 믿는것을 말한다. 조상에게 성묘하는것은 어떤 미신행동으로서가 아니라 우리의 전통으로서 보아야한다. 
  그러나 제사나 성묘에 빠져야하는 부류도 있기는 있다. 해산을 앞둔 임신부나 신체가 허약한 사람은 될수록이면 제사나 성묘에 참가하지 않는것이 좋다. 돌아가신 선친을 기리다 너무 슬퍼서 신체에 영향을 가져올수 있고 또 성묘를 위해서 산발을 타다보면 임신부의 건강에 영향이 있을수도 있기때문이지 절대 엉뚱한 미신으로서가 아니다. 
  물론 각 개인의 가치판단으로 말미암아 한마디로 전통문화와 미신, 종교를 구분할수 없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찌되였건 뿌리가 든든한 나무가 크고 높이 자라듯이 자신의 선친과 조상을 잘 모시고 가꾸는 가족이 번영하게 됨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나도 이제 다녀올 선친의 성묘를 위해서 이것저것 준비하다가 멀리 창문가를 내다보았다. 봄비가 내리는 창가로 이제 푸르기 시작하는 산자락이 멀리 보인다. 문뜩 어릴때 아름다워서외워두었던 중국 시인 한유(韩愈)의 이른 봄(早春)을 노래하네라는 시귀가 떠올라 절로 읖조려본다.
天街小雨润如酥, (장안거리에 봄비는 부르럽게 내리고 )
草色遥看近却无。   멀리 보이는 록색은 가까이가니 보이잖네
最是一年春好处,  초봄은 일년에서 가장 좋은 계절이니
绝胜烟柳满皇都。  어찌 버드나무 우거지기 시작하는 그 시절에 비기랴
     우리는 여기서 시인의 깊은 관찰력을 보아낼수 있다. 두번째 구절인 (草色遥看近却无)  <멀리 보이는 록색은 가까이가니 보이잖네>라는 말은 현재 청명을 맞는 여기 초봄과 비슷하다. 갓 피기 시작하는 초봄에 우리가 멀리서 산을 볼때 그 산은 파랗게 보이지만 정작 가까이 가서 그 풀들을 보면 오히려 록색을 볼수가 없다. 선인을 기리는 우리의 마음도 그러해야 할것이다. 매일 입에 효자니, 효자손이니 떠들것 없다. 
우리 마음에 파란 씨앗이 있으면 된다. 그것이 언젠가는 산과 들을 파랗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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