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소학교 1학년한어교과서에 부쳐
최 균 선
매일 손자애의 한어숙제를 거드노라면 아름차기만하다. 한어교원이 아니여서 아름찬것이 아니라 아이의 인지규률에서 그만 억이 막힐 때가 있다. 아마 그래서 거의 교문밖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아이가 교문을 나서는길로 한어보충수업반으로 발빠르게 돌아치는지것 같다.
1학년교과서에 단계에서 도달해야 할 한자어학습목표는 명확하였다.
年级 |
册 |
写字量 |
合计 |
识字量 |
合计 |
总计 |
1年级 |
上
下 |
106
193 |
299 |
117
186 |
303 |
602 |
2年级 |
上
下 |
246
226 |
472 |
200
156 |
356 |
828 |
곤혹의 첫째로, 저급학년에 식자량이 너무 많고 난도가 너무 크다는 느낌이다. 무릇 어떤 학과이든 애들의 심리특징과 인지능력의 단계성이 충분히 고려되여야 한다. 한어선생님은 학생들이 식자에서 애먹는것이 아니라 배운 한자를 공고히 하고 활용 하는데 있기에 량극분화가 심하다고 한다. 망각의 규률은 어길수 없는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지금 아이들은 거개 총명하고 령리하다. 1학년 1책에 읽고 알아야 할 글자중에 출현빈률이 높지 않거나 근본 나타나지 않는 한자들도 있다. 례하면 “步、虎、狼、蓝、脑、刷、蛇、司 ” 등이다.
아이들이 매일 새 식자. 쓰기 등 임무를 완성하느라고 공고화하여 능력으로 전화시킬 시간이 없다고 한다. 이역시 교원들의 잘못이 아니다. 교과서가 순서점진, 공고 , 운용, 능력발전규률은 제쳐놓고 “돌격나팔”을 부는데 “련장” 인 선생님들이 “전사” 들을 독전하여 맹돌격시키지 않을수 없을것이다.
곤혹의 둘째로 학습밀도가 엄청 크다는것이다. 개학하자마자 한자를 알아야 한다. 제1편의 과문이 “上学了”인데 소학교대문에 금방 들어선 애들이40분 첫시간을 바로 앉아있기도 조련치않은데 한어로 말하고 단어를 배우고 글자를 알아야 하는 등 임무가 과중할것은 당연하다. 물론 한어의 망망대해속에서 성장하고 학전반에서 배우기도 하여 예전 애들과는 기점이 다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애들의 인지능력의 발전규률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애들이 그림 그리듯 글자를 쓰느라 손맥이 다풀려 안깐힘을 쓴다고 한다. 배움이란 유희가 아니지만 이도 아니 난 애들에게 콩밥부터 먹이는격이 아닌지 왼고개를 젓게 된다.
특히 매일 내주는 숙제지는 공고와 창의성배양을 목적으로 하는지 빈자리에 써넣기에 난제가 푸술하다. 과문을 근거로 하였지만 문장을 새로 꾸며야 하는 문제가 많다. 기성된 한자, 구절도 미처 다 소화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창조적사유”, “발산사유” 배양이 가당한지 곤혹스럽다. 내가 료해한데 의하면 녀자애들은 거개 밤늦도로 숙제하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들 가운데 척척 지도해줄 사람이 많지 않다보니 아이가 혼자 낑낑거리다 훌쩍거리며 숙제를 하며 하다하다 못하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숙제를 마저 하느라 눈을 쥐여뜯고 그래서 아침도 못먹이고 학교로 끌고온다고 하였다.
제때에 학습임무를 완성하지 못하면 그것이 루적되여 애들은 매일 심리압력을 받게 되고 그런 심리압력이 낳는것은 당연히 짜증과 싫증, 눈물이고 악성순환일수밖에 없다. 아닌게 아니라 교문밖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오가는 말들에서 과중한 학습 부담속에서 동심이 얼마나 구겨지고 있을가를 매일 확증하게 되였다. 그리고 거개 지도할수 없어서 “학원”에 매달릴수밖에 없다는 말이 그저 남의 일같지 않다. 84세의 고령에 혼자 손녀를 돌보는 한 할머니에게 손녀가 한어때문에 애먹는다더니 좀 나아졌는가고 물으니 학원덕분에 많이 나아졌지만 한어학습반에 가지 않겠다고 징징거리는데 그냥 보내는것이 좋을지 조언을 청하였다.
곤혹의 셋째로1학년의 식자량이 너무 많은것이다. 식자량이 가장 적은 과문이 제1과인데 알아야 할 글자가 3개였다. 그에 반하여 가장 많은 과문은 생자 가13개이다. 그런데 그것을 확대하여 새록새록 문제집을 만드는것도 곤혹스럽다. 애들이 익혀야 할 글자와 새로 배우는 글자의 련관성을 고려해서 선재하여야 바람직하고 훈련도 교과서중심이 되여야 할듯싶은데 교과서외에도 “한어련습”, “한어훈련”이 따로 있고 미리 인쇄하여 배포한것인지 모를 련습문제지, 교원이 자체로 만든 시험지가 있어서 대관절 너른마당 쓸기인지 중점돌파인지 아리숭하다. 병음은 조선족애들에게 난점인데 설상가상으로 병음과문에도 식자환절을 끼워넣었다. 밥을 먹으며 물도 마시거나 반찬을 곁들어 먹는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한화살로 동시에 두마리 토끼를 맞힐수 있을가? 의문이다.
가급적으로 한어장악량을 높이려는 목적에서 출발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열정은 때론 맹목성이 될수도 있다. 맹목성이 미만한 결과를 낳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서 쓸수는 없지 않은가? 교수에서 순서점진, 인지규률, 능력발전의 단계성은 어느 시대에도 무시못할 법칙이다.
한어는 왜 배우냐? 농촌식으로 말한다면 잘 써먹기 위한것이다. 하다면 과문선재도 우선 아이들의 년령, 심리특징에 걸맞게 배움의 즐거움부터 심어주고 그 즐거움을 동력으로 일상용어부터 익히게 해야 실용적이다. 생활상, 과당수업상, 학습습관상 등 문제도 어련히 고려했겠고 그것을 체현시키려 한것같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생활권에서 탈절된 과문들도 있다고 보아진다.
어떤 글자는 현단계에서는 필요없는만큼 생경하게 문장격식도 장악시키려 서두르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 로련한 한어선생님은 식자량을 감소해야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례하여 “ 尺、寸、升、勺字。认读字中蓝、脑、刷、司 ”등 글자는 사용률이 적기에 후에 배우게 하는것이 순서적이고 실제적이라 하였다. 부분적인 한자 “舀、辰、凳、仓、稻、隆、窿、姜、卵、仑、乃、帚、雁”등 글자는 고급학년에 가서 배워도 크게 랑패날것같지 않다. 이러한 글자들이 모두 한번 나타나고 더는 나타나지 않을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경상적으로 쓰이는것들이 아니라는것이 그 근거이다.
소학교한어교과서를 종합고찰해보면 1-2학년에 식자량이 집중되였는데 학습난도가 가장 큰 학년이 1학년이 된다. 소학교단계에서 제일 나이가 어리고 지력상에서 제일 미숙상태의 학년이 1학년일진대 이는 분명 자가당착이 아닐수 없다. 어른도 제한된 시간내에 할일이 태산같으면 지레 손맥이 풀려하고 일욕심이 식는다. 아이들의 학습심리도 마찬가지이다. 시작부터 단맛을 붙여야 하고 재미속에서 차차 기초를 닦아나가 하는것도 이만저만이 아닌데 농촌 사투리로 표현한다면 단판에 “후두를 멕여놓았다.”소수민족으로 말하면 한어는 “외국어”와 같아서 마른나무 꺾듯이 뚝딱 해버릴 그런 언어가 아니라는 말이다.
부대적으로 저급학년 단계에 많이 알게 하는것이 합리하냐? 많이 씌우는게 장땅이냐 하는 등 실천적인 문제가 제기되는데 전직교원이 아닌 필자로서 이렇다 저렇다 말할 처지는 못되나 아이들의 심리특징, 인지능력이 고려되야 하는것만은 분명하다.
상술한 문제들에서도 아름이 벌어지지만 손자놈이 성구해석을 들이댈 때는 정말 두손을 들게 된다. 여덟살짜리 아이에게 납득되도록 해석. 설명, 풀이하는 일이 여간 간단치 않다. 1-2학년에서 알고 읽을줄 알아야 할 글자가 모두 384 개인데 한어성구들을 외우게 하고 빈자리에 알맞게 써넣어 완정한 구절을 만들게 하는 숙제도 내는데는 정말 아연실색이다. 어떤 어른들도 알둥말뚱한 한어성어를 1학년애들이 꼭 외워둬야 하나? 외운들 멋모르고 천자문을 익히던 그런 서당훈장의 작법과 다른게 뭐일가? 1학년 제2책을 대충 번지면서 대체로 줄을 세워보았다.
6과 《四个太阳》에 “满园春色,多姿多彩”, 7과《常说的一句话》에 “完美无缺, 喜闻乐观, 谢天谢地”, 8과《孔融让利》에 “互敬互爱, 互帮互学,尊老爱幼, 尊师爱生”, 9과《一次比一次有进步》에“百发百中, 寸步难行” 이 있다. 더구나 경악한것은 《学字(七)》에 “万紫千红, 鸟语花香, 晴空万里”, 《学字(八)》“ 万众一心, 品德高尚”,《 学字(九)》에“欢天喜地, 一帆风顺”,《学字(十)》에 “心明眼亮,坐立不安”이 있다. 제10과 《司马光》에 “”急中生智, 当机立断 ,舍己为人”, 11과《乌鸦喝水》에“鸦雀无声, 守口如瓶,渴望已久”이 있다.
제12과《聪明的小苗》에 “自高自大, 自以为是, 虚心使人进步, 骄傲使人落后” 등 성어는 내놓고라도 “虚心使人进步, 骄傲使人落后” 라는 철학적명언까지 외우라는것은 너무한것 같다. 제 13과《人造卫星本领大》에는 “星罗棋布, 星光灿然”,14과 《鱼是怎么睡觉的》에 “如鱼得水,鱼米之乡, 鱼水情深 ”, 15. 《会说话的灯》에 “众所周知, 自作聪明” , 제16과《狼来了》에 “狼天虎因, 虎头蛇尾”와 같은 고급스러운 성어에 놀라웠고 제17과《朋友》에 “ 亲朋好友。 良师益友”에서 배운바가 있었고 제18과 《小熊和小鹿》에“言而有信,言行一致”등이 있는데 대응되는 조선말성구를 찾아 조선말로 해석하자면 말이 길어지고 해석에 해석을 얹어야 하고 그렇게 해석한들 애들이 잘 받아물수 없을것은 자명하다. 그래서 통속적으로, 직관적으로 해석하자고 하느라면 “신경질”이 나면서도 지금 아이들은 우리 때보다 너무너무 총명한 세대로 높이 받들려 큰다는 사실에 감동을 꿀꺽 삼키게 된다.
감탄은 감탄이로되 손주놈이 “할아버지, 인조위성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날아갑니까? 어떻게 그렇게 멀리 날아갑니까? 비행기는 점점 높이 뜨는데 왜 인조위성은 꼿꼿하게 올라갑니까? 사람이 그 안에서 밥이랑 먹고 똥이랑 마려우면 어디다 눕니까? ”등등 등등을 련속 들이댈 때 잘 모르겠다고 하면 “할아버지는 부교수라면서 그것도 모름까?” 한다. 설명할길 없는 나의 천박한 지식에 개탄이 나오기전에 해석해도 알길없는 아이들에게 어른들도 잘 설명할수 없는 최첨단의 과학원리에 허망한 호기심부터 달리게 하는 교과서에 두손을 바짝 들고 투항할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남들이 하는대로 “한어학습반”에 보내야 할것같다. 나로서는 너무 아름차니 말이다.
2012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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