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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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코사니”를 론함
2013년 01월 31일 11시 30분  조회:9608  추천:3  작성자: 최균선
                                    “잘코사니”를 론함
 
                                              최 균 선
 
   “잘코사니” 는 명사로서 사전식으로 “미운 사람이 당한 불행한 일을 고소하게 여김”이라 해석된다. “잘코사니”의 심리는 동서방, 피부색을 막론하고 인류전반의 공통한 심리인것 같다. 일어에는 감탄사로 쓰이여 “ざまを見みろ, いい気味きみだㅡ 그래 싸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영어에도 “잘코사니가 ‘laugh at other's troubles”로 번역되고있다.
    한어에서 잘코사니와 맞먹는것은 “幸灾乐祸”라는 성구이다. 이 성구의 유래는 고서《좌전.희공14년(左传·僖公十四年)》에서 찾고있다. “배시무친,행재불인(背施无亲,幸灾不仁)”이라 하였고 또《장공20년(庄公二十年)》에“금왕자퇴가무불권, 락화야 (今王子颓歌舞不倦,乐祸也)”라 하였다. 이야기는 대략 이러하다.
   춘추전국시기 진(晋)나라에 재황이 발생했는데 진(秦) 나라에 량식을 팔라고 청을 들었다. 당시 대신이였던 백리계(百里奚)는 량식을 파는데 찬성하였다. 진나라 (秦)에서는 진(晋)라에 대량적으로 량식을 지원해주었다. 그리하여 진(晋)나라에서는 기황을 넘기게 되였다. 이듬해 진(秦)에 재황이 발생하였다. 하여 진(晋)에 구원을 청하였다. 그런데 진(晋)나라에서는 지원해 주려하지 않았다. 이에 진(晋) 의 대신 경정권(庆郑劝)이 왕에게 간하기를 “배시무친, 행재불인,탐애불상, 노린불의,사덕해실,하이수국 (背施无亲,幸灾不仁, 贪爱不祥,怒邻不义 四德皆失 何以守国)”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알수 있듯이 원래는 국가지간의 관계를 두고 한 말인데 후세사람들이 줄곧 개인과 개인사이에서 늘 인용하여 온것이다. 현대어로는 선의적이 아니라는 뜻에서 다른 사람이 재화를 당했을 때 기쁘게 생각하는것을 가리킨다. 이와 비슷한 단어 로서 “落井下石、乐祸幸灾 ”가 있는데 우리 말로 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던진다는 속담과 맥을 같이 한다. 반대어로는 “토끼가 죽으니 여우가 슬퍼한다(兔死狐悲)가 있 고 동병상린(同病相怜) ”이 있다.
     화란의 학자(戴克)는 만약 어떤 사람이 잘코사니를 부른다면 그 재난이 그에게 리익이 있기때문이라고 하였다. 잘코사니를 잘 부르는 자들은 다른 사람이 당하는 재난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옛날 농촌아이들의 말로 “쌍통, 맹통” 인데 그로부터 자신의 흠모 혹은 투기정서를 풀면서 자아평가를 적극 높이려한다. 일상생활에, 주변 사람들속에는 이런 얄미운 심통의 주인이 비일비재이다.
    만약 후자의 심보라면 바로 다른 사람의 불행에서 희열을 찾아 자기 마음속에 악마를 기쁘게 한다.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면 다른 사람의 존재에서 위기감, 혹은 위협감을 느낄 때 생기는 일종 자아긍정심리이다. 잘코사니를 부르면 자아감각이 좋아질수 있고 자아긍정심이 가강될수는 있되 인간으로서는 더할나위 없는 말째요 망석중이라 할것이다. 이런 자들은 동정심이 결핍하고 랭혹무정하다.
    잘코사니를 부르는 심리는 인간들에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심리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도덕의 각도에서는 그러한 심리기제에 대하여 명확한 분석과 정의가 아직까지 없다. 심리학자들은 잘코사니가 절로 나오는 과정에서의 작용을 정경반응성 잘코사 니와 투사성(投射性)잘코사니로 나누어 분석하있다.
    정경성잘코사니란 이외의 돌발성적인 정경에서 당사자가 조우하게 된 불행한 사건속에 내재한 골계(滑稽)성으로 하여 관찰자에게 희열성적인 정감반응이 생기는것이다. 태도투사성 잘코사니란 관찰자가 불행한 사건과 유관된 인소, 례컨대 당사자의 신분 및 불행의 원인, 후과에 대하여 알고있는던차 발생된 불행한 사건이 자기가 기대심리에 부합되여서 즉흥적으로 산생되는 희열감 즉 잘코사니를 가리킨다.
    그 결과는 후자의 잘코사니가 산생되는 과정에 관건적인 작용을 논다. 그리하여 대방에 대하여 음으로 양으로 반감을 가지고있던 사람은 대방이 부딪친 재화가 참담할수록 희열감이 정비례로 높아지고 잘코사니도 “그러면 그렇지! 쌍통이다”라는 고성으로 터져나와서 저도 억제할길 없이 무릎을 치며 쾌재를 부른다.
    여기서 “잘코사니”에는 두가지 층차의 함의가 있음을 알수 있다. 첫층차는 다른 사람이 재화를 당한것을 지각한것이고 두번째층차는 다른 사람이 당한 불행에서 기쁨을 찾는것이다. 그런데 두개 층차에서 가리키는 다른 사람이란 모호개념이 된다. 말하자면 “타인”의 범주에는 대부분 익숙한 사람인지 아니면 생면부지의 사람인지? 타민족인지, 동족인지, 국내인인지, 외국인인지, 대방의 재난의 원인은 무엇이며 그 재난이 어찌하여 다른 사람의 희열감을 산생시키는지 등 모호상태이다.
    그러나 분명한것은 남의 재난에서 얻는 “희열감”과 평시에 사람들이 느끼는 희열감을 놓고 말할 때 그 심리감각은 질적으로 다르다는것이다. 보통 인간대 인간사이에서 산생되는 쾌재ㅡ잘코사니는 렬세에 처한 군체 혹은 개인이 우세에 처해있던 개인 혹은 군체가 불행하게 재난에 처하게 되면 “지화자쟈!”하고 잘코사니를 부르게 된다.
    잘코사니가 나오게 되는 정감반응은 남녀구별,년령구별이 없는 인류공통의 심리병이지만 민족성으로 말하면 우리 단군족들이 이 면에서도 뛰여나다고 말할수 있다. 속담에 있듯이 사촌이 기와집을 지어도 배아파하는 그런 사람들이 무시로 잘코사니를 부를 심리준비를 하고있다고 보아야 할것이다.
    흥부전에 나오는 놀부의 심보대목에 사람마다 오장육보로되 놀보는 오장칠보인것이 심사부(心思腑)하나가 왼쪽 갈비속에 장기 궁짝만헌것이 붙어가지고 병부 줌치찬듯 딱 이놈이 앵겨가지고 남한테 심술을 부리는듸 놀보심사 볼작시면 술잘 먹고 쌈 잘하기, 남의 노적에 불지르고, 불붙는듸 부채질, 글 씨는듸 옆쑤시고, 사집병에 비상넣고, 제주병에다 가래춤 뱉고, 옹구진놈 가래뜨고, 사그짐은 작대기차고, 우는 애기는 발구락 빨리고, 똥누는놈 주저앉히기, 새암가상이 허방을 놓고, 호박에다가 말뚝 박고, 곱사동이는 되집아놓고, 앉은뱅이는 태껸하고, 이런 육시를 헐 놈이 심술이 이래노니, 삼강을 아느냐, 오륜을 아느냐? 이런 난장을 맞을 놈이!
   이런 인물형상은 정채로운 과장법의 전형이로되 현대사람들속에 이따위 심술보가 있다면 “모든개 매”에 맞아 제명을 못살것이다. 그누가 만약 놀부처럼 남의 재화에 잘코사니를 부르는 심통이라면 인간성이 제로이고 그것이 옹근 민족의것이 된다면 민족렬근성이라 할것이요 국민적이라면 국민성이 되는것이고 그것이 국가대 국가의 처사라면 국격의 저질을 말해주는것이 되리라.
   개체간에 비정한 심술은 인간성에서 비롯된것이고 국제외교에것은 비록 그 규모가 크고 차원이 높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니 인간성의 문제에도 소급된다고 해야 할진대 요즘 나오는 기사문을 보면 이웃이 당한 재난에 잘코사니만 부르는게 아니라 붙는 불에 부채질까지 하여서 왼고개가 탈린다. 내리익을 따져 검은것을 희다하고 흰것을 검다하며 시비도리가 강권의 메가폰이 되는판에 작정하고 지어내는 “다음” 의 어떤 기사문들은 참으로 기특하면서도 야비하다는 느낌이 앞선다.
 
                               2013년 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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