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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배”가 “닌지”가 되냐?
2014년 04월 18일 11시 03분  조회:5440  추천:4  작성자: 최균선
                                   “노배”가 “닌지”가 되냐?
                                    
                                                진 언

 
    일전에 조글로에 올려진 준론을 보니 새누리당 한 최고위원이 중국내의 엄연한 소수민족으로 자리매김하고있는 우리 조선족을 “재중동포”로 바꿔쓰자고 제안했단다. 그는 "조선족은 중국이 국내 56개 민족 중 우리 민족을 구분할 때 쓰는 말인데도 우리 한국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창의적인 제의를 하셨단다.

    그 리유의 하나로 "(조선족으로 부르면) 북한과 직결된 일족이라는 오해도 부를 수 있다"면서 "일본에 사는 우리 동포는 재일동포, 미국에 사는 우리 동포는 재미동포라고 했는데, 중국동포는 조선족, 러시아 동포는 고려인이라고 하는 것은 일본인이 우리를 '조센진'이라고 부르는 것과 뭐가 다르겠냐" 라고 격앙해서 말했는데 묻잡건대 중국조선족이 조선민족의 일족인데 꼭 “한민족”이 돼야 한다는 근거는 나변에 있는가? 이런걸 두고 어불성설이 아니면 망언이라 하는건지….

     “조선”이라는 말이 그리 껄끄러우면 500년 리씨조선부터 력사에서 지워버려야 순리일것이다. 조선말기, 월강화전민으로부터 “조선총독부”시절,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국경을 넘은 열혈투사들의 후손들이, 일제의 등쌀에 못배겨 이주의 고봉을 이루었던 망향민의 후대들이 100여 년의 이민사를 기록하다가 마침내 하나의 민족군체로 형성되였던것이다. 그러니 “한국민”의 이주로 보는것은 뒤틀린 력사시각이다.

    일찍 망국민의 설음과 한을 품고 남부녀대로 두만강을 건너 “만주산하”에 새삶의 터전을 닦아오면서 력사의 소용돌이속에서 모대길 때 “한인”이라고도 했으나 거개 조선인이라 불렀다. “인천대 노영돈·최영춘, '재외한인연구' 논문서에서도 '조선족'은 중국이 만든 명칭..'재중동포'로 불러야 한다ㅡ2014.4.18일"고 한다. 일컬어 재미, 재일 동포란 한국의 국적자들이 그곳에서 정착하고 있는 한국국민들을 가리키는것이 아닌가? 이것은 상식문제도 아닌 계률이다.

    력사는 리념으로 번져놓을수도 없는것이요 제욕심대로 해석해 되는것도 아니다. 중국조선족은 수난많은 조선력사로 하여 파생된 조선민족의 한갈래이다. 이렇듯 특정된 력사산물로서의 중국조선족으로 말하면 이중성, 나아가서 정체성이란 근원적인 문제에서 미진한 점도 있고 그에 따라 해석이 각이할수 있지만 그누가 력사적결과를 되돌려놓을것인가? 드라마 “감격시대”에서 단적으로 보여주었듯이 당시는 남북만주를 비롯하여 중국대지에 모래알처럼 흩어져 살때 무국적인이였다.

    중국조선족이란 명칭은 이주민의 비애와 정한, 개척민의 땀과 모지름, 구국항쟁의 장거와 선혈, 영광과 희생의 결정체라고 할수 있다. 그리하여 중국조선족의 정체성문제를 두고 쟁론도 있었지만 그로써 민족의 본질에 변화된것도, 변화될것도 없다. 현존형태가 모든것을 설명할뿐이다. 중국조선족은 명칭그대로 조선반도에서 뻗어나서 세기와 더불어 새로운 민족군체로 형성된 동질의 민족이기에 혈통이 같은 동족이고 동포이고 겨레일뿐이다. 이게 전부의 해석이다.

    하지만 만약 관념적으로나마 귀속문제로부터 출발한 착상이라면 비현실적이고 비실제적이며 비합목적이고 비론리적이며 비생산적이다. 피상적으로 “재중동포”라면 어페가 없으나 내적으로 “한국민”이라는 론리라면 한국인이라는 정체속에 포섭되는데 현재의 중국과는 문화적, 정치적으로 선을 그어야 할것이다. 그런데 그게 가당한 일인가? 존재가 곧 리유인데 이제와서 무슨 다른 리유를 캔단말인가? 뿌리를 들춘다해서 연변진달래꽃이 반도의 무궁화가 될것인가?

    공자의 "필야정명호(必也正名乎)"라는 말이 있는데 천하를 바로 세우려면 이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름이 바르지 못하면 말이 순조롭지 못하고 말이 순조롭지 못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례악이 일어나지 않고 례악이 일어나지 않으면 형벌이 맞지 아니하며 형벌이 맞지 아니하면 백성들이 손발을 둘곳이 없어진다. 그러므로 이름을 붙이면 반드시 말을 할수 있으며 말을 하면 반드시 행할수 있는것이니 군자는 그 말에 구차하게 여기는바가 없을뿐이다."

​    왜 정명(正名)이 필요할가? 개념정리가 정확히 안되면 그에 따른 혼란이 많이 생겨날수 있기때문이다. 중국에서의 "민족"이란 복합적인 개념으로서 “국민+민족”이다. 이를테면 “몽골족” 은 중국공민으로서의 “몽골민족”인것처럼 말이다. “조선족”이 라는 명칭에 반감을 갖더라도 정서의 반영일뿐 아무 실용성도 없는 심태이다. 물론 리념대립이 한세기에 접근하는 분단민족의 아픔과 념원에서 고찰한다면 리해되는 점이 없지는 않지만 아무도 내키는대로 뒤번져놓을 일이 아닌바 콩이냐 팥이냐 해봤자 싹이 트고 열매를 맺고보면 곧 콩은 콩이고 팥은 팥으로 식별된다.

    중국국내에 로씨아족, 몽골족, 까자흐족, 따지크족, 우즈베크족, 따따르족 등 7개 민족들에게도 국경밖에 독립된 동족국가가 있는데 그들도 민족의 정체성이니 명칭이니 시야비야 하는지 모르겠으나 역시 서생들의 탁상공론에 그칠수밖에 없다. 우리 민족의 선조들이 목숨과 피땀으로 이룩한 조선족의 이미지를 스스로 갉아먹는 론쟁이면 불필요하다. 설왕설래하다가 자칫 오도할수도 있으니 말이다.
    중한수교후에 “재중한인”, “재중교포”,“재중동포” 혹은 “조선족동포”라는 말이 류행되였는데 걔중에 중국“조선족동포”가 비교적 실제적인듯 싶다. 그러면 글머리에서 인용한 그 제기법과는 왕청이 되고만다. 아무튼 겨레는 겨레로서 겨레와 동포는 맥을 같이한다. 중국조선족은 막부득이한 사정으로 이주한 리향민, 강제로 이주한 개척민들의 후예들로서 자의든 타의든 력사적연변을 거쳐 형성된 민족으로서 보는 시각이 다를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본질이 달라질것인가?

   민족성의 시원으로 본다면 중국조선족은 새 중국의 건립후 명명된 민족이기에 이중성을 고유하고 있음은 사실이나 학술적으로 시야비해봐야 정체성이든 이중성이 든 개변될것이 없다. 남의집 애도 마음대로 이름을 고쳐부르면 안된다. 이름만 고치면 남의애가 제집애가 되는가?  하믈며 한 민족의 고유한 명칭임에랴, “조선민족ㅡ조선족”이란 민족개념이고 “중국공민”이란 국적개념과 귀속문제이다.
   서두에 제기된 조선족명칭문제는 제기자체가 무모하다. 현재 중국국적을 가지고 있는 조선족성원 전체가 한국만이 유일한 고국이 아니다. 엄연히 조선도 있지 않은가? 중국공민으로서의 조선족들은 중국에 귀속될수밖에 없다. 비록 중한수교 이후 한국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그로하여 조선민족군체가 곧 해체된것은 아니며 명칭이나마 한국인으로 귀속되기를 한결같이 지향하는것도 아니다. 설사 지향한다 하더라도 지향은 념원일뿐 실현이 아니지 않냐?

    조선과 한국은 조상의 뼈가 묻혀있고 민족문화의 뿌리가 있는 곳이지만 고국으로 존재할뿐 조국으로는 되지 않는다. 한걸음 물러서서 말할진대 고국, 모국의 개념을 해석해서 당장 무엇을 해결하자는것인가? 아이에게 젖먹이는 녀자는 다 어미이지만 젖을 먹여주는 녀자마다 제어미인것은 아니다. 고국 혹은 모국은 혈연의 시원으로서 전통적으로 문화적인 뉴대를 이어오고있지만 아무래도 생뚱맞은 소리이다.

    객관에서 “재중동포”라 한다할세 그럼 우리도 스스로 “재중동포”라고 말할수 있는가? 이야말로 무지의 소치가 아닌가? 토속적으로 “노배”를 무우라고 불렀다해서 “노배”가 “닌지”가 되는가? 그저 어불성설정도가 아니다. 무중생유는 아닐지라도 평지풍파라고 할가? 어쨋거나 어떤 문제를 제기할 때 객관적이여야 하고 실제적이여야 한다. 횡설수설인가? 자가당착인가? 대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면 정상인이 아니다.

                                    2014년 2월 26일 ㅡ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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