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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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생의 기업 —가정
2014년 07월 18일 07시 47분  조회:5659  추천:1  작성자: 최균선

가정이란 “모든 공동체의 근원이며 원형”으로서 매 가정의 평화가 온 나라의 평화를 쌓는다고 한다. 가정ㅡ집은 언제나 조건없이 흔쾌히 서로의 가슴과 따스한 품에 안겨 위안을 받을수 있는 안식처이다. 다사다난한 인생마당에서 힘겹고 지쳐 움츠러들면 가족의 위안이나 격려를 받으며 상처받은 령혼과 심신을 달래고 재충전하여 다시 험난한 인생길을 헤쳐나설수 있는 용기를 주는곳이 내 집이다.

타향만리 떠도는 서러운 나그네가 가장 많이 떠올리는것은 가난했더라도 금슬 좋았던 안해부터 떠올리게 되는 둘도 없는 내 가정이리라. 집에 있을 때 느끼지 못하던 행복을 밖에 나가서 내 가정에 대해 절감하는것은 천리(天理)이다. 그래서 아무리 푸짐한 연회상도 곱돌장사귀가 놓인 내집 밥상보다 탐탁하지 못하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살아간다는것을 인생을 경영한다고 한다. 경영이라는 시점에서 한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먼저 세우는 “기업”이 가정이고 필생의 기업경영이 된다. 인생의 정도를 걷는 사람들로 말하면 필생의 인생가꾸기ㅡ가정이란 이 기업은 가장 안전하고 가장 리득이 많고 인생길에 리정비로서 참으로 보람찬 투자기업이라 할수 있겠다.

가장이라 칭하는 남자로 말하면 녀자-안해라는 존재가 그처럼 소중할수 없다. 남자는 홀아비로 되면 절반 남자이지만 녀자는 과부가 되여도 완정한 녀자로 남는다. 이런 의미에서 과부집에는 은서말, 홀애비집에는 이가 서말이라는 속담까지 만들어진 것이 아니랴싶다. 가정이 있는 남자는 가정(안해)이 없는 백명의 남자들에게 없는 인륜지락을 넘치게 향수하고있는것이다.

한 가정의 운행을 보면 개인의 인생극장에 남녀주인공의 인간상을 여실히 읽을수 있다. 남편은 안해에게서 가장 훌륭한 애아버지라는 말을 들을수 있다면 그는 돈으로도 바꿀수 없는 가장 당당한 남자가 되는것이고 안해는 남편에게서 당신과 결혼한것이 제일 잘한 선택이였고 다시 없는 행운이였다는 말을 들으면 비록 릉라비단을 휘감고 금은장신구들을 주렁주렁 달고 살지 못하더라도 가장 행복한 녀자가 된다.

일컬어 성공했다는것은 무엇무엇을 다 제쳐놓고 우선 결혼생활에 성공한것을 첫손에 꼽아야 할것이 미만한 결혼, 화목한 가정생활이여야 성공한 인생이라 하겠다. 그리하여 고인들이“치세선치국,치국선치가,치가선치인, 치인선치기, 치기선중립 (治世先治国、治国先治家、治家先治人,治人先治己,治己先重)”천고절창을 내놓았던것이 아니랴. 그래서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으로 받들리기보다 가정에서 성공한 사람으로 되라고 한다

가정경영에는 크게 물질적경영과 정신적경영이 있다. 한 가정을 유지하려면 우선 경제건설이 선행되여야 할것은 자명한 일이다. 근면하고 검소함은 치가의 근본이요, 화목함은 한 가정의 복음이다. 가난하더라도 집안이 화목하면 든든한 대들보를 얹고 사는 초가와 같다.부유는 남편의 허파에 바람들게 하고 가난은 남편의 가슴에 가족애를 심어준다. 물질창조는 토대지만 그 목적은 종국적으로 정신적경영을 위한것이다.

하긴 상품경제시대에 들어와서 돈깨나 벌어서 성공했다 싶으면 뒤미처 “개혁” 하는것이 가정이다. 더 실질적으로 말하면 조강지처를 개혁해 치우고 젊고 아름다운 녀자로 갈아치우는것이 가정혁명의 기본모식이 되는 판이니 가정이라는 이 기업도 수시로 경영난에 부딪치고 파산을 선고하기도 하니 가정이란 결코 경영이 쉽지 않은“기업” 이다.

그 어떤 성공보다 가정에서의 성공이 우선이며 그 어떤 재부보다 자녀들이 가장 큰 재부이고 인생에서 받아안는 가장 값진 훈장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가정내에서는 욕에서 기인한 다툼같은 갈등, 애증이 교차되기 마련으로서 아량과 관용으로 무마하며 사는게 가정식구요, 인생이다. 그만큼 천륜의 섭리나 인간이 맺은 인륜을 거스르지 않는 도리와 무조건적인 헌신이 필수적이 된다.

가느다란 철사나 실따위로 여러가지 모양의 금속쪼각이나 나무쪼각을 매달아 미묘한 균형의 아름다움을 타나낸 조형품을 외래어로 “모빌”이라 한다. 가정은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모빌이다. 이 모빌은 움직이고 있으며 운동중이면서도 한형태의 틀속에서 변화하는 물체의 집합체를 의미하는것으로 이 안에서 가정성원들이 지적, 감정적, 심리적으로 융합되도록 얽어매주는 무형의 끈-혈연이 소중하다.

가정경영에서 사랑의 결실로서의 자식은 무가지보이자 가장 아름찬 첫수확이다. 자식은 끝없이 귀찮게 구는 존재이지만 형언할수 없이 곱기도 한 생명체이다. 가난한 집에 넘치는 아이들은 시름거리이면서도 부동산투자와 같다.한사람의 인생에 최종 승부도 세상을 다 할 때까지 자식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에서 결정된다.

정신적경영에서 제일 난제는 자녀교육문제이다. 항간에는 자식농사만큼 큰 농사도 없고 그만큼 마음대로 안되는 농사가 없다는 말이 있다. 자녀들을 반듯하게 키워 훌륭한 인재로 사회에 내놓는다는것은 신이 부모에게 내린 가장 무거운 의무이다. 가장 확실한 만세유전의 유산은 훌륭하게 키워낸 자식들이다.

육신이 성한 남자(녀자)가 아버지(어머니)가 되는것은 어렵지 않으나 아버지(어머니) 다운 아버지(어머니)가 되기는 어렵다. 특히 자식에게 스승같은 아버지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다. 자기를 아는 현자라해서 자기 자식을 잘 아는 지자가 되지 않는다. 그들의 령혼의 문을 여는 열쇠가 무엇인지 알기란 쉽지 않다. 그저 잘 먹이고 잘 입히고 귀여워하는것으로는 그들의 령혼속으로 들어갈수는 없다.

그런데 현대부모들은 자녀교육에서 돈이면 만사대길인줄로 알고 로무일군으로 나가 돈을 벌어 자식을 섬기면서 효자현손이 되기를 기원하는데 부유함이 곧 효자의 온상은 아니다. 자식에게 돈을 물려주는것은 많은 경우 아름다운 축복이 아니였음을 력사가 보여주었다.자식은 집에서 노세타령이나 부르며 빈둥거리는데 외국에서 피땀젖은 돈을 꼬박꼬박 부쳐주는 늙은부모들은 인생의 만년에 수정할수 없는 패필을 쓰고있는것이다. 아버지에게 많은 저축이 있는 한 불효자가 집을 뛰쳐나가지 않겠지만 부모 돈지갑을 훔치는 자식이 많은 현시대이니 말이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조선족가정위기로 인해 가심화되는 조선족사회의 붕괴위기이다. 가정 하나하나가 합쳐져서 우리의 민족사회를 이루는데 출국붐이 일기전까지는 상대적으로 안정되여있던 가정들이 파멸로 치닫고, 아니 파탄의 낭떠러지 아래로 굴러떨어지고 있다는것은 민족군체의 존재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어른들은 제 좋은 멋에 리혼을 밥먹듯이 해대는데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자기 자식들에게 옮겨진다. 아직 세상물정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서둘러 사악한 세상을 알려주는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물론 그런 불미한 일을 전수하기 위해 리혼하는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옳고 그름을 눈치로 터득한다. 마치 우리가 남의 눈길을 의식하듯이 어린아이들은 무엇이 선이라는것을 말하지 못하지만 확실히 악에 대한 느낌이 있고 마음드는 사람을 분별하고있다.

어머니란 정체적으로 가장 위대한 존재이다. 그러나 현시대 어머니이기를 그만둔 녀자도 부지기수이다. 아이들은 좋은 행동은 잘 따르지 않지만 나쁜행동은 먼저 배운다. 어머니의 젖을 쥐던 고사리같던 손이 장차 탐욕을 그러쥐려 할 때 역시 속세가 털어낸 먼지로 될수도 있다. 한 가정의 튼튼한 뉴대이며 미래이기도 한 아이들의 인격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경솔하게 가정파탄을 선택하지 말라. 자식을 사랑하거든 그들의 존재를 존중하라. 그들의 오늘만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존중이기도 하다. 당면 조선족가정파탄의 위기는 민족의 존망에 직결된다.


     연변일보 2014년  7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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