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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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의 매력
2015년 07월 09일 08시 22분  조회:4071  추천:0  작성자: 김희관
 

"민화는 우리의 생동한 민속사이다. 필자는 민화의 매력을 점점 더 느끼면서 중소학교학생들의 미술시간에 민화를 보여주고 그리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민속품 유산들을 정리하던중 병풍에 그려진 여덟폭의 민화를 보면서 너무나 감동을 받아 저도 모르게 필을 들었다.

첫번째 민화의 장면이다. 이른봄, 나으리네 집 앞마당에서는 올해 농사에 쓸 농기구를 만들고 있는 농부들의 다망한 모습이다. 식모가 물동이를 이고 담장 대문을 들어서는데 검은 갓을 쓰고 파란 두루마기를 입은 나으리는 기와집 터마루에 한가히 앉아 부채질을 하고 처녀노비가 소반에 차물을 받쳐들고 조심히 올린다.

두번째 민화에는 농부들이 벼농사를 앞두고 먼저 한전을 가꾸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각시는 물동이에 물을 길어 나르고 신랑은 바가지로 물동이의 물을 퍼서 담배모에 준다. 뒤편에서는 아버님이 이라낄낄 소를 몰아 밭갈이를 한다. 어머님이 새벽부터 밭에 나와 일을 하는 집식구들에게 차려주려고 밥상에 새참을 이고 걸어오고 있다. 저 뒤산 오솔길에는 지게에 땔나무를 가득히 지고 장거리로 가는 농부들의 모습이 생동하다.

세번째 민화에는 농부들이 소를 몰아 논갈이를 하고 괭이로 논판을 고르는 장면이 펼쳐져 있다. 저 뒤편 소나무아래에는 갓을 쓰고 파란색 두루마기를 입은 나으리가 곰방대를 들었다. 빨간옷을 입은 아이는 아마 나으리의 아들인가 보다. 소나무 뒤편에서 머슴이 토기주병을 지고 다가오는데 막걸리의 그윽한 향기가 느껴진다.

네번째 민화는 아마 부처님이 오신날을 그린것같다. 음력 사월초파일, 동자승이 사찰아래 길가에서 시주들을 맞이하고 장옷을 쓴 녀인들도 사찰로 모여드는데 스님은 법고를 신나게 두드려댄다. 오늘따라 저 멀리 수행을 떠났던 스님들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사찰로 돌아오고 있다.

다섰번째 민화에는 논에서 김을 매는 농부들과 논을 돌아보는 나으리, 새참을 머리에 인 아낙네와 막걸리주병을 짊어진 머슴이 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보이는가하면 저 멀리서 낚시질을 하는 사나이도 있으니 그녀석은 팔자가 꽤나 좋은가보다.

여섰번째 민화에는 음력 오월단오날의 민속이 그려져있다. 단오날, 규슈가 장옷을 쓴채 황소를 타고 조용히 들놀이를 가는데 등짐을 진 머슴이 뒤를 따른다. 저 뒤편에는 비단모자를 쓰고 파란 두루마기를 입은 어린 유생이 부채로 낯을 가리고 말을 탓는데아마도 들놀이가는 규슈를 쫒아가는것이 분명하다. 저멀리 강가에서는 아낙네들이 빨래를 하거나 미역을 감고있다.

일곱번째 민화는 백중을 맞은 마을의 풍경을 그렸다. 이제는 여름철 농사가 다 끝났으니 한가한 백중을 맞았다. 담장으로 둘러쌓인 정원에서 유생들은 정자에 모여 공자왈맹자왈 학문을 나누고 있고 농부들은 저 뒤편 느티나무아래서 장기를 두면서 피서를 하고 저멀리 참외밭 오두막에서는 농부가 졸고 있는데 참외향이 물씬 풍긴다.

여덥번째 민화는 가을타작 장면을 그렸다. 갓을 쓰고 천수목지팡이에 몸을 기댄 나으리가 느티나무밑에 서서 농부들의 타작을 지켜보고 있다. 머슴들이 벼단을 통나무에 내려치면서 타작을 한다. 그 옆에서는 두머슴이 벼짚을 정히 묶는데 아마도 오지독을 굽는 도공이 유약을 만들려고 벼단을 주문한것이리라. 머슴들의 초가집 뒤뜰악에는 장독대가 보이고 저 뒤편 나으리집의 열어놓은 창문으로는 집안의 빨간 옷장이 보인다. 방금 뜰악에 들어선 스님이 나으리에게 인사를 드린다…

상기 민화들은 농경시대에 조상들이 벼농사를 지으면서 유교와 불교를 숭상하며 살아온 민속의 정을 생동하게 그렸다.

민화는 백성들의 생활공간의 장식을 위해 정통회화를 모방하여 민속을 주제로 그린 실용화를 말한다. 조선후기 서민층에서 많이 류행하였으며 속화라고도 불렀다. 민화는 병풍,족자, 벽화로 그려졌다. 민화는 대부분이 정식그림교육을 받지못한 무명화가나 떠돌이 화가들이 그렸으며 서민들의 일상 생활양식과 민속을 그렸기때문에 창의성보다는 되풀이하여 그린것이 많았다. 따라서 민화는 정통회화에 비해 수준이 많이 낮았다.하기에 민화에는 화가의 서명이나 락인이 없다.

민화는 장식장소와 용도에 따라 종류를 달리하는데 대략화조도(花鸟图),어해도(鱼蟹图),작호도(鵲虎图),십장생도(十长生图),산수도(山水图),풍속도 (风俗图),고사도(故事图),문자도(文字图),책가도(冊架图),무속도(巫俗图) 등이 있다.

20세기 60년대초까지만해도 농촌에 가면 여러가지 민화를 볼수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사라져 희귀품이 되였다. 민화는 우리의 생동한 민속사이다.필자는 민화의 매력을 점점 더 느끼면서 중소학교학생들의 미술시간에 민화를 보여주고 그리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연변일보 201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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