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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好心好意辦錯事.”(하오신하오이 빤추어쓰) “좋은 맘 좋은 뜻으로 일을 그르친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방문취업제 말이다. 김일남 회장(중국동포협회)은 이렇게 한 마디로 방문취업제를 평가한다. 이 제도의 취지는 재외동포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중국과 구소련지역 등 소외된 지역의 동포들에게 출입국 및 취업의 기회를 확대하여 그들을 포용하자는 것이다. 늦기는 한참 늦었지만 그 동안의 잘못을 만회하려는 ‘좋은 맘과 뜻’은 이해할 만 하다. 이 제도는 중국 및 구소련 동포들이 법이 정한 ‘정당한 재외동포’로 인정받아 자유왕래가 전면 실시되기 전까지의 잠정적인 조치일 것이다. 입안을 주도한 법무부는 이 제도가 “희망을 여는 약속”이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전개되는 상황은 우리에게 반드시 희망을 열게 하지는 않는다. 방문취업제의 핵심인 한국어시험부터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꺼번에 많은 신청자가 몰려들 것이니, 한국어 시험을 통해 자격을 갖춘 사람을 선발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시험을 둘러싼 잡음들이 들려오고 있다. 흑룡강성 하얼빈에서는 “한국에 가기 위해서는 조선말이 아니라, ‘한국어’를 잘 해야 한다”면서 학원을 차려 놓고 3주 강의에 5천 위엔을 받고 있다고 한다. 방문취업제로 오려는 동포들은 대부분 가난한 서민들일 터인데, 작은 돈이 아니다. 최근 연변자치주 공안국은 방문취업제를 이용한 사기 피해가 늘고 있다면서 대중에게 경고하고 있다. 좋은 맘과 뜻으로 의도된 정책이 다시 한 번 사기꾼들이 날뛸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제도의 대부분 수혜자일 농촌의 재중동포들은 대부분 우리말과 글을 할 수 있다. 한국사회에 와서 일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구태여 한국말 시험을 치른다는 것이 우습다. 50점을 맞으면 자격을 준다는 시험을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써가면서 치를 이유가 없다. 자격자 중 추첨을 통해 방문취업자를 선정한다는데 고육지책(苦肉之策)이 따로 없다. 지난 9일 동포문제 관련 민간단체들은 공동으로 <방문취업제 어떻게 시행되나>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그런데 막상 제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될지 설명해야 할 당국자는 보이지 않았다. 민간단체와 동포들만 모여서 정책의 문제를 지적하고 정부를 성토하는 장이 되었다. 책임 있는 답변이 있을 리 없었다. 방문취업제가 3월부터 시행된다고 하더니, 최근 보도는 한국어시험이 9월이 되어야 실시된다고 한다. 정부가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 망가지는 것은 동포들의 삶이다. 최근 ‘여수참사’를 들지 않더라도, 그동안 중국 동포들이 한국과의 관계에서 치른 비용은 만만치 않다. 돈 문제만이면 괜찮겠으나, 마음이 멀어지고 멍들고, 삶이 송두리째 망가진 것을 누가 보상할 것인가. 동포들은 한국정부의 정책을 “콩으로 메주 쑨다 해도 곧이듣지 않는다.” 상책(上策)은 자유왕래를 빠른 시일 안에 시행하는 것이다. 차선책은 부작용이 불 보듯 뻔한 한국어시험을 고집하기보다, 한국과 연고가 없는 젊은 농촌총각과 사기피해자 등을 먼저 오게 하는 방법 등 보다 나은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정부당국자들은 그동안 이 문제를 고민해 온 민간단체의 전문가 및 동포들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 ‘좋은 맘과 뜻으로’ 다시 한 번 동포들의 맘에 상처를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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