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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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화단상(1) (김준봉24)
2007년 09월 25일 10시 59분  조회:4801  추천:88  작성자: 김준봉

중국문화단상1

김준봉 북경공업대학 교수 한중미래경영연구소장


- 중국인과 친구하기  

중국 일본 한국 세나라는 공통점도 많고 차이점도 많다. 보통의 서양사람들은 세나라 사람을 구별하지 못한다. 우리 또한 미국인 영국인 프랑스인은 모두 비슷하게 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식사에 있어서도 세나라는 서로 다른데 중국의 식사는 혼자서 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의 경우 여러 사람이 식사를 하더라도 자기 몫이 정해져 있기 마련인데 중국은 적어도 3-4명은 함께 있어야 제대로 된 식사가 가능하다. 한가지 음식이 족히 4-5인분은 되기에 혼자서 한가지만 먹을 수 없고 4-5가지 음식을 4-5명이 먹어야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인들과 식사하다보면 꼭 단독으로 2-3인이 식사하지 않고 주변인물 하다못해 운전기사나 별 상관없는 사람도 끼어서 식사하게 될 수 밖에 없다. 프랑스 등 유럽의 나라와 비슷하게 음식을 주문하는 것도 여간 여려운 일이다. 중국에 아무리 오래 산 중국사람도 못하는 세가지가 있다. 그 첫번째가 중국의 음식 종류를 다 먹어 보지 못하고 죽는다는 것이고, 두번째가 중국의 글자를 다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명함에 기재된 직위로 사람을 판단하기보다도 우리와 달리 자기들 나름대로의 경험과 觀相術과 느낌으로 상대를 판단하기를 좋아한다. 일반적으로 세번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三思而行" (삼사이행)과 세 군데의 품질과 가격을 비교 한 후 물건을 산다는 "貨比3家" (화비3가)는 중국인의 신중함이 체질화되어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길을 가르쳐 줘도 돈을 받는 나라.-중국

 중국에서는 하다 못해 길을 물어 봐도 두 세 사람한테 물어봐야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길을 물어도 모르면 모른다고 하기 보다는 잘못된 정보를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물론 길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대답하지 않는 것도 그들의 특징중의 하나이다. 오죽하면 길을 가르쳐주고 돈을 받는 직업까지 있겠는가? 도시를 이동하다 보면 도시입구에 ‘길을 가르쳐줍니다.(带路)’ 라는 푯말을 들고 있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은 고속도로 초입에 진치고 전문적으로 길을 가르쳐 주고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보통 20-30위엔을 받고 입구에서 시내까지 길을 안내한다. 중국인들의 이러한 속성은 넓은 지리적 조건과 잦은 전쟁과 변란으로부터 자기의 재산과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서 형성되었다고 짐작된다. 이들에게는 서비스(SERVIS)라는 단어를 ‘복무한다’라는 단어로 표현하는데 항상 대가 없는 복무는 생각할 수 없고 길을 물어 보는 것도 당연히 대가가 지불되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길을 가르쳐주고 비용을 받는 이들이 항상  진치고 있는 것은 중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속을 좀처럼 내비취지 않는 중국인

또한 중국인들은 疑心이 많아 잘 속을 내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반드시 그렇다고 말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 사람중에서 충청도와 가장 비슷한 속성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중국은 지역이 넓고 인구가 많아 사람을 사귀는데 좀더 愼重해야 하는 환경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저 친구 다신 안봐!’하고 지내도 곧 만나게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특히 같은 업종이라면 거의 부딛히지 않고 살 수가 없지만 중국은 ‘저 친구 다시는  안 봐!!’  하면 평생 보지 않고 살 수 있는 넓고 큰 나라다.

상점에서도 좋은 물건은 안에 감춰두고 난쁜 물건은 밖에 전시한다. 아는 사람이 오면 좋은 물건을 속에서 꺼내어 보여주기 때문이다.

중국에서의 친구 

중국인은 혼자서는 식사하기가 편치 않기 때문에 별로 친하지 않아도 식사를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인들은 첫 대면에서 흉금을 털어놓을 수 있는 오랜 친구로서 대하지 않는다. 다만 "認識" (=서로 통성명한 첫 대면 정도)일 뿐이다. 지속적인 만남을 통하여 好朋友 (좋은친구사이)와 老朋友(오랜 진짜친구) 사이로 발전하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한 번 "老朋友"나 "自己人"(자기사람: 믿을 수 있는 관계)이 되면 상대방이 背信하기 전에는 먼저 배신하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방이 친구로서 의리를 저버리거나 배신하면 반드시 어떠한 형태로든 보복을 하여 가슴에 쌓인 "氣"(분노, 恨)를 쏟아 낸다. 그래서 쉽사리 자기의 잘못을 시인하지도 않을 뿐 만 아니라 용서하는데도 대단히 인색한 편이다. 잘못을 시인하면 용서 받기 보다는 벌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복수는 짧은 시간 내에 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시간을 기다리며 때를 기다린다. 복수 방법도 우리와 사뭇 다르다. 직접 보복으로 자기의 존재가 드러남을 피하기 위하여 자기 인맥을 동원하여 간접적으로 행한다. "君子報仇十年不晩"(군자의 복수는 십 년이 걸려도 늦은 것이 아니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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