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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려면 정곡을 찔러라
2009년 05월 16일 12시 00분  조회:1918  추천:0  작성자: 방룡남

상업전쟁이나 논쟁에서 이기려면 관건은 마음을 공략해야 한다. 마음을 공략하는데는 정면공략과 유인공략이 있다. 고금의 허다한 사건들을 보면 정면공략의 사례도 많으나 유인공략의 성공률이 무엇보다 높다.
진선(秦宣)태후는 궁중에서 과부생활하기에는 너무나 도색이 강하여 대신인 위추부(魏丑夫)와 몰래 붙어 죽자살자 하였다. 후일 태후는 병이 위중하여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게 되었다. 임종을 앞두고 그냥 위추부를 잊을 수 없었던 태후는 자기가 죽게 되면 위추부를 배장(配葬)하라고 칙서를 내렸다. 혼비백산한 위추부는 태후의 측근들을 찾아다니면서 목숨을 구해달라고 애걸하였다. 대신 강예(康芮)가 위험을 무릅쓰고 나서 주었다. 그는 태후를 배알하고 단도직입으로 말했다. <<죽은 사람도 지각이 있나이까?>> 태후는 떠듬거리며 대답했다.<<없지>> <<과연 지각이 없다면 왜 살아서 사랑하던 사람을 죽은 사람과 합장하여 생매장을 하려 하나이까? 또 죽은 사람이 지각이 있다면 음간에 계시는 선왕께서 원한을 쌓은 지도 오래일 것이니 태후께서 음간에 가셔서 사죄할 것도 많은데 무슨 여가가 있어 위추부와 좋아하겠나이까?>> 그러자 태후는 한동안 신음하다가 이를 물고 간신히 내뱉었다. <<그만둘지어다>>.
죽은 사람은 지각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내들고 처음부터 태후가 물러설 자리가 없도록 몰아 부친 것이다. 그 다음 만약 죽은 사람이 지각이 있다면 이생의 업보를 음간에 가서 선왕한테 질책 당할 수 있다는 추리로 태후의 마음을 돌려세운 것이다. 정면공략과 유인공략을 교묘하게 배합한 일례라 할 것이다. 만약 그냥 정면공략만 쓴다면 공연히 태후의 심기만 건드려서 도리어 해를 입을 수 있으나 유인공략을 배합하므로 태후를 위해 말하는 것처럼 꾸며 마음을 돌려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때 얼마나 많은 일본병사들이 무사도정신으로 배를 가르는 비극을 출연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한 미국병사의 우스개 한마디가 십 여명의 일본병사들을 고스란히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도록 하였다.
미군은 큰 대가를 내고 태평양에 있는 일본의 섬 하나를 공략했다. 그런데 잔병 십 여명이 한 산굴에 틀어박혀 한사코 대항했다. 할 수 무가내한 상황에서 한 미국병사가 무심히 우스개 한마디를 했다. 너희들이 투항하면 할리우드를 보여주겠다. 그런데 이 우스개 한마디가 과연 효과를 볼 줄이야. 금방 총성이 멎더니 잔병들이 하나하나 동굴을 기어 나와 총을 받치고 투항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미군사령부는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과연 비행기로 포로들을 할리우드에 보내어 눈요기를 시켰다.
유머가 짙은 유인공략의 일례이다. 일본병사들은 골수에 무사도정신이 배어있지만 필경은 20대의 청춘들이었다. 할리우드라는 이 몽환세계는 벌써 미국의 히트영화들을 통해 마음에 자리잡은 것이었다.
욕심내지 욕망을 위하여 실천하는 인간이므로 상대방이 갈망하는 희망사항을 알고 유인공략을 써서 어떤 승낙으로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먹이를 주어 짐승을 길들이듯 하는 불패의 오뚜기모략 - 공심법(攻心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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