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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설을 역설로 바꾸는 전술은 군사전략에서는 <<류백온병법>>에서 말하는 <<반전(反战)>>에 속한다. 여기서 말하는 <<반전>>은 전쟁을 반대함이 아니고 바로 흔히 쓰는 전략에 전혀 상반하는 전술을 말한다. 이는 전쟁에서 사람들이 흔히 일종 습관적인 사유방식을 고집하여 그냥 사물의 발전법칙에 따라 적의 행동을 판단하는 약점을 대비하여 쓰는 총명한 전술이다.
<<안자춘추>>의 기재에 의하면 제경공(齐景公)은 수렵을 즐겼는데 특히 매를 키워 토끼를 잡는 것이 재미였다. 그런데 한번은 촉추(烛邹)가 부주의로 그만 매 한 마리를 놓치고 말았다. 경공은 일시적인 노여움에 촉추를 끌어내 목을 치라고 하였다. 이때 안자가 경공을 배알하고 아뢰었다.
<<촉추는 삼대죄상이 있으니 어찌 그렇게 쉬이 죽일 수 있으리까? 신이 하나하나 밝힌 후에 죽임이 어떠하옵니까?>>
경공은 그리하라고 하였다. 안자는 촉추의 코에 삿대질하며 말했다.
<<촉추, 너는 대왕의 새를 키우고는 도리어 달아나게 하였으니 이것이 하나의 죄상이요, 대왕께서 새로 인하여 사람을 죽이시게 하였으니 이것이 두 번째 죄상이요, 너를 죽이면 천하의 제후들이 대왕께서 신하보다 새를 중히 여기신다고 불만이겠으니 이것이 세 번째 죄상이노라>>
그쯤 듣던 경공이 안자를 보고 말했다.
<<죽이지 말지어다. 짐이 그대의 뜻을 알겠노라>>
안자는 촉추한테 짐짓 이치에 어긋나는 죄명을 씌우므로 방관자로 된 경공의 비리를 밝혔던 것이다. 사실 촉추한테 씌운 죄명은 바로 경공이 범하는 죄명인 것이다.
마인초(马寅初)는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경제학가이다. 그는 미국을 등에 업고 거들먹거리는 국민당의 재정부장 공상희(孔祥熙)를 아니꼽게 보았다. 공상희의 50돐 생일연회에서 누군가 우스개를 잘하는 공상희의 비위를 맞추느라고 연회석상의 모든 사람들이 한마디씩 우스개를 하자고 제의하였다. 그때 마인초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전에 어떤 삼형제가 있었는데 맏이는 이름을 년기(年纪)라 하고 둘째는 학문(学文), 셋째는 소화(笑话)라 하였지요. 하루는 그들 부모가 세 형제를 산에 가 땔나무를 해오게 하였지요. 저녁무렵에 삼형제가 집으로 돌아왔는데 년기는 많이 해왔으나 학문은 아무 것도 없고 오직 소화만이 한단 큼직이 지고 왔지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상희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워낙 마인초는 공상희를 빗대고 <<나이(년기)는 많으나 학문은 없고 오직 우스개(소화)만 잘하더라>>고 풍자한 것이었다.
자기가 하려는 말을 직설적으로 하지 않고 에돌아 말하거나 다른 이야기를 통하여 상징적으로 암시하거나 지어는 긍정(부정)적인 것을 부정(긍정)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반전술은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상대방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예기의 목적에 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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