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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곯은 성냥갑
2009년 05월 16일 12시 17분  조회:2004  추천:0  작성자: 방룡남

우리 집에서 성냥의 용처는 내가 담배피울 때와 안해가 불을 지필 때뿐이다. 그런데 성냥 한보이면 열갑인데 거퍼 며칠 못가면 거덜이 나는것이 이상스럽기만 했다. 그래도 처음엔 안해가 성냥 그을줄도 몰라서 씀씀이가 헤프다고 생각하고 큰 소문없이 가정에서 살짝 해결하려 하였다. 그런데 내가 <<절약교육>>을 들이대자 안해는 금방 <<항의>>를 제기하면서 내앞에 배가 촐촐 곯은 성냥갑들을 내놓았다. 말이 궁해진 나는 도리여 안해한테 <<관료주의>>를 부린것을 검토하고 사과하지 않을수 없게 되였다.
나는 그 길로 상점에 가서 성냥 한보를 사다가 한구들 가득 헤쳐놓고 다시 한놈한놈씩 배를 불려놓기 시작했다.
먹는 놈이 배가 커서인지 제배의것을 몽땅 털리고 나앉은 놈이 저그만치 세갑이나 되였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냥 소화불량이 되도록 너무 쑤셔넣은것도 아니였다.
퍽 오래전 내가 아직 어려서 손등으로 코를 썩썩 씻으며 신끈에 불을 달아 폭죽을 터치우던 때를 끄당겨보면 그때의 성냥들은 확실히 공장에서 인품 후하게 먹인데서 갑마다 배가 불룩하여 갑 웃면이 밖으로 거북등처럼 부풀어 올랐던걸로 기억된다. 어이쿠, 이거야 너무하지 않은가. 한갑차이래도 속으로 묵새겨버리련만.
중국어 성구에 물극필반(物極必反)이란 말이 있다. 우리 말로 풀이하면 사물이 극한에 달하면 모름지기 그 반면에로 기울어지게 된다는 뜻일것이다. 물론 생산과 경영에 미립이 튼 그들이 붓이나 휘두르는 나보다 경제원리를 모르는바는 아니겠으나 사실로부터 보면 그래도 그들이 모름지기 경제적 지도원리를 빗나가고 있는법도 했다.
기업소의 생산목적은 물론 자체의 경제수익이겠지만, 그러나 그 목적을 실현하는 경영원리는 공급과 수요라는 시장원칙을 떠날수 없을것이다. 공급의 립장에서 시장원칙을 운운할 때 경영자, 생산자는 무엇보다 먼저 수요자의 리익을 보호해주어야 한다. 바꿔말하면 소비자관점을 수립하여 소비자들의 리익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것이 경영의 근본적인 지도원리일것이다. 높은 리윤은 시장확보내지 확대에서 짜내야지 소비자들한테서 빨래를 비틀어짜듯이 해서는 안된다. 사실 소비자들의 리익을 보호하는것은 생산자가 그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상품생산자로서는 상품경영활동에서 시장보호관점을 지도원리로 할 때만이 소비자의 리익을 보호할수 있고 또 소비자의 리익을 보호할 때만이 공고한 시장을 확보하여 자기의 상품경제활동의 증대와 련속성을 보장받을수 있기때문이다. 그러지 않고 소비자들의 리익을 손상주어 자기의 리윤을 높이려 한다면 결국은 스스로 시장을 허물게 되여 긍정코 들어오는 눈앞의 리익에 악성후과가 인츰 뒤따르게 될것이다. 경영으로 말하면 그것은 하나의 만성자살일뿐이다.
보따리장사군처럼 눈앞의 리익만 따지는 한치보기가 되지 말고 줄을 길게 늘여 큰 고기를 낚는 참된 사업인이 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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