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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2009년 05월 16일 12시 27분  조회:1879  추천:0  작성자: 방룡남

금방 우리가 딛고선 땅이 흔들리고있다. 강력한 지진파의 충격을 당한듯 고요한 산간도시로 잠에 취해있던 시내가 벌둥지 터진것마냥 벅적 끓어번지고있다. 하루하루가 새롭게 모든것이 탈바꿈을 하고있다.
산업문화, 오락문화가 농경문화를 여지없이 충격하였다. 오락문화가 단순한 가정문화를 충격하였다. 천여대의 택시, 거리거리에 번쩍번쩍하는 술집, 커피점, 가라OK, 나이트클럽, 사우나욕탕 그리고 유혹의 밤거리에 다채로운 음식문화의 전경을 펼쳐보이는 밤시장. 모든것이 어제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생경하고 환상적인것이였다. 그런데 인젠 그 모든것이 우리 생활의 현장에 유혹의 현실로 세워져있는것이다.
그때도 비록 공장에서 직장인으로 일하는 인간들이 이 도시를 메우고있었지만 그런대로 수입과 지출이 자연적 삶의 연장을 위해 고스란히 이어진, 자급자족에 만족하는 전통적농경문화의 특성 그대로였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문화적인 욕망충족을 갈구하는 성향이 발돋움하면서 사람 호상간의 관계에서 상승적경쟁력이 외면된 원시적인 평화와 행복과 화목과 인정은 문명의 발전과 인간의 승화를 저애하는 게으름과 무지의 동조자로 몰리우고말았다.
모두가 산업화, 상업화로 특징된 도시적 삶의 질서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모지름쓰고 찢기며 지어는 피흘리고있다. 차겁고 랭혹하고 인정미가 멀어진 현장에서 우리는 극복의 어려움을 절감하고있다.
인격론에서조차 상대방의 지갑의 크기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인간들, 닫는 절주에 이웃이 사촌이라던 속담이 퇴색하고 우승렬패의 생존위기에 타인이 지옥으로 되여버린 사실앞에서 우리는 분명 문명의 뒤안길에서 쏟아져나오는 <<문명악>>의 그림자를 발견하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도덕적건강의 보호가 급선적으로 요청되고있다. 우리의 삶의 현장을 다시 인간적향기로 채색할것이 절박히 주시되고있다.
그렇다고 다시 옛 농경문화를 복귀할수는 없다. 어제까지만도 우리는 주어진 자연적인 생존공간에서 인간에게만 차례진 혜택인 의식, 지식, 지혜와는 너무나도 무관하게 고정불변적생물과정 즉 어제, 오늘, 래일이 무의미한 반복만 거듭하는 순소비적인생에 지치고 변질되여왔다. 인간의 의식, 지식, 지혜가 높은 차원에서 발굴되고있음에도 원시적신화를 동경하는것은 너무도 어리석은 짓이다. 요사스럽게 비행기보다 자동차가 안전하고 자동차보다는 걷는것이 안전하다는 설법의 기저에는 상승력을 잃은 락오자의 궤변철학이 안받침되여 있을것이다.
그렇고보면 과연 어떻게 우리는 사회에 대한 긍정적시선을 회복할수 있을가.
가장 바람직한것이 그래도 보다 많은 문화적투자를 하여 자기의 인생에 대한 문화적신변정리에 게을리하지 않는것이라고 믿어의심치 않는다.
삶의 총체성에서 사회를 통찰해보면 비록 문명의 뒤안길에서 휘몰아오는 <<문명악>>이 사람들에게 극복의 어려움을 안겨주고있지만 그러나 향상하려는 정신적독방을 갖고있는 사람에게는 그 현실적아픔이 상승적 내지 전진적 삶의 현장을 마련하기 위한 진통임에 다름아니라는것은 투명한 사실이다. 이런 상승적인 시각에서 볼 때 기존가치질서의 파괴나 변질은 역시 새로운 가치질서의 형성을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다. 물론 기존가치질서가 충격을 받고 아직 새로운 가치질서가 이루어지지 못했거나 제도적으로 고착되지 못했들 때 우리는 이른바 질서의 혼란속에서 인간의 생존위기감 같은것까지도 체험적으로 살깊이느끼는수가 있다. 이것은 계절이 바뀔 때 발병률이 많은 자연법칙에 맞물린다. 그러니깐 절실한것은 우리의 문화적투자 내지 삶의 자세이다. 코페르닉세와 같은 선각자들의 인생에는 문명의 창조를 위한 희생적체험이 아프게 묻어있다. 육체적생명만을 연장하는 원시적인 삶이라거나 혹은 어제, 오늘, 래일에 변함없이 그대로 그냥 한점 공간이 되여버린 삶은 흐르는 삶, 나아가는 삶, 상승하는 삶이 아니라 굳어버린 삶, 인생의 의미를 상실한 삶이 된다는것을 말해준다.
언제나 정신의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의식, 지식, 지혜에 녹이 쓸지 않게 끊임없이 참된 인생을 추구하고 문화적신변정리를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문화적질서, 삶의 질서를 마련하기 위해 현실을 아프게 그리고 역시 보람있게 살아가야 한다.
상승적, 전진적 삶의 현장을 마련하기 위해 문명을 창조하고 건설하는 마당에 이른바 <<문명악>>이 묻어들어오는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하물며 악을 제거하기 위해 문명까지를 밀어버리거나 외면해버린다는것은 손톱이 길어졌다고 손가락까지 잘라버리는 미련한 짓일수밖에 없다.
<<구데기 무서워 장 못 담글가>>하는 우리의 속담은 영원한 인생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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