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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
2009년 05월 16일 13시 03분  조회:1668  추천:0  작성자: 방룡남

지금에 와서 과부가 재가하는것은 별로 시비거리로 되지 않는다. 그러나 과부들이 독수공방의 서러움과 인성억압의 고통속에서 자유를 찾기까지에는 그로서의 력사과정을 거쳐왔다. 그것은 거의 륜리제도적으로 고착되여버린 관념도덕(특히 우리 민족은 렬녀관의 단속을 엄히 받아왔다)의 변질내지 교정을 거쳐서야 비로소 획득한 결과이다.
지금 로인들이 재가 혹은 재장가가는것은 의연히 큰 시비거리로 되고있다. 그것은 여러 사회적요소가 있지만 그래도 근원적으로는 아직 관념도덕 내지 기성도덕이 이런 경우에 다는 변질되지 않았기때문이다.
관념이란것은 인간경험의 집합체인만큼 거의 제도적힘으로 사람들의 사유와 행위를 약속하는것이다. 신생사물은 낡은 관념이 타파되거나 양보하기전에는 그래서 파란곡절을 겪는것이고 지어는 요절되기까지 하는것이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틀림없이 그 당시의 가장 위대한 과학적발견이였음에도 불고하고 이단으로 몰리워 그 자신은 화형까지 당하고만것은 역시 극단적인 종교정치의 완고성때문이였다.
아무튼 새로운 사물은 새로운 접수력을 요청한다는 도리를 우리는 신변체험적으로도 깊이 느끼고있는터이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의 공식에는 개혁과 경제개혁이 등식으로 표시되고있는것이 보편적이다. 이는 설명도 필요없이 류개념과 종개념을 동등시하는 착오에 떨어지는것이 투명한데 여기서 아직 관용의 태도로 따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개혁(경제개혁)이라고 하여 경제적인 활동자체만을 신성하고 급선무적인것이라고 여기는것은 사실 기계를 돌리는데 손만 필요하고 머리는 필요없다거나 뽈을 차는데 발만 필요하고 머리는 필요없다는식의 아주 천진하고 유치한 생각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비록 경제개혁에서 정신적인것이 <<간접적>>일지라도 결코 보조적이기만 한것이 아닐 정도로 개혁의 승패조차 좌우지할수 있다.
뼈저린 교훈을 무드기 남겨놓은 지나간 몇십년을 민망스럽게 돌이켜보면 결코 최종적과오는 경제가 락후한때문이 아니라 락후한 경제를 승인하지 않았기때문이였다.
사실 인류문명발전사의 매 단계를 살펴보아도 사회는 새로운 과학에 의한 의식의 변질, 의식의 새로운 수준에 의한 과학의 비약, 이런 호상 교차적인 순환공식에 의하여 발전하였음이 틀림없다. 물질이냐, 정신이냐 하는 관념적 또는 결론적 철학의 범주에서 뛰쳐나와 사회발전의 실천적측면에서 판단할 때 우리는 결코 어느것이 중요하고 어느것이 차요하다는 그런 선입견이 앞서는 편애적인 긍부정을 할수 없다. 그것은 마치도 눈이 중요하냐, 귀가 중요하냐, 또는 손이 중요하냐, 발이 중요하냐 하는 시비와 같이 전혀 무의미한것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의 이 큰 땅덩어리가 백년 넘어 타족의 발밑에서 몸부림쳤던 과거의 교훈도 최종적으로는 의식의 락후라는데 도장찍힌다.
일본의 메이지유신후의 밝은 전도와 청정부때의 유신변법실패후의 암담한 현실의 대비는 결코 순순히 경제적락후 또는 과학의 락후라는데서 근원을 찾기에는 아직 뿌리가 남는것이다. 그 경제적락후 또는 과학의 락후라는것은 어찌하여 생기게 되였느냐 하는 물음이 아직 해답을 기다리고있으니 말이다.
서양의 문명이 그처럼 놀라운 속도로 줄달음치게 된것도 중세기 그리스도교적 통일문화의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독단적인 탄압에서 해탈되게 한 르네상스 즉 문예부흥이란 정신적해방운동이 있은 후의 일이였다. 극단적권위의 종교정치하에서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아무리 과학적발견이였다 하더라도 어쩔수 없이 이단으로 몰리우는수가 당연한것이다.
이와 같이 능히 떨어버릴수 있는 고통에서, 낡은 도덕에서 관념에 의해 벗어날수 없을 때 정신적인 <<개혁>>이 유일한 비방이 아닐수 없다.
황소가 지구를 끈다는 소농의식을 가지고 원시적신화생활이 고달픈 현대절주의 문명생활보다는 훨씬 안온하고 안전하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을 상대하여 관념을 갱신하지 않고도 로동력을 제고하고 새것을 받아들이며 로동적극성을 만부하로 불러일으킬수 있다고 믿는자는 채찍질할줄밖에 모르는자이다. 서로 다른 접수력은 서로의 행위를 제약한다. 제딴엔 아무리 경제적이고 과학적이고 계산적이고 타산적인것일지라도 접수자의 접수력과 맞물림을 이루지 못할 때 소귀에 경읽기가 되고말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물질문명이냐, 정신문명이냐 하고 극단적인 판단에 골머리를 앓는자는 틀림없이 개혁의 절름발이다.
혹시 두다리가 없는 사람이 어떻게 바이올린을 멋들어지게 켰는가 하는 실례를 신문을 꺼내들고 증명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사람과 구태여 입씨름할 필요는 전혀 없는 노릇이다. 그것은 이런 실증이 결코 신체장애자들에게 삶의 신심과 굳은 의력을 키워주기 위한것외의것으론 될수 없기때문이다. 만일 성한 사람더러 그들을 본받아 두팔을 두고도 두발로 바이올린을 켜라고 한다면 머리가 돌지 않았나 하는 관심부터 앞설것이다.
부단한 탐색과 선택속에서 삶의 선률을 엮어가는 인간들에게 있어서 자연과 사회에 대한 인식수준의 여하가 력사발전의 흐름을 결정하는 근본요소로 된다. 그만큼 천만갈래의 선택앞에서 가장 발전적이고 믿음 짙은것을 골라잡는데는 동등수준의 인식과정이 필요하다.
아무리 진귀한것일망정 모르는자에겐 한낱 평범한 돌멩이나 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당신이 그런자들에게 믿음을 준다면 내내 얻는것이란 돌멩이나 풀뿐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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