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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와 죄와 그리고 가난
2009년 05월 16일 13시 55분  조회:1641  추천:0  작성자: 방룡남

어느때인가 세계가 <<지구촌>>이라는 별명을 가지면서부터 갑자기 모든것이 좁아진듯싶다.
거리거리는 차들로 꽉 미여지고 고층건물들이 높다란 담장마냥 길 량옆을 덮칠듯이 막아서서 워낙 좁다랗던 길이 그냥 개미길처럼 좁혀졌다.
연기와 기름과 오염과 알콜이 머리우를 폭탄처럼 뒤덮어 인간들이 청신한 자연의 공기로 한껏 배속의 오물을 세탁할수 있는 공간도 훨씬 좁혀졌다. 어디로 가나 숨만 콱콱 막힌다.
불야성을 이루며 명멸하는 네온등아래 야성과 본성과 그리고 그래서 풍겨나는 타락과 륜락의 악취가 카라OK, 나이트클럽, 술집, 무도장 등등과 함께 우리의 시각과 마음과 그리고 인생을 좁혀온다.
문명의 도래와 함께 문명의 사생아인 <<문명악>>도 청신한 대기속의 병균처럼 요사스럽게 우리의 삶의 광장을 배회한다.
인성과 인격과 륜리와 도덕과 리성과 철학과 그리고 가치판단에서 사람들은 도착증에 걸려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군체동물로서 서로가 어울리며 살아야 하는 인간이면서도 서로지간에 화해의 접점을 모색하지 못한채 그냥 대화의 대상을 잃고 있으며 군체속에서 홀로의 고독보다 더 참혹한 배타의 고독을 씹어삼킨다. 나중에 인간의 마음속에 본성적으로 깃들어있는 관용마저 자기보존의 중압아래 수증기처럼 증발되여버리고 의심과 시기와 그리고 질투로 바깥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풍문마저 견디어내지 못한다. 어떤 사실이나 사건앞에서 자기본위로 지나치게 계산적인 판단에 착오적인 시비나 충돌을 몰아오기도 한다.
실수와 죄와 그리고 죄악은 때로는 꼭같은 결과를 낳을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결과더라도 그것들은 과연 서로가 본질적인 함의가 다르고 동기나 목적도 다르다.
과학에서의 실수, 생사고비에서의 순간적인 실수따위는 그대로 만구할수 없는 참극을 빚어낼수도 있다.
인성을 상실하고 부모를 학대하며 폭행까지 서슴치 아니하는 자식의 생명을 되찾아간 부모의 행위는 그 비장함에 동정이 가더라도 역시 벌을 받을만한, 도의에 벗어난 악행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그것은 실수가 아닌 죄이다.
그러나 살인했거나 강간했거나 강탈한것은 틀림없이 중죄가 될만한, 대중의 질서속에서는 용서를 받을수 없는 죄악이다.
죄나 죄악은 다 생활의 일상적인 질서속에서는 용인할수 없는 범죄요 어차피 질서를 지키는 법의 단속을 받지 않을수 없다.
그러나 실수는 불문곡직하고 그대로 법을 적용할수는 없다. 엄격한 조작규정을 위반했거나 집단적인 규칙을 무시한것과 같은 경우에는 법이 적용될수도 있을것이다. 어떤 규정이나 규칙은 벌써 그 자체가 질서확립을 위한 법적담보로 되는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생활상에서 너무나 자주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실수하는수가 있다. 그래서 비평도 있고 반성도 있으며 가르침도 있고 뉘우침도 있는것이다. 인간은 원래가 벌써 잘못을 저지르지만 그것을 반성하고 새롭게 출발하고 승화할수 있는 그런 불완전한 미완성의 존재이다. 그만큼 인간에게는 생명연습은 없더라도 생활실습은 있어야 하는것이고 역시 서로가 리해하고 용서하는 관용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문명악의 회오리바람속에서 의심병만 잔뜩 심해져서 날따라 대화의 대상마저 잃어가고 있으며 사랑과 우정에서조차 계산과 감각과 추측을 앞세운다. 좁아진 길, 좁아진 공간속에 마음마저 좁아져서 비좁은 길에서 차들이 서로 양도하지 않아 부딪치듯 서로가 어쭙지 않게 말매를 맞는다. 그냥 타산적이거나 계산적인 마음이 남을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는것이다. 인제 우리는 말의 과잉속에서 또 서로가 믿고 화목한, 어여쁜 삶의 공간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는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으로 <<좁혀>>지듯이 그냥 내 마음 하나만을 담아들고 살아가야만 하는가.
세계가 지구촌이라면 세계화라는것도 결국은 <<우물안의 개구리>>가 하늘보기임에 다름아닌것 같다. 삶의 공간을 넓히고 자기가 발딛고선 현장을 초월하려는것이 인간의 상승적인 힘 내지 리상이라면 인제는 우주의식을 키워야 하는가보다.
우리의 마음에 우주를 담아야 한다. 따사로운 태양과 아름다운 달과 그리고 무수한 별들을 너그럽게 품어주는 우주의 관용을 배워야 한다. 인간은 삶의 일상성에서 자주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잘못을 저지를수 있는 존재라고 보면 벌써 계절에 따라 면역을 잘 해야 하듯이 그 자신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에 주의해야 하며 역시 환자를 동정하고 살뜰히 보살피듯이 타인의 잘못이나 실수를 좀더 너그럽고 체온이 섞인 말로 타이를줄 알아야 한다. 타인의 잘못이나 실수를 자기본위로 지나치게 타산적이거나계산적으로 판단하면 그로부터 죄악을 낳는수도 있다.
실수는 관용으로 치료하고 죄와 죄악은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그냥 사랑과 우정의 마음을 키워가노라면 언젠가는 너의 실수도 타인의 관용을 받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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