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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화 행동모형
2009년 05월 16일 13시 56분  조회:1740  추천:0  작성자: 방룡남

척척보일러- 기름공급상황, 표준온도, 급수, 이상경보 모두를 자동으로 척척 공제하는 척척보일러.
척척할아버지- 우주의 비밀, 십만가지는 무엇때문에, 풀기어려운 수수께끼 모두를 척척 알려주는 척척할아버지.
일을 순서대로 막힘없이 잘해나감을 척척이라고 한다. 그것은 달리 첨단적인 기능, 풍부한 지식을 상징하는 말일것이다. 그런데 그 겹친 <<척척>>을 견우직녀처럼 갈라놓으면 한 경우는 태연한 모양을 나타내고 다른 한 경우는 어떤 가상의 모양을 나타낼수 있다. 이제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자세 내지 삶의 방식에서 두루 살펴보면 놀랍게도 <<척>>, <<척>>이 대중화 행동모형으로 되고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모르면서 아는척(체): 길을 가다가 어떤이가 알은체 하는데 아무리 떠올려봐도 상대를 확인할수 없거나 어렴풋하지만 그냥 같이 알은체 하는것은 상대의 인격과 체면을 보는 문화인격이라 하겠다. 그러나 토끼꼬리만한 상식을 들고 로반앞에 도끼질로 너무 아는척하는것은 바지벗고 춤추는 초라한 행위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알면서 모르는척(체): 상대가 여러 사람들앞에서 조그마한 실수를 하였음을 번연히 알면서도 모르는척 했다가 조용히 귀뜸해주는것도 믿음과 우정을 중히 여기는 소행이라 하겠다. 그러나 친구나 벗이 탈선의 심연에 빠져들어가고 있음을 알면서도 모르는척 하는것은 지나친 교활성이거나 극단적 리기주의때문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없으면서 있는척(체): 배고파 우는 아이에게 하나밖에 없는 빵을 쥐워주면서도 자기몫도 있는척하는 어머니의 태연함은 그대로 위대한 모성애의 모습이다. 그러나 안해한테 화장품 하나 변변한걸 사주지 못하면서도 길을 가면 택시요, 술을 하면 카라OK요 하면서 밖에 나와서는 그냥 없으면서도 있는척하는것은 참된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지나친 허위로 관습화된 정신빈곤자의 소행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있으면서 없는척(체): 넉넉하지 못한 로임에 장작을 쪼개듯 힘겹게 살면서도 패가의 변두리에서 신음하는 친구앞에 생활고가 있으면서 없는척 서슴없이 구제의 손길을 내밀어주는 그 강개한 모습에서 아름다운 인간애와 미더운 우정을 읽을수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는 상품화된 인정상황을 절대화한 나머지 처참하게 허물어져가는 혈육의 삶의 아픔을 그냥 외면한채로 있으면서 없는척 능갈스레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빈손만 펼쳐보이는 사실앞에 우리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진리를 회의조차 하게 되고 상품화시대에 자기보존의 자률성과 부자의 륜리가 그리는 불신과 배타의 풍속도를 보게 된다.
못보고도 본척(체): 축구장에서 고조되였던 흥분과 열광이 아직 식지 않은 축구팬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텔레비실황을 본 이가 현장에서 못보고도 본척하면서 기분을 리드해갈 때 어느정도 허영심이 작간한것도 시살이겠지만 그런대로 때와 장소에 맞게 정서를 조절해가는 무해한 삶의 예술이라고 해도 괜찮을것이다. 그러나 남의 흉이라면 못보고도 본척하면서 아예 추리와 판단까지 동원하여 날개를 달고 꼬리를 붙여주는 그런 사람들의 심태를 들어 우리는 요언의 비루함을 알것 같다.
보고도 못본척(체): 새로 인사시킨 자리에서 친구의 실수를 직방 꼬집을수 없어 슬쩍 눈치질을 하는것을 이쪽에서 보고도 못본척하는것은 자기의 대범함을 나타내거나 적어도 상대방을 존중해서일것이다. 그러나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도 못본척하거나 지어는 보수를 따지는 사실앞에서 우리는 인정이 메말라가고 돈의 론리가 횡행하는 사막과 같은 현실을 새삼스럽게 절감하지 않을수 없다.
이와같이 <<척>>, <<척>>이 우리 삶의 광장에서 하나의 행동 <<모형>>으로 되고있는데 우리는 그 어느 한쪽에서만 진실이나 진리나 가치를 득점할수는 없다. 없으면서 있는척하든 있으면서 없는척하든 그냥 사랑과 우정으로부터 출발했다면 우리는 다소라도 <<척>>, <<척>>에서 화목하게 어울려 살려는 도피의 결백성을 보게 되는것이고, 그것이 표리부동한 이중인격이라거나 돈에 의한 인격이화의 소생이라면 우리는 그 <<척>>, <<척>>에서 탐욕과 허위가 관습화되는 이 시대의 인간들이 앓고있는 질병을 진단할수 있느것이다.
백사람이면 백가지 성미라고 남남이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야 하니 인간에게는 작은 알륵은 숨기고 큰 알륵은 해소하면서 화목과 사랑과 우정과 평화를 도모하려는 <<척>>, <<척>>의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
그만큼 문화인격이란것은 어느정도 아름다운 <<허위성>>을 띠는것도 사실이지만 그러나 그것이 지나치면 교활성으로 변질되여 자기타산적이고 자기계산적인 극단적 리기주의에로 추락될수 있다. 언제나 한가지만 말하고 다른 한가지는 숨겨두려는 자는 사실 비겁한 자이고, 줘야 할 때 외면하고 받을 때 비굴한 자는 너무나 리기적인 인간이다. 너무 타산적이거나 계산적이면 남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가질수 없을뿐더러 그 자신이 벌써 표리부동한 이중인격 내지 인격이화로 굴러떨어지고 마는것이다.
그럼에도 제사집에서는 만들어진 슬픔, 잔치집에서는 장식화된 웃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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