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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수법의 시도
2009년 05월 16일 14시 31분  조회:2188  추천:0  작성자: 방룡남

-소설 <<생활의 흐름>>을 읽고

소설이란 생활과 같아야 한다. 그럼 생활의 정체는 어떤것인가. 우선 사회적 정치적 력사적 등 제관계적 립장에서 투시해보면 직선적으로 쉽게 얻어지는 해답은 틀림없이 <<슈제트>>가 명확하고 규칙이 엄격하며 약속이 상투적이라는것이다. 때문에 인간개체의 표상적인 생활도 역시 슈제트도 있고 규칙도 있고 약속도 있는것이다. 이런 요소가 갖추어진 인간은 마음이 편하고 생활에 여유가 있는것이다. 그러나 인간학적 심리학적 또는 주체적인 판단의식의 위치에서 보면 이런 표상적인 생활흐름은 개체심리활동과 생사판가리의 불꽃조차 튕기고있는것이다. 그런데 이런 개체심리활동이 리성의 다듬음을 거쳐 반항의식 혹은 대항의식으로 질변하여 표면화되지 못할 때 그것은 그냥 그대로 잠재의식이란 의식의 원시상태에서 화석화되고만다. 원시상태의 잠재의식은 아직 미의 옷을 입지 못하고 벌거벗은 그대로 루추한 몸뚱아리를 드러내고있는데 그것은 태아나 갓 태여난 영아가 새 생명의 상징이면서도 아름다움은 주지 못하는것과 같은것이다. 소설 <<생활의 흐름>>의 주인공인 <<그>>는 바로 이와같이 사회와 개체의 불합속에서 리지적인 대항과 원시적인 반항에 헐떡거린다. 그 하나하나의 교전속에서 읽는이들은 사회적인 허위와 비리와 부진을 괄목상대하게 된다.
<<재해를 입었어도 감산되지 않고 의지가 약해지지 않았다>>는 향당위서기의 상투적인 호언장담, 인위적으로 빚어진 재해임에도 자연재해라고 책임을 인자하고 너그러운 하느님께 슬쩍 밀어버리는 그의 위선적인 령도예술, 진수성찬으로 <<어사>>를 매수하는 농업현장의 교활한 응부술책, 진실한 보도임에도 활자화시키지 못하는 신문사주필, 유모아적인 생활도 엄숙한 정치적자각으로 대하고 류언비어에 의심병을 키워가는 문예부주임, <<죽은 닭이 산 사람보다 낫다>>는 격으로 한구럭의 뢰물에 순순히 조동을 시켜주는 학원당위서기, 제돈 아낀 체면유지로 남이 산 닭에 군침만 흘리고도 높은수양인체 사양하다가 기회를 엿보아 고양이 고기덩이를 훔치듯 닭의 뼈도 안남긴 <<대문학가>>들, 허위적인 보고에 <<문명>>의 계관을 씌워주는 관료기풍, 양대가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파는 영화포스터, 성감적이고 현세희롱적인 광란의 춤, 이런것들이 생활의 모퉁이 모퉁이에서 울려나와 하나의 거칠은 불협화음을 형성하고있는것이다. <<그>>는 리지적으로 주필이나 주임과 맞서 겨루어보았지만 주먹으로 바위를 치는 격으로 고배만 마신다. 삶의 현장을 정리하기엔 <<그>>의 힘이 너무나 미약했다. 그래서 <<그>>는 리성적인 대항보다 무의식적인 심리배설로 삶의 현실을 조롱한다. 거짓회보로 따온 <<문명향>>간판에 대고 오줌총을 쏘고 광고에 얼리워 엉터리 영화를 본 밸풀이로 영화관에서 큰소리로 욕설을 퍼붓고 문화궁에서 공연관람을 하다가 비닐사이다병을 쥐여뿌리며 지어는 시에미역정에 개배때기차는 격으로 안해가 기르는 고양이를 휘둘러 뿌리친다. 이쯤 풀이하고보면 작품의 뜻풀이는 되지만 <<그>>의 형상의 진실성문제가 아직 의문부호를 벗어나지 못한다. 대학생이였고 학원의 교원이였으며 신문사 기자인 <<그>>의 신분과 <<그>>의 행위는 너무도 엄청나고 믿을수 없을 정도로 어울리지 않는다. 사실 <<문명향>>간판에 오줌총을 쏘는 등의 행위는 일정한 수양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공개적으로 할수 없는짓거리이다.
이렇고보면 우리는 문법적인 해석공간이나 사실적인 행위규범에서 벗어나 창작수법상에서 작가의 시도를 추적해야만 명확한 답안을 찾을수 있을것이다. 보건대 작가는 많은 경우에서 <<그>>의 원시적인 잠재의식과 심리활동을 행동화하여 표현하고있는것이다. 잠재의식이나 심리활동의 측면에서는 <<그>>의 그런 <<행위>>(행위화된 잠재의식 내지 심리활동)가 가능한것이며 또 긍정될수 있는것이다. 거짓말회보와 관료기풍에 대한 분개를 그것의 산물인 <<문명향>>간판을 보자 오줌이나 콱 쏴나라 하는 생각으로 표달할수 있는것이다. 그럼 작가는 무엇때문에 <<그>>의 잠재의식이나 심리활동을 행동화하여 표현하였는가? 제나름의 분석을 해보면 첫째는 그런 극단적인 <<행위>>는 사회적인 허위와 비리와 부진에 대한 비판의식을 더 강하게 나타내고 둘째는 그런 사회적고질의 뿌리깊음과 개인적대응의 무기력함을 보여주며 셋째는 리성의 정리를 받지 못한 잠재의식을 그대로 행동화하여 그것의 루추한 몸뚱아리를 드러내보임으로써 리성적인 사유와 진지한 삶의 자세만이 보람찬 인생을 창조한다는것을 보여줄수 있는것이다.
아마 그래서 작가는 소설을 끝마치면서도 로파심에서 <<그>>를 위한 변호를 선후 다시 계속하여 <<그>>가 안해와 함께 지난 생활을 반성해보고 사회적질문으로부터 자아에 대한 질문에로 환원하여 새출발을 다지는것으로 매듭을 지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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