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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혜실, , 소명출판 2002
2009년 05월 16일 21시 18분  조회:1468  추천:0  작성자: 방룡남

제 3부 근대문학과 일상성
제 1 장 <<삼대>>에 나타나는 1930년대 자본가 몰락

-그러나 이 다양한 주장들의 관계를 정치하게 살펴보면 한 가지 상충되는 점이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돈을  추구하는 부르조아의 가치관과 유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가족관은 그 본질상 상당히 모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상충되는 가치관이 드러나며 양자는 어떻게 갈등을 일으키고 어떤 선상에서 타협하는지 혹은 두 가치관이 정말 상반되는 것인지 세밀하게 천착해 들어가는 데서 리얼리즘소설로서 <<삼대>>의 문학사적 의미망이 더 잘 드러날 수 있다고 본다.(126)

-대부분 한국의 소설들이 예술 특유의 돈에 대한 순결벽을 드러내는 데 반하여 염상섭의 <<삼대>>에는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큰 동인이 <<돈>>이라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126)

-그러나 지금까지 인물들이 '돈'을 욕망 실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양상과 그 이기심이 가족간의 '피의 논리', 인륜이 작용하는 양상과의 교호관계는 세심하게 연구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즉 기존의 연구는 합리적 논리와 가족간의 인정주의의 관계를 중산층의 보수주의란 개념하에 같이 놓고 산술적으로 결합하는데 그치고 있다. (128)

-물론 우리는 1930년대 초, 경성 공간에 공존해 있는 구한말 세대, 3.1운동 세대 앞으로의 세대라는 조.부.손의 현재 모습들에서 과거 역사의 편린들을 엿볼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의 논의의 초점은 상반된 세 가치관들이 현재의 시공에서 어떤 갈등들을 빚는가에 있는 것이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 변모의 과정과 필연성을 통찰하는 데 있지는 않은 것이다.(128-129)

--결국 <<삼대>>의 가장 큰 주제는 돈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인물의 갈등 양상인 셈이다. 여기에는 혈육의 정이 존재하지 않는다.(130)-?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훈이가 형사를 세워 금고를 탈취하거나 정미소를 상훈이에게 상속시킨다는 가짜 유서를 금고 속에 집어 넣는행동을 했다는 것은 신문소설다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삼대>>가 현실이었다면 그것은 부자간의 소송을 의미한다. (138)

-...상훈과 덕기가 대안 없는 비판자라는 점만 강조하기로 한다.(146)

-조의관에게 있어 벼슬과 족보 사기는 천박한 속물주의가 아니라 자손들이 가문에 긍지를 가지게 함으로써 그것의 결속을 공고히 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반면 상훈이나 덕기에게는 이런 확고한 윤리관이 결여되어 있다. 상훈의 '제3제국론'이나 덕기의 동정자 성향은 현실에 대한 방관자적 태도일 뿐 현실을 향한 가치관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결국 덕기가 <<무화과>>에서 아버지 상훈처럼 무위도식하다가 몰락하고 마는 전철은 이미 <<삼대>>에서 배태되고 있는 셈이다.(147-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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