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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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18년 12월 20일 10시 52분  조회:984  추천:0  작성자: 한영철

등   산

      내가 등산을 시작한데는 원인이 있다. 2000년도 년말즘이라고 생각 된다. 큰동서가 우리 집에 놀려 왔다가 나보고 말했다. 등산 다니지 않게냐고. 동서는 이미 등산 다닌지 몇해 된다고 했다.그해 여름 연변TV절목에 어느 등산대 활동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한여름 등산대원들은 웃음꽃을 피우며 록음이 우거진 산림속을 걷는다. 길가에는 여러가지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호기심이 부쩍동한 나는 생각할 여를도 없이 그럽시다라고 대답해 버렸다. 얼마나 재미있을가.
  
      이튿날 등산협회에서 고용한 버스는 연길공원 맞은 편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내가 기껏 준비 했다는 것이 동삼구두와 멜가방 하나였다. 가방에는 록화기(摄像机)를 넣고 왔다. 처음하는 등산을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나를 본 동서가 장갑과 방한(防寒)모자는 준비해왔냐고 물었다. 없다고 하자 동서는 가차없이 자기 등산가방에서 털실로 된 머리수건과 장갑을 꺼내 주었다.아참 이런것이 필요했구만. 사실은 초보였으니까. 어떻게 보면 나는 등산을 유희로  재미로 간주했다.
  
       뻐스는 정확하게 7시 출발하였다. 눈내린 길이라 3시간 달려서야 하마탕에 도착 할수 있었다. 차에서 내리니 회장어른이 이야기 한다. 저앞에 보이는 산이 사방산(四方山)이다. 길도 험하고 가파로우니 모두 안전에 주의하라. 그리고 출발하였다.

       나는 처음으로 등산대오를 따라 출발하였다. 연변등산협회라는 붉은기가 선두에 서고 그뒤로 대원들이 줄지어 등산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록화에 정신없었다.처음 만나는 대원들이지만 잘도 호응 해주었다. 때로는 손도 흔들고 때로는 미소도 짓는다. 눈내린 산에 무슨 길이 있으랴. 밭을 꿰뚫고 산을 가로 지나 앞으로 오직 앞으로 진군이다.
  
      헌데 처음으로 그것도 유명한 사방산이 나같은 초보 등산군에게 절대로 쉽게 길을 내주지 않았다.  산은 오를수록 가파로왔다.눈내린 사방삼은 미끄럽기도 하다. 헐떡헐떡 숨쉬기 조차 힘들다. 앞을  보니 아직도 너무도 멀다. 동서가 말한다. 대오에 떨어지지 말아야 한다. 중간 정도가 좋다.너무 떨어지면 쉬여갈 사이가 없다.
  
      40여명의 대오가 한일자로 길게 늘어서 전진하고 있는데 멀이서 보니 가관이로다. 마치 꿈틀거리는 한마리 룡이라 할가.등산복은 선명한 색상 일수록 좋다. 그래야 사람을 쉽게 찿을수 있다.산과들이 모두 힌 눈속에 파뭇혀 있다. 붉은색 노랑색 파란색의 등산복은 마치 빙설속에 수놓이한 한폭의 그림 같다. 등산대장은 선로와 전진속도를 장악하는데 어느정도 힘들때면 " 휴식"하고 명령한다. 뒤에선 경우는 겨우 대오의 선두까지 쫓아 왔는데 얼마 휴식도 못하고 또 다시  등산길에 올라야 한다. 그래서 동서가 알려준거로구나.
 
      대원들 사이는 매우 친절했다. 앞에선 대원들은 눈길을 내며 전진할려니 매우 힘들다. 무릅을 넘는 눈길 하지만 뒤에선 대원을 배려하여 올리막 길에 잡았던 나무 홰초리를 천천히 놓아준다.아닐 경우 뒤에선 대원의 뺨이 홰초리에 맞을수 있기 때문이다. 손도 당기여주고 등도 밀어주면서 시종 동지지간의 우애가 넘쳐난다.  등산대원들 지간에만 있는 특유의 배려심이다.
  
      산은 오를수록 가파롭다. 사람이 다녀간 흔적도 없다. 사방산이라 함은 이산의 맨 꼭대기가 장방형모양을 가졌기 때문이란다. 희한하게 산 꼭대기는 평퍼짐한 지세를 가지였다. 그리고 수림으로 꽉 차있었다. 등산 대장은 지도를 보면서 대오를 용케도 거느리고 있었다. 그러니 길을 잃을 근심도 필요 없다.



       산정에 오르니 승리의 희열로 감싼다. 모두가 모여서 큰 소리로"야호"하고 소리쳤다. 우리는 해냈다. 나도 해냈다. 왕청현 하마탕 사방산 도전에서 성공했다. 추운 겨울날이지만 마리에서는 김이 물물 난다.
  
      여느 골짜기를 찿아 잠간의 휴식을 취하였다. 물도 마시고 갖고간 간이 음식도 나눈다. 빈손으로 참가한 나지만 엮시 대원들의 덕분에 삶은 닭알도 얻어 먹었다. 대장이 명령한다. "추운곳에 오래 있으면 안된다 하산(下山)이다."
  
      그때에야 나는 등산보다 하산이 힘들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였다. 등산 할 때에는 나무가지라도 잡을수 있지만 눈 내린 하산길에는 별로 잡을 것도 없다. 엉덩방아는 기본이고 자칫 하면 뒹굴 수도 있다.하다보니 발끝에 힘을 주게되고 온몸의 신경말초가 하산내내 초긴장상태에 처해있다.하지만 락오(落伍) 는 용납될수 없다.그때에야 나는 대오에서 떨어지지 말라는 말의 진정한 함의를 알게된것 같았다.
 
      산골의 해는 짧다. 산자락에 내리니 날씨는 저물었다. 마을 까지는 아직도 한참 더가야 한다. 등산 시작때의 떠들썩한 분위기와는 사뭇달리 대원들 사이에서는 말이 없었다. 그저 신바닥이 눈을 눌러주는 빠드득 빠드득하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우리 대오는 마을 어느집에 들어섰다. 때는 저녁 6시가 넘었다. 문을 떼자  양고기 삶은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가뜩이나 배가출출한데 고기냄새를 맡으니 식욕이 버쩍 난다. 미리 예약한 사안이였다. 주인장은 매우 서글서글한 성격의 소유자인데 우리 보고 배가 고플터니 많이 잡수라 한다. 그날 저녁 양고기국밥 그렇게도 달고 맛있었다.


   
     연길에 도착하니 저녁 10시가 넘었다. 동서가 묻는다. "다음에도 참가하겠소?"나는 생각할 여유도 없이 수락했다. 산의 매력이 나로하여금 또다시 등산하도록 부른것이다. 만약 누가 나한테 사방산 꼭대기에 돈을 올려 놓았으니 가져가세요 하면 절때 가지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해 2001년 나는 주일마다 등산에 참가하였다. 금요일에는 일체 술장소를 피한다.체력보전을 위해서다.1년52주일 당해에 나는  청가를 한번 밖에 맡지 않았다. 산의 웅장함이   산 자애로움이 나로하여금 등산을 견지하도록 고무격려 하였다.년말에는 우수대원으로 평정되여 이쁜 장갑 한컬레를 상으로 받았다.ㅋㅋㅋ
 
     중국말에 지자락수 인자락산(智者乐水,仁者乐山) 이란 말이있다. 지금은 많고 많은 등산애호가들이 조국의 방방곡곡에서 등산을한다. 등산으로 몸을 튼튼하고 마음을 다스리고 또한 자연이 우리에게 하사한 아름다운 강산을 흠상한다. 어찌보면 모두 인자들에게 차려진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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