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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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2019년 02월 09일 22시 58분  조회:1140  추천:0  작성자: 한영철
목  포

 
      어제 포항에서 서울로 올라 오는데 광주에 사는 문사장이 전화가 왔다.
      "형님 우리 동네는 안 오는게요. 여기 와서 놀다 가라우. "

      내가 시간을 보아서 결정한다는데 기어이 오라고 한다. 일단 간다고 대답해 놓고 집에 들어와 누나와 매부에게 어떻게 광주로 가는가 시간은 얼마나 필요한가를 상세히 자문하였다. 이때 아들애가 "3 호선을 타고 충무로에 가서4 호선을 갈아 타고 서울역에서 내려 광주가는 KTX를 타고 광주송정역에서 내리면 된다고 했다.

  요지음 인터넷이 발달하여 참으로 편리하다. 나는 모든 필요한 사항을 다 체크해놓았다. 이때 문사장이 또 전화왔다.
    "몇시 차를 타는겨. "
    "7:40분 케텍스야. 10:05도착"
   "알았수. 내가 역에 나간다우"

      그런데 기차가 광주에 도착하는 시간은 9:39분이고 목포에 도착하는 시간이야 말로 10:05분이다. 잘못된 기억으로 하여 후에 기차역을 지나가버리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역에 나가야 한다. 오늘 아침 내가 일어나 시간을 보니 5시다. 집에 있을 때 이맘때 일어 나는것은 보통이다. 헌데 서울와서는 기침시간이 억망이다. 생활규칙이 변했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내가 살금살금 옷차려 입는 다는것이 매부와 누님에게 발견되였다.

    "아침 먹고갈거요?"
    "아니. 가다가 길에서 먹을게"
     밖에 나오니 행인이 안 보인다. 다만 가게안에서 일하는 아줌마와 고기집아저씨의 뒤모습만 보인다. 너무 이른 시간이다. 늦은 새 먼저 날으라고 물어보며 가는길이라 빨리 떠나야 마음이 편하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사람이 그리 많지않다. 현금으로 승차권을 살려니 줄서기가 필수다. 하긴 자동찬매기를 리용할줄 모르니 말이다.
    "6시20분 기차가 가능합니다. 3분남았습니다. "



      여기저기 가서 묻고 갈팡질팡 뛰여 갔더니 기차가 떠나 간다. 원래7:40차를 탈려고 나왔는데 쇼 한번 한섬이다. 다시 표를 바꾸어 가지고 대기실에 돌아 왔다. 그제야 제정신으로 돌아와 대기실 여기저기 둘러 보기도하고 기웃기웃 거리기도 하였다. 말이 서울역이지 북경이나 상해역에 비하면 규모도 작고 손님도 확실히 적다.

       전남광주는 이번이 첫걸음이다. 일전에 한국영화 "택시"를 본적이 있다. 한국예술영화로는 첫음으로 본 완정판이다. 광주5. 18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였는데 아주 감동적이다. 돈 한푼이라도 더벌려고 다른사람의 일거리를 가로챈 택시기사가 외신(外信)기자를 모시고 광주에들어가 운동전반과정을 채방하고 돌아오는 험난한 과정을 다룬 이야기다.  민중의 생활과 심리활동을 잘 반영한 작품이였다. 듣는바에 의하면 지금도 5. 18민주화운동에 대한 견해가 여러가지라고 한다.



     전남에는 목포항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목포의 눈물" 이 바로 목포 이야기다. 그리고 고 김대중대통령의 고향이다. 과거에는 목포가 광주광역시보다 큰 4대도시의 하나였다고 한다. 물론 김서기한테서 얻어 들은 소리다.

      고속렬차는 남으로 남으로 향해 달려 간다. 이국땅 낯선 풍경이 차창밖으로  보인다. 도시도 보이고 논도 보인다. 레시바이를 귀에 걸고 음악감상에 들어갔다. 노래가 좋다. 고개를 끄떡끄떡 거리며 안하던 짓을 했더니 사고를 빚어냈다. 아직 10시가 안되였는데 렬차가 광주송원역이 지나가 버리였다. 아불싸. 기차 도착시간을 착각한 결과였다. 어떡하지?

    문사장은 이런줄도 모르고 전화온다.
     "내리였어?1호출구로 나오라구"
     "깜빡했어 . 목포갔다가다시 올라올게"
     "아니요. 원래 목포로 가기로 했어"
       "역전에서 기다리오. 내인츰 내려갈게"
    목포탐방은 이렇게 시작되였다. 원했던 싫어 했던 코스는 여기서 부터 시작되였다. ㅎㅎㅎ



      플랫트홈에서 나온 나는 기차역 부근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목포의 기본상황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목포는 큰도시가 아니다. 기차역 부근에는 나즈막한 상가들이 많다. 밖에는 바람이 불고 적은 눈까지 내리는지라 나는 역전대기실로 다시 돌아왔다. TV에서는 남북고위급회담 뉴스가 한창이다. 이때 누가 어깨를 툭친다. 문사장이 나를 보며 호탕하게 웃는다. 나도 웃어버렸다. 인츰 렬차를 타고 내뒤를 쫓아왔던 것이다.
 
      정심때가 되여 오는지라 우리는 역전부근의 음식점으로 들어가 간단히 정심을 해결하기로 하였다. 이른 아침에 집을나온 나도 사실 어느정도 배가 촐촐해났다. 정식 정심식사는 오후에 횟집에 가서 문사장누이동생과 매형같이 하기로하였다.

       식사후우리는 택시를 타고 바로 부두로 향했다. 바람은 더 세차게 불고 눈도 더 많이 내린다. 이것이 바로 고추가루 팔려 가면 바람이 분다는 식이다. 목포의 눈물이라더니 나의 눈에는 눈물(雪融水)이 흘러 내리였다. 부두에서 사진 찍고 나서 우리는 커피점에 자리를 잡았다.   



       오래동안 만나지 못했던 우리는 사업이야기 친구 이야기를 나누었다. 문사장은 한국에 나와 꼬치집두개를 경영하고 있는 중이다. 한창 이야기를 나누는데 문사장의 녀동생과 매형이 광주에서 우리를 찿아 목포로 내려 왔다. 열성이 대단하다.
     우리가 찿은 집은 금강산횟집이라고 진도다리목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고 김대중대통령이 찿았을 만큼 유명한 집이였다. 맛있는 회를 안주하여 진도홍주를 마시였다.

       배불리 맛있는 정심을 먹고나서 우리는 진도(珍岛)로 들어가 전망대에 올랐다. 여기가 바로 리순신장군이 13척의 배를 거느리고 왜놈의 133척배를 전승한 곳이다. 전망대에는 리순신장군의 업적을 소개하는 글과 그림이 전시되여 있었다. 리순신장군은 한국의 자랑이자 민족의 자랑이다. 우리는 거북선도 구경하였다.



      문사장의 매형은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박식한 분이였다. 리순신장군에 대하여 목포에 대하여 료해가 깊었다. 하기에 우리는 많은 참신한 이야기를 들을수 있었다.

     정심도 잘 먹었겠다 구경도 잘하였겠다 우리는 광주로 돌아오기로 하였다. 참으로 감사한 사람들이다. 기차역을 놓쳐버린 나를 찿아온 문사장과 문사장의 누이동생 그리고매형이 목포로 내려온것은 순전히 나를 초대하기위해서였다. 음식은 너무 달고 술은 너무향기로왔다.

   문사장은 나보고 극구 만류한다. 저녁을 먹고 내일 서울로 돌아가라고 말이다. 전주에는 구경거리도 많고 음식맛도 좋아 한다. 허나 더 체류할수 없다. 내일에는 일찍이 청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디엔들 헤여지지 않는 만남이 있겠는가.

     이번 한국방문길에서 다시 한번 친구들의 정과 우의를 한몸으로 느끼였다. 그토록 바쁜 시간을 내여 동무하여 주고 식사를 초대 하여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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