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윤오영의 “방망이 깎던 로인”을 읽어보게 되였다. 짧은 한편의 수필이지만 여름날의 잔잔한 보슬비가 옷속까지 스며들며 적셔주듯 마음속까지 잔잔한 감동이 여울져오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나”는 퇴근길에 길가에서 방망이 깎는 로인을 만나 방망이 한벌을 깎아달라고 부탁한다. 로인이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것 같아 흥정을 하려고 하였으나 로인이 퉁명스럽게 나와서 흥정을 포기하고 잘 깎아달라고만 부탁하고 만다. 로인은 처음에는 방망이를 빨리 깎는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면서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다 된것같아 달라고 했으나 못들은척 대꾸가 없이 그냥 깎기만 한다. 타야할 차시간이 림박하여 초조해난 “내”가 그만 달라고 하자 로인은 버럭 화를 내면서 끓을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밥이 되냐며 안팔겠다고까지 한다. 별수없이 “내”가 체념하자 로인은 물건이란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방망이를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계속 할 일에 열중한다. 타야 할 차를 놓치고 다음 차를 타야 하는 “나”는 로인을 상도덕(商道德)도 모르는 무뚝뚝한 로인이라고 원망하게 된다.
집에 와서 방망이를 내놨더니 안해는 방망이가 배가 부르지도 약하지도 않게 맞춤하고 이쁘게 잘 깎았다면서 이렇게 잘 깎은 방망이를 만나기 조련찮다고 한다. 안해의 말을 듣고 비로서 로인을 원망했던 자신을 뉘우치며 다음 일요일 추탕에 탁주라도 대접하면서 진심으로 사과라도 하려고 로인을 찾아갔으나 그 자리에는 로인이 없어 아쉬움만 가득 남는다.
길가에 앉아 방망이를 깎는 로인이라면 우리 모두에게 낯선 풍경이 아니다. 방망이 한벌을 깎아야 돈이 얼마 되지도 않겠지만 로인은 혼신을 다해 정성스럽게 깎는다. 배가 부르지도 약하지도 않고 맞춤하게 그리고 이쁘게 깎았다. 물건이란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것이 로인의 상도덕이라면 합당할것 같다. 바꾸어 말하면 자신이 하는 일에 전심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로인이다. 참으로 돋보이고 존경스러운 로인장이다.
일전에 연변텔레비죤위성방송에서 화면석소장가 정려화씨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는데 역시 잔잔한 감동을 불러오는 이야기였다. 화면석수장도 좋지만 그보다는 그림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그가 나이 40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는데 그것도 돌에다가 여러가지 동물들을 위주로 화초들을 그렸다는것이며 모두가 살아숨쉬는듯이 생동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혀를 두르게 하고있다. 물론 농후한 흥취와 애호가 뒤받침하였겠지만 가장 중요한것은 하는 일에 전심하고 최선을 다한 결과가 아닐가 생각해본다.
내가 사는 동네 입구에는 음식점들이 서로 겨루기라도 할듯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지나다니면서 눈여겨 보노라니 어떤 음식점은 숱한 돈을 팔면서 장식하고 폭죽을 터치우면서 요란하게 개업해서 두달후면 문을 닫고 양도를 한다는 딱지를 붙이고 만다. 그런가하면 어떤 음식점은 십여년이나 주인이 바뀌지 않고 쭉 문을 열고있으며 매일 호황을 이루고있다. 물론 음식업은 위치나 노하우가 비결이겠지만 그에 앞서 하는 일에 전심하고 최선을 다해야지 않을가 생각해본다.
세상의 그 어떤 일이든 누워서 떡먹기 식으로 쉽게 이루어지는 법은 없다. 오직 피타는 노력이 동반되였을 때만이 예기한 목적에 이를수 있을것이다. 피타는 노력은 곧 마음을 가다듬고 최선을 다하는것이 아니겠는가.
삶의 도리를 깨우쳐준 방망이를 깎던 로인이 고맙고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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